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의원, “복지부가 산업부보다 커야 정상인 나라”

성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치매국가책임제’가 추진 과정에서 월 5만4000원 추가 지원하는 것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장관의 사과를 이끌어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늑장 대응으로 중국산 밀수입 무허가 생리대가 유통된 점도 지적하기도 했다.

송곳 같은 질의로 피감기관장의 말문을 막고 대안까지 제시한 결과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선정한 국감 우수의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실시한 국정감사 종합평가에서도 복지위 소속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별 다섯 개를 받았다. 여당 시절인 2016년 국회 대정부질의 때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며 환경부 장관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대안까지 제시하며 총리와 장관을 질타할 때는 ‘여당 의원인지 야당 의원인지 모를 정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성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산업통상자원부보다 커야 정상인 나라”라고 믿는다. 복지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보건분야는 미래 먹거리로 삼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난달 20일 국회의원회관 그의 사무실에서 지난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와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수한 활약을 펼치셨다
▶국감 기간 내내 현장에서 국감 모니터를 하고 그날그날 평가를 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덕분에 더 집중해서 국감에 임할 수 있었다. 그 노력을 인정해주셔서인지 국감 내내 좋은 평가를 해주신 데 이어 종합평가에서도 복지위에서 유일하게 별 다섯 개 최고점을 주셔서 매우 감사하고 뿌듯하게 생각한다. 

의정활동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국민 건강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았다. 특히 국정감사에 임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국정감사 최고영예라고 할 수 있는 27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NGO 모니터단이 수여하는 국감 우수의원으로 2년 연속 선정된 것 같다.

-특히 현 정부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이자 공약사업이기도 한 ‘치매국가책임제’ 등 여러 복지정책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니 대부분 포퓰리즘에 기초하고 있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공약사업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 허실을 꼬집고 내실을 다졌으면 하는 마음에 비판과 함께 정책 제언을 함께 제시했다.

-준비되지 않은 공약의 예를 들어본다면
▶‘치매국가책임제’의 경우 당초 공약에는 간병비까지 포함한 연 2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하며 이름을 지은 것이다. 

그러나 추진과정에서 월 5만4000원 지원에 그치는 것으로 대폭 후퇴했는데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기만하고 있다. 또 정부는 중증치매환자에 대한 산정특례 적용으로 본인부담금을 10%로 낮췄다며 대단히 많은 지원을 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확인해보니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중증치매환자 24만명 가운데 2.8%에 불과한 6868명만 산정특례를 적용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실제 지원된 금액도 중증치매환자 1인당 평균 월 2만1355원에 불과하다. 이래 놓고 ‘치매국가책임제’라는 표현으로 대대적인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게 낯 뜨겁지 않은지 모르겠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최근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지난해 추경심의, 국정감사, 예산심의 당시 치매안심센터의 졸속 추진과 예산 불용·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추경 편성 등을 강행했다. 

결국 예산도 거의 못 쓰고 전국 205개 센터 중 정식 개소한 센터가 단 1군데에 불과했다. 졸속 추진임이 증명된 셈이다. 지난해 치매안심센터 예산 중 설치비는 1639억원 가운데 97%가 넘는 1593억원이 이월됐고, 운영비도 231억원 가운데 61%가 넘는 141억원이 불용 처리됐다. 장관도 이러한 지적에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말로만 그치고 있어 계속 지켜보고 있다.

-보건·복지 분야를 제외하고 문재인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잘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말을 다 붙여서 이렇게 끌고 가고 있는데 국가 생존이나 번영을 위해서는 심도 깊은 고민을 안 했다고 느낀다. 현재 세계를 움직이는 축이 누구인지를 잘 봐야 한다. 중국이 20~30년 내에 미국을 못 따라간다. 중국에 민주주의가 있나, 언론자유가 있나. 미국의 통화는 기축통화다. 세계를 움직일 혈액을 들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어떤가. 영어는 세계 공용어다. 빈부격차, 소수민족문제 등 중국에는 신경 써야 할 리스크 요인들이 많다. 우리 생존을 위해 우리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다 아는 문제인데 이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현실 없는 이상은 허상일 뿐이다. ‘삼불정책’(사드 배치로 악화된 한중관계를 위해 문재인 정권이 중국에 제시한 세 가지 정책)이 말이 되나.

-한중관계보다 한미관계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미국이 최근 철강 세이프가드 대상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는데 이런 것 모두가 ‘워닝’(경고)이다. 한미공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할 것이냐. 현실 문제를 튼튼히 다져가면서 이상을 쫓아야지. 국가경영에 미사여구는 필요 없다.

-경제분야에 대한 평가는
▶최저임금도 말이 안 되는 거다. 분명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번복할 날이 올 것이라고 본다. 아동수당처럼 법도 없는데 예산을 태우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 우수한 공무원이 있으니 숙성해서 1~2년 늦게 해도 되는 것들인데 준비가 안됐다는 거다. 부동산과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고 많은 국민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법사위발 국회 파행으로 국회 운영이 멈췄다 최근에 다시 가동됐다. 여당의 국회 운영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여당이 저렇게 국회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 여당은 국가 운영의 주체다. 끝까지 포용하고 듣고 인내하면서 야당을 안고가야지 자기들이 상임위에서 퇴장하고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상황 아니냐. 우원식 원내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국회 운영을 한다면 저렇게 안하겠지. (청와대) 하명을 받아서 하니까 그럴 것이다. 여당이 야당 되고 야당이 여당 되고, 그대로 답습해서 가는 거다. 최근 정권교체가 됐지만 개선된 게 어디 있나. 여당은 어려운 거다. 야당은 찔러도 아픈 부분이 없지만 여당은 정책을 다루고 책임지는 자리라서 어려운 거다.

-한국당도 변해야 정권교체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때가 되면 하겠지. 역사 발전을 위해 여야가 왔다 갔다 하는 건 좋다. 국민한테 확실히 좋아지는 거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많은 사람이 수혈되고 신선한 사람들이 들어와 당이 변화해야 국민이 표를 줄 것이다. 최근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옛날에 민주당 대 한국당 지지율이 8대2, 7대3이었다면 요즘은 6대4까지 근접했다. 힘이 많이 모이고 있다는 얘기다. 중도로 돌아갔던 세력들이 많이 돌아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체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홍 대표를 모셔보니 장점이 많이 있더라. 뒤끝이 없고 스트레이트하고 담백하다. 복선을 까는 사람이 아니다. 그릇이 크고 선이 굵으며 칼질이 과감하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 배제하는 것 아닌가
▶언론이 부정적으로 보는 부분인데 실제로 보면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과감하게 결단하는 건 장점이다.

-한국당 중진들이 홍 대표 소통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초선들의 정풍운동 같은 움직임은 없나
▶홍 대표와 소통하고 있다. 의총에서도, 비공식 석상에서도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정풍 운동은 사람을 잘라야 하는 문제다. 공천을 1~2년 앞두고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 상처만 내는 거다. 새로운 당을 만들면서 제척하고 공천을 통해 배제하는 것이지 현역의원을 누가 제외시킬 수 있겠나.

-한국당 충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지방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이번 지방선거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하며 진심을 다해 지역 주민을 섬기며 다가간다면 마음이 통할 수 있다. 남은 기간 동안 당원과 조직을 정비해서 각 지역 후보들이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며 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당이 앞장서겠다. 형식적이고 관습적이던 보여주기 식의 선거운동과 도당 운영을 과감히 혁파하고 우리 후보들이 도민들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제대로 지원사격을 하겠다. 또한 충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면에서 볼 때 여당보다 우리 당이 앞서 있다고 확신한다.

▶자원이 많다. 홍문표 총장은 3선을 지내는 동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만 있어서 농어촌지역에서 인기가 좋다. 이명수 의원도 충남 부지사를 지내 충남권에서 엄청난 인맥을 자랑한다. 두 분 다 나갔으면 좋겠는데 여러 사정이 있어 고사하고 있다. 이인제 전 의원은 이 두 분보다 나아 보이는데 본인이 좀 신중한 편이다. 이 전 의원의 경우 6선 의원에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대선 후보를 거치며 그 경험과 역량에 있어 충남을 위해 큰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데 많은 도민 여러분이 공감하고 있다. 최근 직접 찾아뵙고 고향 충청과 충남도민들을 위해 봉사해 주십사 정중하게 충남도지사 출마를 요청드렸다.

-20대 국회도 하반기에 접어들게 된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을 두는 의정활동 방향은
▶국회 임기 전반기 동안 지역 현안이 되는 사업들 대부분을 해결하고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후반기에는 이러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 동시에 국가의 큰 틀에서 서민을 위한 정책에는 함께 힘을 모으고 정부 여당의 횡포와 독선, 독주는 막아내는 힘 있는 야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가 서민경제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북한에 대한 애정 공세에만 매달리는 모습에 큰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에 가서는 외교참사를 겪고, 북핵 위협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더니 급기야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메달권이 아니란 이유로 우리 국가대표 청년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희생시키는 데 이르렀다. 이러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바로잡아가는 데 앞장서겠다.

▶국회의원이 된 이유가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경험한 것들을 사회에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국가나 사회 시스템 토대에서 성공하는 것인데 인생 전반부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니 인생 후반부는 봉사하는 삶을 살 것이다. 치매국가책임제, 아동수당 정책이 헛돌지 않고 잘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또 제약산업을 발전시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산업통상자원부보다 커야 정상인 나라가 된다. 그래야 국민이 행복하고 더 잘사는 나라가 된다. 의료분쟁 조정 한 가지만 개혁해도 국민 전체가 서비스를 받는다. 이런 몇 가지 이슈에 집중해서 실제 성과가 남는 일들을 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