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원 MBC 드라마 CP, 문화의 힘은 막강... 한류 바람 타고 세계시장 비약해야

작은 재능기부이지만 문화 꿈나무들 통한 세계 문화전파에 큰 힘 될수 있도록 노력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입력 : 2018.01.09 17:10

드라마, 평범 또는 그보다 못한 사람의 역경 극복과 목표 이뤄내는 성공스토리의 요약

기회 된다면 한국 베트남 합작드라마 만들고파


- 최근 바쁜 와중에도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공헌으로 좋은 일이 있던데
“세로토닌 멘토상과 함께 제12회 2017대한민국사회공헌대상을 수상했다. 세로토닌문화재단과의 인연으로 2013년부터 5년째 전국 드럼클럽 청소년들을 방송사로 초청해 방송시설을 견학하게 하고 멘토로서 방송 분야의 다양한 직업 소개와 청소년들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돕고 있다.

사실 저의 작은 재능기부가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고 청소년들이 밝게 자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면 이 사회에서 나보다 오래 살 자식을 셋이나 둔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는 셈이다. 아울러 수년간 드럼클럽 학생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보람과 감동이라는 큰 선물도 받았다.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찾는 과정에 함께 할 것이며, 더욱더 노력할 계획이다.”

- MBC 문화방송이 힘든 과정을 끝내고 새롭게 시작했다. 마음고생 많이 했을 텐데 어땠나

“그러하다.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던 회사의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 이제 권력의 눈치만 보던 과거의 폐습을 버리고 PD나 기자가 선호하는 이념에 관계없이 오직 사실만을 보도하는 언론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 PD를 맡은 드라마 작품이 많다. 모든 작품마다 애착이 가겠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 몇 가지만 소개한다면
“우선 국민드라마 '전원일기'를 첫 번째로 꼽고 싶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 방송하는 동안 제가 책임을 맡은 기간은 연출, 조연출 기간을 합쳐 3년가량 된다. 훌륭한 작가들과 훌륭한 배우들이 함께 일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었다.


두 번째로는 2004년 1, 2월에 방송한 '미니시리즈 ‘천생연분‘'을 꼽을 수 있다. 황신혜와 안재욱이 주연한 이 드라마는 “연상연하 커플의 효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야 연상연하커플이 흔하지만 불과 10여년 전인 당시에는 현실과 드라마에서도 연상연하 커플이 아주 드믄 시기였다. 이 드라마가 크게 흥행하고 봇물처럼 연상연하 커플 주인공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제는 현실에서도 아주 흔한 현상이 되었다. 어쩌면 방송이 트렌드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세 번째로는 'MBC 베스트극장'이다. 이 드라마는 TV영화 장르로 우리나라의 많은 영화감독들이 이 시간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정지영, 박철수 감독 등 한국영화사를 빛낸 많은 감독들이 'MBC 베스트극장 (또는 베스트셀러극장)'을 연출했다.

약 30편 연출했는데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우렁이색시' '발가락이 닮았다' '통근열차 러브' 등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는 당시의 톱스타 채시라씨를 어렵게 섭외하였고 남자주인공으로는 신인 조재현을 캐스팅하였는데 크게 성공해 MBC홈페이지의 '다시 보고 싶은 베스트극장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재현 배우의 사실상 출세작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네 번째 작품으로는 '아침일일연속극'이다. 제가 'MBC 베스트극장' 다음으로 많이 한 장르인데 6년 동안 12 ~13편을 총감독했다. 그 중 특히 '분홍립스틱'이 기억에 남는다. 2010년 방송한 이 드라마는 2013년 'MBC 베트남' 법인장으로 있을 당시 베트남 국영 TV에서 동명의 제목으로 방송되었는데 엄청 큰 인기를 끌었다.”

- 국내 드라마 제작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방송사가 인구에 비해 너무 많아 드라마 자체의 광고수입으로는 제작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중국투자자본에 매달리고 있는 형편인데 한류드라마의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 문화정책상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 세로토닌문화재단과의 인연으로 2013년부터 5년째 전국 드럼클럽 청소년들을 방송사로 초청해 방송시설을 견학하게 하고 멘토로서 방송 분야의 다양한 직업 소개와 청소년들의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돕고 있다.
- 드라마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드라마는 '평범하거나 또는 그보다 못한 사람이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루어 내는 성공스토리'라고 본다. 실제로 모든 능력을 갖춘 사람이 어떤 목표를 어려움 없이 쉽게 성취한다면 굳이 드라마로 만들 이유가 없다. 상황이 어렵거나 그 상황을 해결할 능력이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장애물을 하나하나씩 헤치며 앞으로 나갈 때 시청자는 열광하게 된다. 왜냐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 청소년의 감사 편지
- 베트남에서 한류를 주도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제가 베트남 법인장을 준비할 때 마침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수교한지 20년 되어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기념 K-POP Concert'를 기획했다. 제작비 조달, 현지 공연제작사 섭외, 공산당 정부의 허가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비스트 등 당시 최정상의 아이돌 그룹이 모두 참가한 우리나라 K-POP 해외공연 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물론 베트남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이 모인 공연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기획을 맡아보고 싶다.”

- 세계적인 문화전파가 국가를 융성하는데 큰 힘이 된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고교 때 비틀즈를 즐겨 듣던 세대는 대부분 50대 중반을 넘겼다. 그러나 4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대부분 팝을 즐겨 들을 것이다. 문화의 힘이란 이렇게 지속적이며 끈질기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대표상품인 핸드폰, 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한류=Korean Wave” 바람을 타고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중동의 이슬람국가에서 남미의 구석구석까지 한류는 영향을 미친다.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한류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현실이다.

지금은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한다. 기존 제조업이 제품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 중심이라면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빅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대다. 이때 소프트웨어를 지원할 수 있는 콘텐츠의 힘은 막강하다. 콘텐츠는 광의의 개념으로 문화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CT(Culture & Technology)의 시대이고 문화(Culture)는 그 성패를 결정한다.”

- 꿈꾸고 있는 작품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베트남 법인장 때 기획했던 '한국 -베트남 합작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이유는 베트남은 중국국적의 조선족을 빼면 우리나라에 결혼 이주를 가장 많이 한 '최대 사돈국가'이다. 방송을 통한 문화교류로 양국우호증진에 기여하고 싶다.”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만나면 즐거운 사람들과 자주 보고 건강하게 살며,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내가 가진 재능에 대해 기부를 하고 싶다. 청소년들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힘이기 때문이다.”


최용원 MBC CP(Chief Producer)
   MBC PD '전원일기' 연출
   '미니시리즈 “천생연분”' 연출
   주말연속극 CP
   아침일일연속극 CP
   MBC Vietnam 법인장
   한국영상문화학회 부회장
   '에미상' 국제부문 심사위원
   한국언론재단 장학생으로 영국 University of Bristol에서 방송·영화 제작 석사학위.
   2002년 '올해의 방송인상' 수상
   2017년 '대한민국사회공헌대상', '세로토닌 봉사상', '인터넷언론 공헌대상' 수상

pyoungbok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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