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치? 원칙과 상식이 통해야죠”

‘최순실 은닉재산 몰수’가 국정농단 단죄, 가장 중요한 과제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입력 : 2018.01.05 09:37
국민의 촛불이 밝혀지기까지 2년 여 시간이 걸렸다. 2014년 4월,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안민석 의원은 최태민과 최순실, 그리고 정유라를 언급하며 ‘공주 승마특혜 배경과 실태’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전쟁의 도화선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까지 번지며 온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대통령은 탄핵됐고,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으며 국정농단의 주범들은 중형을 면치 못하는 최후를 맞았다.
여기까지 보면 국정농단 진실의 문을 연 안 의원의 승리로 보인다. 그러나 안 의원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에게는 ‘최순실 은닉재산 몰수’라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그는 지난 7월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연내 통과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를 하는 이유, 이토록 최순실 사건에 매진하는 이유에 대해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정치가 맞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지난 2017년 12월 21일, 국회에서 안 의원을 만나봤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연 1등 공신이다. 2017년 마무리 하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솔직히 시원섭섭하다. 2014년에 최초로 최순실, 최태민, 정유라 이름을 세상에 알렸을 때 어느 누구도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에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고, 주범과 공범, 조력자들 40명 정도가 감옥에 갔다. 감옥 갈 사람들은 거의 다 갔고, 최순실도 최근 중형을 구형 받았다.
그래서 이 사건이 거의 마무리가 된 듯하게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국정농단 핵심이었던 최순실의 은닉재산이다. 그게 핵심인데 은닉재산 한 푼도 찾지 못했고,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이 연내 제정되지도 못했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많다.

-그동안 미국행, 독일행을 불사하며 국정농단과 최순실 은닉재산을 파헤치기 위해 애써왔다. 이번 최순실 구형에 대해서는 너무 약하다고 이야기 했는데
▶나는 원칙적으로 최순실은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된다는 생각이다. 25년 구형이 났지만, 최종 선고에서는 이것이 깎여서 15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15년 선고가 나면 어느 정도는 사회로부터 차단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그것도 몇 년 살다가 사면될 가능성도 있다. 몇 년 후에는 또 정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반역죄를 저지르고도 몇 년 살다가 나오고, 은닉재산으로 부활할 여지가 있다.
그런 면에서 무기징역과 전 재산 몰수가 나왔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기대는 그랬을 것이다. 법적인 논리를 따지고 이야기하지만, 결국 최순실의 죄는 그런 강력한 수준의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정의와 진실이 법 위에 있다는 것을 판사나 검사들이 헤아렸으면 좋겠다. 지금은 법리적 판단과 해석만 하는 것 같아 아쉽다.

-지난 7월 ‘최순실 재산몰수 특별법’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 내용의 핵심은 무엇인가

▶최순실 은닉재산을 조사하기 위해 시효를 없애는 것이다. 최순실 재산은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통치자금, 1970년대 최태민 일가 부정축재 재산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시효가 끝난 문제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조사가 불가하다. 친일재산환수특별법처럼 시효를 없애는 게 이 법안의 핵심이다. 그리고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공권력 제공이 골자다.

2017년 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의원들이 최순실일가 기업 리스트를 담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자료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특별법 연내 처리가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2018년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어떻게 예상하나
▶지금 상황에서 보면 법제정이 어려울 것 같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미온적이다. 반대하는 이들의 핵심논리는 시효를 없애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2011년 3월, 헌법재판소는 중대한 공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효를 없앨 수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친일 후손들은 1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친일재산환수특별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위헌 소송을 냈다. 여기에 대해 법원이 ‘위헌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헌법은 국민들의 주권을 지켜야 하는 것인데, 국정농단은 명백히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중대한 공익적 가치가 아니라면서 시효를 없앨 만큼 특별법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라고 하는데 동의할 수가 없다. 그리고 또 다른 반대 이론은 특별법 제정을 확정 판결된 후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되면 그 사이에 이미 재산을 다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을 돌며 ‘끝나지 않은 전쟁(최순실 국정농단 천 일의 추적기)’ 북토크쇼를 이어왔다. 북토크쇼를 여는 이유가 이 특별법과 관련 있다고 밝혔는데
▶사람들은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면 일단락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이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있지만 사실 대통령 빼고 사법권력이나 검찰권력, 국세청도 바뀐 게 없다. 그래서 나는 이것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고 했다. 최순실 은닉재산을 몰수해야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국을 돌면서 했고, 얼마 전 50회를 마쳤다. 시작할 때는 50회를 마치면 이 전쟁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추미애 당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다. 당의 지원도 없이 혈혈단신 활동을 하기에는 나도 한계를 느낀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찾고 있는 중이다. ‘플랜 다스의 계(Plan Das의 계, (주)다스의 실소유주를 밝히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국민 모금 운동)’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가 만들어졌으니, 시민단체와 함께 어떤 일을 할지 논의할 것이다.

안민석 의원이 2017년 4월 7일,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진행된 자서전 ‘끝나지 않은 전쟁’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에 정치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4선 의원이지만 정치권 입성 계기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사실 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전까지는 3선 의원이지만 크게 존재감도 없고 상임위 활동에 전념하고 정책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했다. 초선부터 지금까지 계속 교육•문화•체육 상임위만 고집해온 이유는 국회도 전문가 시대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보다는 전문적이어야 하고, 전문가와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한 시대다. 그래서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했는데 상임위 활동은 사실 존재감이 별로 없다.
그리고 나는 계파 정치를 하지 않는다. 패거리 정치에 맞서오면서 4선까지 한 것은 드문 케이스다. 그래서 당대표가 잘못하면 가차 없이 쓴소리 하고, 눈치 안 본다는 장점은 있다. 국민 눈치도 봐야 하는데 계파 눈치까지 볼 새가 없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아마 계파 정치를 했으면 나처럼 이런 추적을 못했을 것이다. 나는 정치를 하면서 노무현 정신을 항상 잃지 않으려고 한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그런 정치가 맞지 않는가.

안민석 의원이 2016년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위 제2차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나는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에 당선되지 않았으면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대통령이 됐을 당시에 난 대학교수였는데, 대학을 박차고 노무현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출마 계기였다. 물론 그 전에 2002년 유시민을 비롯한 여러 선배들과 함께 개혁당을 만들었다.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당에 가입한 것도 개혁당을 통해 노무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런 정신으로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청문회 때나 내가 정치하는 스타일을 보면 ‘노무현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오로지 그냥 국민만 보고, 다른 재벌이나 힘센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그런 표현, 워딩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경기도 오산시에서 시작한 국회의원 생활이 벌써 4선이다. 오산은 그동안 어떻게 달라졌나
▶도시 전체는 4선할 동안에 굉장히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수도권 도시들이라면 있는 변화이지, 내가 뭔가를 하거나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경기남부의 용인, 수원, 동탄, 평택까지 걸쳐있는 오산천이다. 초선 때 했던 공약이 ‘버들치와 반딧불이가 살아있는 오산천을 만들겠습니다’였다.
지금 오산은 가장 환경 친화적인 도시로 평가받고 있고, 수질도 굉장히 맑아졌다. 철새도 20종 정도가 날아오고 있고, 앞으로는 오산천 수달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오산천을 환경 친화적인 하천으로 바꾸는데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오산은 ‘교육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초등학교 수영 교육 실시를 가장 먼저 특화시킨 곳이기도 한데 그 배경은 무엇이었나
▶생존수영의 진원지가 오산이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지자체와 학교·교육청 간에 벽을 허물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제도적 적폐라고 보는 것이 부처 간의 칸막이다. 학교 안에 어린이집을 들이냐 마느냐로 논란이 있기도 한데 사실 웃기는 거다. 국민 입장에서는 보건복지부가 하건, 교육부가 하건 사실 상관없다.
생존수영은 시가 가지고 있는 수영장을 개방해서 학생들의 생존수영 교육장으로 하고 있다. 교육당국과 행정당국의 칸막이를 없앤 좋은 사례다. 2012년부터 시작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이들에 대한 안전교육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생존수영이 국가정책이 됐다.
생존수영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오산 내 초등학교 5,6학년 모든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기타를 배우고 있다. 삼익악기에서 기타 1,000대를 기부 받아 시작했다. 오산 아이들은 3,4학년 때는 전원 수영을 배우고, 5,6학년 때는 기타를 배운다. 오산에서 초등학교 나온 아이들은 수영과 기타는 다 할 줄 안다. 이런 게 교육이라고 본다.
생존수영은 대통령 공약과 교육부 주요 정책으로도 발표했다. 그래서 김상곤 교육부 장관에게 1인 1악기도 주요 정책으로 넣는 것을 제안했다. 역대 교육정책에서 1인 1악기는 많이 언급됐지만 실질적으론 없었다. 기껏해야 방과 후에 한다든지 일부 학생만 했다. 오산을 벤치마킹해서 하라고 했다. 대한민국 어디든 칸막이만 없애면 다 할 수 있다.

-이번 20대 국회 기간 동안 꼭 이루고자 하는 오산시민과의 약속은 무엇인가
▶오산은 까마귀 오에 뫼 산자를 쓴다. 나는 ‘오산(烏山)을 오산(五産)으로’를 시민과 약속했다. 다섯 오에 생산할 산자를 썼다.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다섯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독산성 복원사업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여 관광 유치를 하고자 한다. 다음으로는 UN평화공원을 만들고 있다. 1946년 UN군이 창설되고 난 후, 1950년 6.25전쟁 때 최초로 전투한 곳이 오산이다. 국비 지원으로 당시 전투가 벌어진 죽미령 지역을 평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이나 유럽에 가면 미니어처 테마파크가 아주 수준 높게 조성되어 있어 관광객 유치를 많이 하고 있다. 오산에도 미니어처 테마공원을 조성 중이다. 또한, 앞서 말했던 ‘오산천을 파리의 센강’으로도 추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오매장터 복원사업이 있다.
이렇게 다섯 가지다. 오산은 땅이 좁아서 크게 산업단지를 유치할 수는 없다. 그리고 베드타운이다. 반면, 젊은 도시이고 교통이 편리하다. 이런 오산의 한계와 장점들을 감안해서 어떻게 도시 경쟁력을 키울 것인가 고민해서 나온 결과다. 이 다섯 가지를 미래 경쟁력 구축을 위해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4선 마무리 할 때까지 이 다섯 가지도 완성될 것이다.

-새해는 어떤 각오로 정치를 해나갈 생각인가
▶내년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 우선은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하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MB 구속 문제를 다룰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더 큰 정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총선 당시 내 슬로건이 ‘더 큰 정치, 더 큰 오산’이었다.
약속을 했으니 도전을 해볼 것이다. 더 큰 정치는 당내에서 도전을 할 수도 있고, 지방선거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구정 전까지 스스로 정치를 하는 이유를 되돌아보고 성찰해서 앞으로의 길을 정하려고 한다.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1966년 8월 13일생
서울대학교 학사
북콜로라도 주립대학교대학원 교육학 박사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제17대 국회의원(경기 오산시, 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교육위원회 위원
제18대 국회의원(경기 오산시, 민주당/민주통합당)
민주당 원내부대표
제19대 국회의원(경기 오산시, 민주통합당/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 공동위원장
現 제 20대 국회의원(경기 오산시, 더불어민주당)
現 제 20대 국회 전반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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