변훈석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 “특허는 글로벌 경쟁시대 무기”

특허강국 만들기 위해 국가 특허전략 청사진 구축, IP-R&D지원 필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입력 : 2017.12.06 11:26
변훈석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 /사진제공=한국특허전략개발원
#대기업 A사에서는 스마트폰 음성인식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하지만 해당 기술이 이미 특허로 등록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검토하라는 상부 지시가 떨어졌다.
#사물인터넷(IoT) 벤처기업인 B사는 새로운 특허 개발을 통해 경쟁사 C보다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하지만 현재 어떤 특허가 트렌드인지, 경쟁사 동향은 어떤지 정보가 부족해 R&D 전략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위 사례들은 실제 기업활동에서 비일비재한 경우 들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례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디자인, 기술 분쟁 역시 특허로 인해 시작된 일이다. 그렇다면 특허 분쟁을 피하기 위해, 경쟁사에 대한 공격과 방어를 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중복을 피한 강력한 특허 발명과 개발일 것이다.
특허청 산하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이럴 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변훈석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은 “전략원의 주요 업무는 국내외 특허기술 동향을 조사하고, 공공과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R&D 전주기에서 강한 특허전략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지식재산전략원에서 한국특허전략개발원으로 기관명을 변경하고 내년에는 국민에게 좀 더 다가가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흔히 앞으로 미래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지식재산’, 혹은 ‘특허’라고 말한다. 특허란 과연 무엇인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할지 알아보고자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을 찾았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2010년 설립된 특허청 산하기관이다. 전략원이 주로 하는 일은 특허정보를 분석하는 특허기술 동향조사와 민간·공공 대상의 특허 전략 지원이다. 우리나라는 정부 지원 R&D 예산이 20조, 민간이 50조로 총 70조 원의 자금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쓸 만한 기술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실정이다. R&D 투자의 양적성장에도 불구, 연구 생산성과 특허 활용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략원에서 지원하는 국가 특허전략 청사진 구축은 민간/공공을 대상으로 전 산업분야의 특허 트렌드를 조망해 최근 부상기술 및 한국의 경쟁력을 분석하여 연구개발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민간을 대상으로는 강한 특허를 창출하고 효율성이 높은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하여 기업에서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정부 R&D 특허성과 관리기관(2010년), 기술신탁 관리기관(2011년) 및 산업재산권 진단기관(2013년)으로도 지정되어 특허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특허청 산하기관 최초로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되어 더욱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최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으로 기관 명칭을 변경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반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다가가기 위해 기관명을 한국지식재산전략원에서 한국특허전략개발원으로 변경하게 됐다. 지식재산전략원은 국민들에게 좀 낯설고 거리감이 느껴졌다. 대부분 연구기관으로 아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기관은 연구보다 특허정보를 분석해서 컨설팅을 하는 것이 주 업무여서 국민이 알기 쉬운 기관 명칭이 좋겠다고 하여 바꾸게 됐다.
‘특허’라는 표현은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에도 많이 사용되는 용어라서 친숙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전문용어의 정확성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감하고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특허전략개발원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지식재산과 특허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중요성이 궁금하다

▶지식재산(IP, Intellectual property)은 특허를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법령 또는 조약 등에 따라 보호되는 지식재산에 대한 권리인 지식재산권 안에는 특허 외에도 실용신안, 디자인 및 상표 등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신지식재산권 등이 포함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특허를 포함한 산업재산권은 특허청에서, 저작권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장하고 있다.
특허란 발명자에게 자신의 발명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발명자에게 개발 노력에 따른 보상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특허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가 발명이 재산권과 같은 형태로 권리화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계 경제가 단일화된 시장으로 발전해가면서 특허는 이제 개인의 재산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들은 특허를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장벽으로 이용하고, 글로벌 선도기업은 후발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는 진입장벽으로 특허를 활용하는 등 글로벌 경쟁시대의 무기로 특허가 부상하고 있다.
※ (지식재산기본법 제3조) 지식재산이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에 의하여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정보·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특허 실태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20만 건 규모의 특허출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허권 외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권을 더한다면 2016년 기준으로 46만 건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 특허출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5대 특허청인 ‘IP5’(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 특허청) 중 하나이다. 규모 면에 있어서는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R&D를 기준으로 최근 5년간 특허출원이 가장 많은 기술분야는 IT(정보기술)분야이며, 전년대비 증가율로 보면 BT(생명공학)분야의 성장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11월 24일 서울 르 메르디앙 호텔 다빈치홀에서 열린 '2017 IP-R&D 우수기관 및 제4회 특허분석 방법론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특허전략개발원
-특허의 세계적인 흐름은 어떤가
▶2016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특허출원은 288만 건 규모로 전년대비 7.8% 성장했다. 특허 선점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각국은 자국의 기업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얼마 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반도체 패키징 시스템 업체인 테세라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특허를 통상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특허 침해 소송도 확대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화웨이와의 중국 현지 특허 분쟁에서 패소했다.
특허는 이제 적극적으로 권리를 확보하는 양적성장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자국 또는 자사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 수단으로 특허를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허 전략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이다.

-특허 비중이 특히 늘고 있는 분야가 있는가
▶특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로는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기술 분야를 꼽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특허 등록 건수는 2010년 불과 400여 건에서 2015년 5,000건을 넘어섰다. 세부 분야별로는 클라우드, 증강현실, 3D컴퓨팅, 빅데이터 등 4대 기술 분야의 성장을 주목할 만하다.

-IP-R&D 전략이란 무엇인가

▶기존의 IP는 연구개발(R&D)의 결과물로만 인식됐다. R&D를 수행하고 제품이 개발된 이후에 특허를 출원하거나 특허 문제에 직면해서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렇게 되면 R&D가 종료되는 시점이 돼서야 특허를 내기 때문에 이전에 출원된 핵심특허나 장벽특허에 대한 회피가 어려워 특허가 거절되거나 특허를 받더라도 강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렵다.
전략원이 개발한 IP-R&D(지식재산권 연계 연구개발) 전략 방법론은 R&D 이전에 특허 분석에 기초한 핵심기술을 도출한 뒤, 강력한 원천 특허 확보가 가능한 분야에 R&D 역량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지식재산권 중심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후에 R&D를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기에 표적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한 특허를 확보하여 경쟁기술에 대한 공격과 방어를 모두 실행할 수 있게 해준다.

-전략원이 중소기업을 위한 IP정책 지원을 하고 있는데 무엇인가
▶중소기업이 비즈니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해 활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 맞춤형 특허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전략원이 지원하는 특허전략은 특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컨설팅과는 차원이 다르다.
특허는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영업, 수출, 경쟁사와의 법적분쟁 등 기업의 사활이 걸린 심각한 이슈들을 야기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전략이 제공돼야 한다. 전략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특허 전략 지원이 확정되면 즉각적으로 지식재산 전문위원(PM)과 협력기관 변리사 등을 포함한 ‘IP 지원 전담팀’을 구성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담당자와 긴밀한 협력을 통하여 기업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직면하고 있는 IP 이슈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밀착형 지원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IP-R&D 전략지원 사업 참여기업 MOU 체결식 /사진제공=한국특허전략개발원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허의 역할은 무엇인가
▶특허는 4차 산업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정보의 보고(寶庫)다. 미래의 신기술이라고 하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신기술은 기존의 기술과 시스템에 다른 기술이 융합되면서 탄생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술의 정보가 들어있는 전 세계 특허문헌 속 지식은 이러한 융합과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특허로 만들어지고 보호받게 된다. 특허뿐 아니라 디자인, 브랜드 등 또 다른 형태의 지식재산과 융합해 기존에 없던 비즈니스와 시장, 부를 창출해 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끝에 특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중소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가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한다. 중소기업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겠다는 의지나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 간의 또는 기존 비즈니스 간의 경계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IP-R&D 전략은 그러한 혁신의 요체로, 변화를 추진하고 실현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전 산업분야에 걸쳐 기술적 전문성과 신뢰성이 축적된 특허 빅데이터를 기초로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다.

-사물인터넷, AI, 디지털 비서가 있는 미래시대에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나아갈 방향은
▶전략원은 지난해 5월 ‘국가 미래전략 특허분석 센터’를 개소하여 전체 산업분야 특허 330만 건의 속성정보를 DB화하고 4천여 개의 핵심기술로 체계화하여 맞춤형 분석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특허정보뿐 아니라 시장정보, 기술정보 등 산업관련 다양한 정보들과 연계해 지능형 IP정보 분석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이슈와 어려움을 IP-R&D 전략을 통해 헤쳐나 갈 수 있게 지원을 확대해 갈 것이다.

변훈석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
전남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고베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
특허청 정보관리과 과장
특허청 정보기획본부 정보기획팀장
특허청 정보기획국 정보기획과 과장
특허청 고객서비스국 고객서비스과 과장
특허청 대회협력고객지원국 고객협력총괄과 과장
특허청 기획조정관
특허청 정보기획국 국장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원장
現 제3대 한국특허전략개발원(구 한국지식재산전략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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