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중국 상식 : 공산당·공민·시장경제

[박상철의 정치클리닉]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박상철 교수입력 : 2018.01.01 08:00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상식’ 하나를 선물하고 싶다. 우리나라와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오래 되었고, 정치ㆍ경제ㆍ군사ㆍ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국민적 상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중국공산당의 실체와 중국 통치규범, 중국의 정치ㆍ경제 작동시스템에 대한 상식이 아주 부족하다.


9,000만 명의 당원을 가진 중국공산당의 실체
얼마 전 중국을 포함한 남북한 축구대회에 격려사를 하기 위하여 중국 운남성의 곤명에 다녀왔다. 놀라운 것은 떠나기 직전 사회적 지위가 꽤나 괜찮은 분이 염려스러운 말투로 공산당이 있는 곳에 가니 걱정이 된다고 하여서 깜짝 놀랐다. 그 분의 머리에는 6ㆍ25 전후로 한 중국공산당을 연상하였을 것이고, 동시에 북한의 노동당이 오버랩 되었을 것이다. 독재는 물론이고 마음대로 해버리는 무례한 공산당에 대한 아픈 추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아서 이해는 했지만, 중국 상식이 너무 부족한 면은 충격이었다.


중국공산당은 제11차 당대회 이후 1970년대 후반부터 개혁개방을 결정하고 여기에 걸맞게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헌법에 규정하였다. 소련 및 동구권의 개방이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개방 및 시장경제 시스템의 작동은 상대적으로 일찍이 체계적으로 실천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에 들어서서는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 편입함으로써 글로벌 시장경제와 다국적 기업의 활동을 완전히 풀어 놓았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시장경제가 시작된 것은 어쩌면 우리나라와의 시장경제 역사와도 그리 크게 차이는 나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공산당은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일까? 여기에 대한 정확한 실체규명이 있을 때 중국공산당과 중국사회·경제를 적확하게 볼 수 있다 하겠다.


중국공산당은 중국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인식과 결정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몇 십 명으로 시작된 중국공산당 당원이 현재 9,000만 명까지(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원 숫자는 2016년 말 기준으로 8,944만 명임) 이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공산당 당원이 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으며, 현재 시진핑 주석도 열 번의 낙방 끝에 공산당 당원이 되어서 최고의 지도자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러한 양질의 공산당원이 9,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공산당원이되기 위한 예비준비생까지 포함시킨다면 상상컨대 실질적으로 공산당원의 자질을 갖춘 자가 수억 여명에 이른다고 짐작할 수 있다. 공식적인 인구 절반 가까이가 공산당원의 실질적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자체가 중국공산당의 위력과 실체 그리고 그 사회적 지배력을 웅변하고 있다. 국가기강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의 결정이 작은 주의 카운티에까지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그와 비견할 만한 중국사회에서 공산당의 사회적 기강과 규범력 확보는 구체적으로 공산당원에 의한 전국적 지배력과 실천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북한의 노동당과의 다른 가장 결정적인 것은 중국은 주기적 정권교체와 당내 계파를 인정한 보통의 정당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반면, 북한노동당은 김정은 1인 지배에 할아버지ㆍ아버지 3대에 걸친 세습독재라는 최악의 비민주적 집단이라는 점일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공산당 시스템을 동일하게 보는 것 그 자체가 매우 큰 오류이다.


9,000만 명에 이르는 공산당원들이 5년에 한번씩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2017년 제19차 대회에서도 2,287명의 당대회 대의원 → 220명+170명 대기의 당중앙위원회 → 25명의 지도부, 정치국 위원 → 7명의 최고지도부, 상무위원 등으로 선출 및 선거에 의해서 교체하였는데, 그 절차를 상세하게 알 경우 중국공산당에 대한 상식은 마무리된다. 중국공산당의 실체는 당원이 되는 과정과 당원 숫자의 규모, 그리고 주기적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정당운영시스템이라 하겠다. 중국공산당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을 가지고 중국의 미래권력의 향배와 운명을 예측하는 자세를 갖기를 권한다. 물론 서구적 시각에서 볼 때 민주적 통치와 통제는 분권·분리·견제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지만, 권력을 집중시켜가는 민주집중제라는 중국공산당의 통치규범은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큰 차별성이 있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연인(自然人), 국민이 있는 중국헌법
중국정치의 주체가 중국공산당인 반면 중국경제의 주체는 공민이다. 여기서 공민(公民)이라 하면 대한민국 헌법상의 국민에 해당한다. 그 국민에는 자연인과 법인이 포한되어 있는데, 이들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주체이다. 중국사회를 제대로 보려면 1970년대 후반 이후 인민(人民) 대신 공민이라는 개념의 등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의 주체가 자연인과 법인 즉 국민(공민)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우 인민만 있지 경제와 사회의 주체가 되는 공민이라는 개념은 전혀 없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국가에서 묵인하고 있는 장마당의 작동은 암묵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시장일 뿐이다. 북한에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하려면 당국으로부터의 허가를 받아야만이 공식화될 뿐이다. 즉 북한에는 시장경제가 없는 것이다.


중국헌법에서의 공민의 등장은 명실공히 중국의 시장경제를 제도화한 것이고 다국적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이 헌법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핵심간부의 이야기 중 하나는 중국 내에 벤츠, BMW, 맥도날드, 코카콜라, 인텔, 월마트 등이 들어와 있는 것은 중국공산당의 허가를 받았다기 보다 다국적 기업이 가능한 중국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경제인들은 이에 적응하지 않고 꼭 중국 지도자부터 만나려는 묘한 습관을 보았다고 얘기한다. 이는 중국 시장경제에 대한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국 기업인들의 인식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들이라 할 수 있다. 중국사회는 본질적으로 시장경제가 작동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는 매우 이질적인 반면에, 한국과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동일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에 중국공산당과 중국헌법상 공민의 존재를 기준으로 할 때 동맹관계에 있는 중국과 북한보다는 오히려 한국과 중국 간의 동질성이 더 크다 하겠다. 북한이 근본적인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 한 한ㆍ중 간의 교류협력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고 서로 간의 적응도를 넓혀가면서 매우 광폭적으로 증대하리라고 본다.


중국공산당과 공민의 존재, 그리고 중국 시장경제체제를 안다고 해서 중국을 다 안다고는 할 수 없다. 중국인의 민족적·인종적 특성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도 있어야 하고 중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만 중국을 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 중국 상식으로서 중국공산당과 공민 및 중국 사회주의시장경제에 대한 상식은 중국에 대한 쓸데없는 거리감과 편견을 버리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2018년 무술년부터는 중국을 ‘특별하게’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대했으면 한다. 즉 중국공산당원들과 교류를 자주 하고, 중국 국민들과도 편한 눈높이를 활발히 맞추며, 한중 FTA 활용 등 보다 더 자유롭고 창의로운 중국·중국인들과의 경제활동과 장사를 하기 바란다.


박상철 교수
법학박사
경기대학교 부총장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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