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단이 가지고 간 보따리에 무엇이 있었기에 김정은이 매우 만족 했을까?

[차동길의 군사이야기]

단국대학교 차동길 교수입력 : 2018.03.08 17:54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의 환대를 받은 대통령 특사단이 돌아왔다. 결과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제안에 대해 진정성을 믿는다며 남북 합의를 매우 긍정적이고 진전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켜볼 것이라며 경계심도 보이고 있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에 존재하는 상황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집과 평가를 계속할 것”이라며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임무를 마치고 돌아 온 특사단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군사적 위협해소와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정상 간 핫라인(hot line) 설치, 대화 진행 간 핵미사일 도발 중지(moratorium), 대남 군사적 도발 중지 등의 약속과 함께 비핵화 및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미국과의 대화에도 나설 뜻이 있음을 전했다. 비핵화라는 말만 나와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북한이었기에 파격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김정은은 협상결과에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다.

김정은이 매우 만족 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협상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김정은은 분명 전략적으로 얻은 것이 있기에 만족해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통령 특사단이 가지고 간 보따리 안에 있었을 것이다. 공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추론해 볼 수 는 있을 것이다.

첫째, 특사단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3단계 비핵화 해법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다. 즉 핵미사일 도발 중단-핵 개발시설 폐기(더 이상 핵 개발 불능)-개발된 핵 폐기라는 접근법이 가져다주는 이익이다. 하나의 관점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갖고 성실히 이행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보상과 제재 완화 등으로 인한 이익이 기대 이상일 경우이다.

또 다른 관점은 3단계 접근법에 따른 핵 무력 완성의 시간을 벌 수 있고, 남남갈등과 한미동맹의 균열을 야기 할 수 있다는 전략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 경우일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위 둘 중 하나의 이유로 인해 만족 해 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비핵화에 따른 상응하는 조치가 무엇이냐의 관점이다. 여기서 김정은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겠다. 김정은은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북한이 느끼고 있는 군사적 위협은 무엇인가.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적대정책 즉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과 주한미군, 현 휴전협정체제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 만남에서 김정은은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을 이해한다고 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미·북 평화협정체제라는 제안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북 평화협정체제는 한미동맹체제의 와해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상 한국이 반대해 온 것들이다. 따라서 만약 특사단이 평화협정체제를 용인한 것이었다면 미국은 물론 한국 내에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반도 정치구조 하에서 한미동맹은 국가의 생존이익이기 때문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한 후 미국의 반응에 따라 보따리의 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특사단이 귀국 후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고 밝힌 것은 자칫 김정은에 대한 인식의 오류에서 비롯된 섣부른 단정이거나, 밝힐 수 없는 대북약속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차동길 교수
단국대학교 공공인재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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