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석 목사, “의료용 대마는 한겨울 산딸기”

[인물포커스]강석성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본부 대표, "환자에게는 절실, 세계적 합법화 추세에 한국만 ‘쇄국정책’"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8.02.07 09:28

▲강성석 목사/사진=더리더
대마 규제 정책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1975년 대마를 소지하거나 핀 연예인들이 구속되는 ‘대마파동’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마를 금기하기 위해 1976년 대마관리법을 시행했다. 최고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대마가 우리 사회에서 ‘엄중 관리 대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메시지다. 대마관리법은 2000년 7월 1일 마약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종전 ‘습관성의약품관리법’)과 통폐합된 후 현재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규제되고 있다. 아편 종류는 의료용에 한해 쓸 수 있지만 대마는 그렇지 않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대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기준도 엄격하다.


대마는 뇌졸중, 치매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의료용에 한해 대마를 합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6월 의료용대마합법운동본부를 발족한 강성석 목사는 허리디스크 환자다. 그는 “전래동화에 보면 병을 낫게 하기 위해 한 겨울에 산딸기를 따러 산에 간다는 내용이 있다”며 “환자에게 대마는 그런 존재”라고 말했다. 의료용 대마가 환자들에게는 한 줄기 빛이라는 의미다.


다른나라에서는 의료용 대마를 인정하는 추세다. 미국의 29개 주는 의료용 대마 사용이 합법화됐다. 캐나다는 작년부터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가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대마 성분이 함유된 CBD오일에 한해 합법화했고, 의료용 대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중국에서도 2003년부터 의료용에 한해 대마를 허용했다. 강 목사는 이를 두고 ‘대마 쇄국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대한 법률을 발의했다. 강 목사는 “이제 논의가 시작됐지만 벌써부터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의료용에 한정한 대마 합법화의 길이 쉽지 않을 듯 보인다. <더리더>는 지난달 10일 강 목사를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주장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경남 이주민 센터에서 선교 활동을 했었다. 가을에 쌀을 받아서 다문화 결혼이주여성 가정에 나눠준다. 당시 쌀을 나르다가 디스크가 파열돼 수술을 받았다. 주치의가 말하길 평생 안고 가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멀쩡해 보이지만 오른쪽 검지에 감각이 없다. 나중에 나이 들어서는 허리에 핀을 꽂아야 한다고 한다. 직접 아픈 사람이 돼 보니 어떤 치료제가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병실에 입원했을 때 맞은편 사람은 낙상으로 목이 부러졌고, 옆자리는 허리가 부러진 환자였다. 고통이 심해 새벽마다 모르핀을 놔줬다. 고통이 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TV에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의료용 대마가 쓰일 수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찾아보니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대마를 진통제로 써도 된다. 디스크에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 때부터 의료용 대마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목사가 대마 합법화운동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대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의료용 대마라고해도 합법화하자는 목소리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오히려 종교인이 인식을 바꾸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처음 의료선교로 들어왔다. 조선 말기에 선교사들이 제일 먼저 한 게 양방 병원을 지은 것이다. 서양에서는 장티푸스처럼 전염병으로 죽는 일이 드물었다. 한국에는 당시 전염병으로 죽는 일이 많아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선교를 벌였다. 결국 의료선교가 문호개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자는 것을 ‘의료선교’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대마에 대한 인식이 어떻다고 생각하나
인식이 과도하게 좋지 않다.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는 대마에 대해 강력하게 규제했다. 당시 반(反)대마 영화를 보면 대마를 마치 코카인처럼 묘사했다. 1975년에는 대마파동이라고 해서, 연예인들이 감옥에 들어가고 하면서 사회적으로 인식이 더 좋지 않아졌다. 쐐기를 박은 것은 1976년에 대마관리법이 통과되면서부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법무부에 대마를 엄중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대마초를 소지했거나 섭취한 사람에게 최고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해졌다. 당시 신문 사설에서도 ‘너무 무리한 법안’이라고 할 정도로 과도하게 규제했다. 그 법안이 2000년대까지 남아있었다. 2000년 이후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규제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도 우리처럼 대마를 관리했다. 1969년 닉슨 대통령이 대마를 관리할 직속 위원회까지 만들었다. 1970년에 연방의회가 대마 사용을 범죄로 규정했다. 그 이후 미국에서는 의사, 약사, 연구자들이 ‘대마는 중독이 심한 마약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그때부터 꾸준히 연구해서 최근 합법화까지 끌고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고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다른 마약은 의료용으로 쓰지만 대마만 쓰이지 않는다
아편에 대해서는 의학용으로 쓸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약인 ‘모르핀’, ‘코카인’이 아편의 한 종류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다른나라에서 진행된 대마 연구 결과를 보면 대마가 아편만큼 의학적 효용이 있다. 대마는 신경질환이나 뇌질환 약에 쓰일 수 있다. 아편은 되고 대마는 안 된다는 발상은 맞지 않는다.


-대마가 다른 마약에 비해 특별한 어떤 효과를 가지나
대마는 신경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신경질환이라고 하면 치매나 파킨슨병 등이 있다. 또 항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사실 뇌질환같은 경우에는 완전 치료제가 없다. 대마가 치매를 치료할 수는 없지만 치매를 예방하고 상황을 호전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매 환자가 우리나라에 75만 명이다.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고통 받는다. 4인 가족이라고 하면 350만 명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보건정책 1호가 치매 치료의 국가 책임제다. 치매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국가에서까지 나서서 책임질 정도로 치매 환자를 돌보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점점 고령사회로 가고 있다. 늙으면 아프고 누구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 예방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6월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를 창립한 이후 반응은 어땠나
언론에서 호의적으로 반응해 좀 놀랐다. 지난달 8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입법 발의했다.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공론화되자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우리 운동본부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생겼다. 우리는 대마를 완전 합법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의료용에 한해 합법화하자는 것인데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떤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정말 간절하다. 예전 전래동화에서 보면 한 겨울에 산딸기를 구해오면 병이 낫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환자에게 의료용 대마는 그런 심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약을 구하기 위해 구매 대행하다 구속된 사례도 있다.


-의약품으로 대마를 들여오다 구속된 것인지
그렇다. 지난해 6월에 운동본부를 창립한 이후 상담전화 한 통이 왔다. 뇌전증 아이를 둔 어머니였다. 그때 당시 포털 쇼핑에 들어가면 해외구매 대행으로 CBD오일(대마에서 추출되는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 오일)을 구할 수 있었다. CBD오일에는 항-정신성 성분이 들어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편의점에서 판매할 정도로 대중적인 약이다. CBD오일 구매대행 맨 밑에 경고 문구가 있다. 본 쇼핑은 구매 대행으로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사실 뇌전증 환자를 둔 가족끼리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CBD오일을 다 안다. 구하는 법도 알고 있다. 그 어머니가 주문한 게 세관에서 걸려 관세청에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이것을 ‘마약 밀수’로 기소했다. 마약수사관들이 집에 들이 닥칠 때 택배기사로 위장해서 들어갔다. 그 어머니는 공항장애에 걸릴 정도로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다. 사법기관도 이런 정황을 보면 의료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 대마를 의료용으로 쓸 수 있는 조항이 없으니 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대마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의료용에 한해 합법화됐는지
미국에서는 1996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된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을 시작됐다. 그 이후 지난해 기준 29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됐다. 캐나다에서는 암치료를 위한 화학요법으로 인한 메스꺼움이나 에이즈 환자의 식욕 부진 등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 목적으로 대마 사용이 2001년 허용됐다. 일본은 CBD오일에 한해 합법화했다. 중국에서는 대마를 피우면 사형 또는 엄벌을 취할 정도로 보수적이지만 2003년부터 의료용 대마에 한해 합법화됐다. 전 세계적으로 합법화하는 추세다. 한국만 예외다. ‘대마 쇄국정책’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운동 본부 구성은 어떻게 되나
20대부터 80세 노인까지 있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노인들이 대마의 효능에 대해 더욱 잘 안다. 1976년 대마금지법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대마가 마약은 아니었다. 그때까지는 사람이 아프거나 혹은 가축이 아프면 대마를 삶아서 먹었다. 한국에서는 상비약이었다. 그런 대마가 반대되면서 의료용으로도 쓸 수 없게 됐다.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은 그 효용에 대해 잘 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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