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탈리아 총선 결과] 반(反)EU, 포퓰리즘 정당들 약진

[이종희 정치살롱]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입력 : 2018.03.08 18:21
3월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 집권당 '민주당(PARTITO DEMOCRATICO)'이 참패하고 강경난민정책과 반(反)유럽연합을 표방한 '동맹당(LEGA)'과 반(反)유럽연합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MOVIMENTO 5 STELLE)'이 약진하였다.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상원 315명, 하원 630명이 선출되었다. 상원 321명은 종신직 6명, 선출직 315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출직 의원 중에는 해외 지역 대표 6명도 포함된다. 하원의원 630명 중에는 해외선거구에서 선출되는 의원 12명도 포함되어있다. 상·하원 의원은 입법 거부권과 정부 불신임권을 가지며, 임기는 양원 모두 5년이다.

2018년 이탈리아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선거제도가 처음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로사텔룸 2.0(Rosatellum 2.0)'으로 불리기도 하는 새로운 선거제도는 작년 10월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되었다. '로사텔룸'의 주요한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새로운 선거제도는 전체 의석 중 64%는 비례대표제로 선출하고, 나머지 36%는 단순다수득표제로 선출되는 방식이다. 둘째, 기존 제도와 달리 선거 이전에도 정당 간 연합을 가능하도록 허용한 점이다. 셋째, 원내 진출을 위해서는 단독 정당인 경우 전국 득표율 3%, 정당연합인 경우 득표율 10%를 획득해야만 가능하다.

이번 총선 결과,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단독 정당 중 '오성운동(MOVIMENTO 5 STELLE)'이 32.66%의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서 차례로 '민주당(PARTITO DEMOCRATICO)'이 18.72%, '동맹당(LEGA)'이 17.37%, '전진이탈리아당(FORZA ITALIA)'이 14.01%를 획득했다.

<그래픽: 신인수>

정당연합으로 살펴보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당'과 극우 정당인 '동맹당'을 포함한 우파 정당들의 연합인 '우파연합'이 37.03%를 획득하여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한편, 현 집권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좌파연합'의 경우에는 22.82%를 기록하며 단독 정당인 '오성운동'(32.66%)보다도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래픽: 신인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는 총 의석 중 36%를 단순다수득표제로 선출했다. 개정되기 이전의 선거제도에서도 일부 인구 규모가 적은 지역에서는 단순다수득표제가 적용되긴 했지만, 단순다수득표제의 적용 범위가 훨씬 넓어진 것이다. 단순다수득표제에서도 비례대표제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우파연합'이 37%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획득하였고, '오성운동'이 32.68%, '중도좌파연합'이 22.85%를 획득했다.

<그래픽: 신인수>

한편, 상원의원 선거도 하원의원 선거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단독정당 중 '오성운동'이 32.21%의 득표율을 획득하며 1위를 기록하였고, '민주당'이 19.12%로 2위, '동맹당'이 17.62%로 3위, '전진이탈리아당'이 14.42%로 4위를 기록했다.

<그래픽: 신인수>

정당연합으로는 '우파연합'이 37.49%로 가장 많은 득표율을 차지하였고, '중도좌파연합'은 22.96%를 기록했다.

<그래픽: 신인수>

상원 선거에서의 단수다수득표 결과도 하원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우파연합'이 37.49%, '오성운동'이 32.22%, '중도좌파연합'이 22.99%를 획득하여, '우파연합'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였다.

<그래픽: 신인수>

지역별로는 '우파연합'은 북부지역에서, '민주당'은 중부지역에서, '오성운동'은 전국적으로 표를 얻으면서도 특히 남부지역에서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당 및 정당연합별 득표율을 바탕으로 배분한 정당 및 정당연합별 상·하원 의석수는 다음과 같다.

<그래픽: 신인수>
<그래픽: 신인수>

하원 의석의 경우, '우파연합'이 260석, '오성운동'이 221석, '중도좌파연합'이 112석, '자유와평등당(Liberi E Uguali)'이 14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 의석은 '우파연합'에 135석, '오성운동'에 112석, '중도좌파연합'에 57석, '자유와평등당(Liberi E Uguali)'에 4석의 의석이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와평등당'은 민주당에서 탈당한 좌파 정치인들로 구성된 정당으로, 하원에서 3.38%, 상원에서 3.27%를 각각 획득했다.


◇연정 가능성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연정 가능성은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연정가능성은 열려있다. '오성운동'은 모든 정당과 연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민주당'의 마테오 렌치(Matteo Renzi) 전 총리가 '오성운동'과의 연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민주당 내에서도 '오성운동'과의 연정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연정이 성사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운동과 동맹당의 연정 가능성은
'우파연합'은 총선 전에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은 정당이 주도권을 갖기로 합의했다. 선거 결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당'은 14%를 얻는 데 그쳐 '우파연합'에서 최다 득표를 한 '동맹당'에 최대 정당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연정협상은 '동맹당'의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 대표가 이끌게 되었다. 산술상 '오성운동'과 '동맹당' 의석을 합하면 상·하원 모두 과반을 넘길 수 있지만, 연정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살비니는 '오성운동'과의 연정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좌파연합과 우파연합의 연정 가능성은
좌파연합과 우파연합의 연정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러나 정책이나 이념의 큰 차이로 인해 연정이 성사되기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그래픽: 신인수>

◇연정협상 난항 예상
이번 총선 결과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연정협상을 주도하게 됨에 따라 연정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며 정당 간 새로운 연대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집권당 '민주당'은 참패했으나 연정구성에 있어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결국, 민주당의 결정에 따라 정부구성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연정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재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 성향과 포퓰리즘 성향의 정당들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나 기성정당들에 대한 불만족이 표출되었으며 어려운 경제상황과 난민문제가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종희 교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사회학 박사

<그래픽: 신인수>
<참고자료>
- 이탈리아 내무부 (http://elezioni.interno.gov.it/camera/scrutini/20180304/scrutiniCI)
imgo62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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