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론(國論)을 통합하고 군심(軍心)을 결집해야

[차동길의 군사이야기]

머니투데이 더리더 차동길 교수입력 : 2018.01.01 08:00

차동길 교수
2017년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으로 국가안보의 위중한 시기임과 동시에 대통령 탄핵 및 문재인 정부 출범, 동맹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국내외적으로 정치적 변동이 매우 컷 던 한해였다. 북한의 도발과 위협으로 인한 전운(戰雲)은 미·북간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며 더욱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무려 11차례의 미사일 도발과 6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새로이 출범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행정부와 달리 ‘최대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실효적이 못한 듯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2월 22일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함으로써 2017년 한 해에만 4번째,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채택한 1718호 이후 총 10번째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하였다. 북한은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노선’ 관철을 위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주변국들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모든 역량을 ‘국가 핵 무력 완성’에 집중하였다. 그 결과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북한의 핵 무력이 이렇게 고도화되기까지는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 중국의 급속한 부상과 미·중간 전략적 갈등 등이 기회 요인이 되었다고 본다. 김정은은 절대 핵 무력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밝혔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도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없지만, 비핵화 방법은 오직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한국 배제(korea passing)의 우려를 낳고 있다. 무력충돌에 대비하여 국론 통합과 군심(軍心) 결집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군(軍), 북한의 필사적 전쟁(desperate war)에 대비해야…
2018년(무술년 戊戌年)이 밝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눈앞에 둔 한국으로서는 전쟁을 막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 올 한해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전략 환경이 북한의 전략적 행동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북한의 대외전략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이 제시한 ‘핵·경제 병진노선’ 관철을 위해 그동안 모든 역량을 핵 무력 건설에 집중해왔고, 국제사회는 외교적·경제적·군사적 압박과 제재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핵 무력 건설과 현 상태에서 핵 동결, 핵 포기를 예상할 수 있겠다.


첫째, ‘핵 무력 건설 전략’은 김정은이 제시한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하는 전략으로, 북·미간의 치킨게임 양상이 지속되고, 국제사회에 대한 미국의 압박 증대로 한·미·중 간의 갈등 구조가 확장될 수 있어, 이를 이용한 틈새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은 미국의 선제타격을 비롯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게 됨에 따라, 북한으로 하여금 자포자기식 필사적 전쟁(desperate war)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남전략 면에서는 한·미, 한·중, 미·중 간 갈등과 남남갈등을 고조시키기 위해 보수·진보로 분열된 한국의 사회 현상을 최대한 이용할 것이며,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를 무시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로 체제 유지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 때, 경제적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남 대화제의 또는 제한된 수준의 대남전쟁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둘째, 현 상태에서 ‘핵 동결 전략’은 중국이 요구하는 ‘쌍중단’(雙中斷, 북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궤를 같이 하는 전략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견딜 수 없을 때 중국과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략은 미국의 입장에서 ‘최대 압박과 관여’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지만,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기에 부담스러울 경우, 미·중 협상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전략으로서 체제 유지와 경제적 보상 등 실제적 이익을 얻고자 할 것이지만, 대남 전략 면에서는 여전히 핵 무력에 기반 한 힘의 우위를 유지한 채 강압 전략으로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즉 대화든 협상이든 북한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강압 전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셋째, 북한이 ‘핵 포기 전략’을 선택하는 경우로서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 전략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외교적·경제적·군사적 압박과 제재로 체제 유지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낄 때로서, 대미 협상에 임하여 체제유지 보장과 평화협정 체결 등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실익을 얻고자 할 것이다. 특히 대남 전략 면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핵 포기 대가를 요구할 것이며, 대화의 주도권은 계속 북한이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에서와 같이 북한의 전략 선택은 김정은의 의지에 따라 핵 무력 건설 전략〉핵 동결 전략〉핵 포기 전략의 순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김정은 정권이라는 생존 이익이 전략 선택의 절대적 기준이 될 것이다. 대남 전략은 ‘적화통일’이라는 궁극적 전략 목표를 지향하되, ‘국가 핵 무력 건설’ 목표를 이루어 가는데 있어 사안에 따라 ‘대화-무시-거부’적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을 비핵화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미·중 관련국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여 북한이 이용할 수 있는 틈새전략 영역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역설적이지만 전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전쟁은 나의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자(孫子)는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이며 국민의 생사를 좌우하고, 국가의 존망이 기로에 서게 되므로 신중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오사(五事)로서 검토하고 칠계(七計)로서 비교하여 상황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오사란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을 말하는 것으로, 도(道)는 백성과 군주의 뜻이 같은 것을 말하며, 천(天)은 시간 요소, 지(地)는 공간 요소, 장(將)은 인품과 능력을 겸비한 장군에게 위임하는 것으로, 장군의 통솔력과 지도력을 가리킨다.


법(法)은 군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조직, 편제, 지휘 시스템, 인사제도, 물자관리와 재무제도를 말한다. 칠계는 주숙유도(主孰有道), 장숙유능(將孰有能), 천지숙득(天地孰得), 법령숙행(法令孰行), 병중숙강(兵衆孰强), 사졸숙련(士卒孰練), 상벌숙명(賞罰孰明)이다. 즉 군주와 장군, 시간과 지형, 군대와 법이 어느 나라가 더 훈련되고, 유리하며 공명정대한지를 따져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비록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원치 않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군(軍)은 군심을 결집하여 전쟁에 대비해야 하고, 정부는 국방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군의 사기를 꺾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차동길 교수
前 해병대교육훈련단장
(예비역 해병준장)
現 단국대학교 공공인재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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