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덕 선거연수원장 인터뷰, 수원시대 연 '민주시민 배움터'

[이종희 정치살롱]"자발적이고 다양성 존중하는 정치참여 역량 향상 목표"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7.12.07 09:36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인덕 선거연수원장=선거연수원 제공


선거연수원이 수원의 신청사에서 새 터전을 마련하여 개원식을 했다. “이종희 정치살롱” 초대손님으로 서인덕 선거연수원장을 모셨다.

이종희 교수: 선거연수원이 개원된 지 21년이 되었는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요?
서인덕 선거연수원장: 선거연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 소속으로 1996년 개원된 이래, 소속직원에 대한 직무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직무교육은 물론, 선거․정당관계자를 비롯해, 일반유권자, 여성, 미래유권자,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계층과 영역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 전문기관입니다. 이러한 직무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올바른 민주시민을 양성하고 지속가능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후발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외국선거관계자 연수와 선진민주주의 국가와의 교류·협력 등을 통해 우리나라 선거․정치제도와 문화를 교류하는 등 세계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선거연수원 신청사 개원식
이종희: 지난 11월 24일 선거연수원 신청사 개원식이 열렸는데요. 선거연수원 수원청사가 가지는 의미는 어떤 것인지요?
서인덕: 지난 11월 24일 열린 선거연수원 신청사 개원식은 지난 21년 동안의 종로시대를 마감하고 수원시대를 새롭게 여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여러 정치적 사건 등으로 인해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민주시민교육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수원으로 청사를 이전하여 시설을 현대화하고 교육내용과 환경을 대폭 개선하였습니다.

이종희: 수원 신청사는 종로청사와 비교하여 어떤 변화가 있나요?
서인덕: 우선 규모가 많이 확대되고 시설 또한 매우 현대화되었다는 점입니다. 부지면적은 약 2만 평으로 종로보다 33배로 늘었습니다. 특히, 생활관은 개별실을 마련해서 사생활을 보호하고, 체력단련실, 도서실, 휴게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어 교육생의 편의를 우선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주변 환경이 서호라는 호수와 여기산으로 둘러싸인 자연친화적인 장소로 연수와 함께 힐링도 겸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선거연수원 개원식 선거·민주시민교육 전시회
이종희: 선거연수원에서는 외국선거관계자 연수를 통해 세계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데요.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하고 있죠?
서인덕: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선거연수원은 그동안 국내 민주시민교육 뿐만 아니라 외국 선거관계자 연수와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우리나라와 세계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보다 앞서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한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 민주시민교육 선진국과의 교류를 통해 민주시민교육의 성숙화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과 21일에도 “포용적 민주주의와 민주시민”이라는 주제 하에 <제13회 민주시민교육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여 민주시민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국제적인 학술교류와 함께 외국선거관계자 연수를 실시한 국가들과의 의미 있는 협의체를 결성해 교류·협력을 확대함으로서 세계민주주의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고자합니다.
▲서인덕 연수원장(좌), 이종희 교수(우)

이종희: 선거연수원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서인덕: 새로운 수원청사로의 이전은 단순한 외형적 확장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통해 명실공히 민주시민교육기관으로서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는 민주시민의 산실’로서 새로운 변화와 진화를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비전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는 민주시민 양성”으로 정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창의적인 인재양성”,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시민 교육”, “정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선도적 연구”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함께 공유하는 슬로건은 “참여하는 민주시민 함께하는 민주주의”로 정해 개원식에서 이를 선포하였습니다. 또한, 선거연수원은 민주시민교육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과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법제화는 물론, 다양한 민주시민교육을 아우를 수 있는 한국적 민주시민교육의 모델과 기본원칙을 이끌어내고, 정치권과 국민과의 소통을 이어주는 스웨덴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Almedalen Politics Week)처럼 한국형 정치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민주시민교육의 선도적 중추기관이 되도록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선거연수원 비전선포식
이종희: 이번 개원식에서 선거연수원 민주시민교육 기본원칙인 “수원 컨센서스”를 발표하셨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인덕: 선거연수원은 선진 선거문화와 정치발전, 지속가능한 민주주의를 위한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와 함께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와 같은 민주시민교육 기본원칙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선거연수원은 민주시민교육의 기본원칙안을 마련하여 ‘민주시민교육 수원 컨센서스’를 선언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발적 참여 원칙”입니다. 시민은 교화의 대상이 아니며, 주체적인 학습자로서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교육을 기본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다양성 존중 원칙"입니다. 민주시민교육에 있어 정치적 쟁점에 대한 찬성과 반대 주장의 논쟁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정치적 중립 원칙”입니다. 민주시민교육은 운영 주체나 강사의 정치적 이해관계 및 이념과는 분리되어 진행되어야 합니다. 보수-진보, 찬성-반대에 대한 논의가 공평하고도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루어져야 하죠. 넷째, “독립성 및 자율성 원칙”입니다. 민주시민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 추진 기관이나 단체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참여자의 자기개발 원칙”입니다.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주의의 성숙한 발전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학습을 통한 개인의 건전하고 능동적인 정치참여 역량을 향상해야 합니다. 선거연수원은 향후 수원 컨센서스를 토대로 여러 교육 주체들과 함께 우리 사회에 적합한 민주시민교육 기본원칙을 정립해 나가고자 합니다.
 
민주시민교육 “수원 컨센서스” 선언
이종희: 신청사 “민주시민의 산실” 표지석이 청사와 잘 어울리는데요. 이와 관련된 얘기 좀 들려주시죠.
서인덕: 표지석은 그 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상징하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 존재하느냐 어떤 문구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징하고 있는 위상과 기능 달라지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화강암 최대 주산지는 포천(抱川)과 황등(黃登)인데, 포천석은 약간 검은 색을 띠지만 익산 황등돌은 약간 하얀색과 청색을 띤 것 같아 황등돌을 표지석으로 하기로 하고 두세 번 석재업체를 방문해 직접 돌을 고르고, 글씨 위치까지 정하는 등 깊은 정성을 담았습니다. 연수원이 민주시민을 탄생시키고 키워내는 인큐베이터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앞면은 “민주시민의 산실”로 하고 뒷면은 “1996.5.10. 종로에서 개원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달려온 20여 년. 이제 수원에 터 잡아 자유·평등·정의를 어우르는 민주시민의 산실로 비상을 꿈꾸다.”를 넣었습니다. 글씨는 중진 서예가이신 삼허 박병선 작가께서 쓰셨습니다. 작업을 다 해 놓고 보니, 포천석이 좀 아쉽잖아요. 그래서 포천과 황등을 조합한 “포천황등(抱川黃登)”이라는 사자성어를 만들었어요. 풀이하자면, “세류의 시냇물도 품을 수 있는 바다와 같은 넉넉하고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용이 하늘로 승천하듯 기운이 융성해서 원하고 바라는 것을 꼭 이루어낼 수 있다.”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괜찮나요?
▲수원청사 개원식

선거연수원 신청사 표지석 제막식
이종희: 아주 좋습니다. 시인다운 설명을 해 주셨는데요. 얼마 전에 등단하셨죠?
서인덕: 저는 민족의 명산 지리산 자락이자 산수유가 최대 주산지인 구례에서 태어나 자라났습니다. 이런 자연환경으로 인해 자연과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려 소담하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 않아서 삶의 질곡들이 많았고, 그런 질곡을 가슴속에 잘 담아 뒀다 글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변의 권유로 한울문학에 노크를 했더니 3편이 당선돼 시인이 된 거죠. 시인이라기보다는 삿갓입니다. 저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집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했거든요. 지금도 그렇고요. 시인이라는 무거운 자격과 짐을 줘서 이제 더 다듬어진 글과 시로서 저를 아는 세상 사람들과 함께 애환과 아름다움을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이종희: 선거연수원 수원 신청사 개원식에 맞추어 즉석에서 시 한 수 읊어주시죠.


선거연수원, 새로운 시대를 열다

청천(淸泉) 서인덕

질곡의 대한 정치사와 함께한 선거연수원
정치종로를 떠나 서호낙조에 둥지 트니

봉황이 알품듯 치맛자락 드리운 여기산이
애민정신 담아낸 서호와 새벽안개처럼 조응하는구나

오천만 민초들의 애환과 꿈, 희망을
이곳에 내리니 악양의 동정호가 머문 듯 하구나

한단의 고역사, 제국의 애환을 딛고
탄생한 대한의 내일을 이곳에서 시작하니
그 이름 “민주시민의 산실”이로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원한 투쟁 민주가
여기서 아름다운 시민을 안으니
천둥새가 순풍을 만난 듯 하네

오늘 이 뜻과 꿈을 한 획으로
표지석에 새기듯 표하니
민주주의 요람으로 함께 도약할 지어다.

이종희: 원장님께서는 “소통과 창의․협업”을 연수원 직원들에게 강조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인덕: 그렇습니다. 이 시대는 소통(疏通)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로 손을 잡고 지혜를 모으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는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소통(疏通)․창의(創意)․협업(協業)은 시대의 정신이자 사상이죠. 저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소통과 창의, 그리고 협업을 조직 내에서 실천토록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소통은 사물이 막힘없이 잘 통하고 서로 뜻이 통하는 것, 창의는 지금까지 없었던 생각이나 의견, 협업은 관련된 여러 주체 간의 공동작업을 의미하죠. 「소(疏)․창(創)․협(協)」의 실질적인 가치와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소통은 서로 통하면서 하나로 모여야 한다는 뜻에서 “회통(會通)”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창조한다는 창의에는 적절한 제도와 방법을 갖추고 실천한다는 “치용(治用)”이 함께 강조되어야 현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동작업을 뜻하는 협업은 국민들의 삶을 두텁고 윤택하게 한다는 “후생(厚生)”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소통은 회통정신을, 창의는 치용정신을, 협업은 후생정신을 근간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서인덕(徐仁德) 원장 프로필
○ 1960 전남 구례군 출생
○ 전남대 섬유공학과, 성균관대 법학과 중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정당지원팀장(서기관)
○ 전라남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장(서기관)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관(서기관)
○ 광주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과장(부이사관)
○ 전라남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이사관)
○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법률자문위원
○ 선거유공 대통령표창 수상
○ 시인등단(한울문학. 2017)


<사진: 김동일, 이채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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