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동구 전국 최초! 성동형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 모델

[제2회 대한민국지방자치정책대상 우수참가작]‘성동형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모델’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03.28 08:00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은 수상작 취재로 종료됐다. 접수됐던 많은 정책 중 아쉽게 수상은 놓쳤지만 꼭 한 번 소개해야 할 정책들을 골라 3월호에 소개하고자 한다.


그중 성동구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은 구 차원에서의 대응모델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대표적인 예다.
성동구에 위치한 성수동은 한강을 끼고 있는 이점과 편리한 교통 여건에 비해 임차료가 저렴해 예술가들과 젊은이들의 모여들면서 상권이 형성되고 있었다.


특색 있는 카페나 가게들이 모여들면 그 거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조성된다. 자연히 상권이 형성되고 지역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점점 가겟세가 올라 처음 모였던 이들은 그곳을 떠나 거리는 개성을 잃고, 다시 상권은 축소된다.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다.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압구정이나 홍대 일부 상권처럼 초창기 멤버들이 떠나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연구해낸 것이 ‘성동형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모델’이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젠트리피케이션’ 이란 단어를 기억할 수 있도록 알리고 홍보하는 역할부터 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인 ‘상생’모델에 동참하도록 이끌어 내는 정책을 만들어냈다.


정책의 특성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묻기 위해 강형구 성동구 지속발전과장을 찾았다. 강 과장은 “지역 주민 모두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의 ‘상생’과 ‘협력’의 가치에 동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주민 중심의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상생협약을 시작하고 2015년 9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만들었다”며 그 시작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강형구 성동구 지속발전과장 미니 인터뷰

▲강형구 성동구 지속발전과장/사진=성동구청 제공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 모델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는데, 이유가 있다면
▶“성수동은 서울숲과 한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 여건, 편리한 교통, 강남 등에 비해 저렴한 임차료 등의 이점이 있어, 2014년부터 사회적기업가,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14년 12월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됐고, 도시재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가와 임차료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임차료가 오르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방지 차원에서 국내외 사례를 살펴봤다.
마을공동체가 살아났던 마포 성미산마을,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에서 같은 현상으로 임차인들이 쫓겨났다.
국외 사례를 살펴보니 프랑스, 영국, 일본, 미국 등지에서는 이미 도시재생의 어두운 그림자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공식이 성립돼 있었다.
다행히 성수동 도시재생사업 시행을 앞두고 유럽, 미국, 일본의 사례들을 보며, 우리 구 특성에 맞는 대처 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성동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않고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의 상승된 가치를 마을공동체가 공유하는 지속가능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

-정책을 만들 때 가장 초점을 맞추었던 사안은
▶“지역공동체의 참여와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진정한 지속가능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 모두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의 ‘상생’과 ‘협력’의 가치에 동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민 중심의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상생협약을 시작하게 됐다.
2015년 9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의 정식 명칭 ‘서울특별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


이 조례에 의하여 2016년 9월 말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성수1가제2동 서울숲길, 방송대길, 상원길 일대)으로 지정·공포하고, 구역 내 주민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했다.
지속가능발전구역 내 신규 업체는 주민협의체의 동의가 있어야만 입점할 수 있게 하여, 지역상권에 중대한 피해를 주거나 입힐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업체와 업소를 주민협의체가 직접 제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주민협의체는 이 조례를 주도적으로 실행하는 일종의 주민 자치 조직으로 직능단체장, 지역 활동가, 임대인 및 임차인이 참여하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 12월부터는 지속가능발전구역 내의 지역상권 안정화를 위해 건물주·임차인·성동구 간 상생을 약속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하여 구역 내 건물주 255명 중 64%인 163명이 동참하여 상생의 뜻을 모았다.
2017년 6월에는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구역인 성수1가1동·성수2가1동 일대를 확대구역으로 지정하고 상생협약을 확대 추진하여 건물주 176명 중 29.5%인 52명이 상생협약에 동참했다.
또한 임대인, 임차인,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친 ‘상생공동체 아카데미’를 운영하여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홍보 교육을 실시했고, 성수동 지속가능발전구역 및 마장축산물시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하여 성동구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노력 및 정책, 상생협약 동참 등을 홍보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성동구는 주민 공감대 확산을 위하여 상생지도 및 리플릿 등의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주민 소통을 위한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antigentrification)를 개설했으며, 심벌을 제작하여 상생협약 건물주를 대상으로 상생상가 건물에 부착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상권 활성화와 임대료 안정을 위한 상생 협약서/사진제공=성동구청

-성동형 젠트리피케이션의 특징은
▶“성수동은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 한강으로 흐르는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낡고 쇠퇴하는 공장 지대였지만 편리한 교통 입지와 천혜의 생태 조건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땅이다.
그러나 성수동으로 예술가들이 모이면서 홍대 앞, 경리단길, 서촌 등에서 5년 정도 걸리던 일이 이곳에서는 2~3년 만에 일어났다.


고민 끝에 젠트리피케이션은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치유의 대상이며, 치유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상생도시·공존하는 창조도시로 나아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성수동 도시 재생과 더불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병행해서 추진했다.”

-안심상가도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안심상가는 어떻게 운영되나
▶“성동구는 임차료를 안정시키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성수동 내 일정 규모의 건물을 매입하거나, 민간 대형 건축물 신축 시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대신 그 이익에 상응하는 일정 공간을 공공기여 받는 방식으로 성동안심상가를 조성하고 있다.
2017년 1월 구 재정으로 서울숲 IT캐슬 1층에 4개 상가를 마련하여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하였고, 부영주택의 공공기여에 따른 지하1층~지상8층 연면적 6920㎡ 규모의 성동안심상가는 오는 4월 준공, 입주를 앞두고 있다. 급격한 임차료 상승으로 22년간 영업해온 장소에서 이전하는 등 어려움에 처한 공씨책방(2013년 서울미래유산 지정)도 성동안심상가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했다.


성동안심상가의 임대기간은 5년으로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5년 재계약하도록 하여 총 10년간 마음 놓고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성수동에 계속 지어지고 있는 지식산업센터를 통한 성동안심상가 공간 확보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에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주고 그만큼의 공간을 구에서 기부 채납 받는 형태로 현재까지 9개소 1968㎡를 확보하여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안심상가 운영을 통해 해당 지역의 임대료 가이드라인 기준을 제시하여 지역 임대료의 균형추가 되어, 임대료 상승을 사전에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이 실행되면서 전후로 달라진 것은
▶“다양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최초로 도입하여 추진한 결과 전국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이름도 어려웠던 사회학 전문용어인 젠트리피케이션을 알리고 구민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하여 상생지도, 리플릿 등 홍보물을 제작·배포하고 성수동 및 마장축산물시장에서 길거리 공연과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상생공동체 아카데미를 운영하여 상가 임대인 및 임차인 등 주민 교육을 실시하여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협력을 도모하였고,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여 주민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결과 젠트리피케이션 용어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고, 많은 주민들이 정책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하기 시작했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선 우리 구의 선도적인 대응으로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련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에 공감한 15개 지방정부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 문제의 자치적 해결책을 뒷받침하는 법제적인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성수동 확대지역 상생협약식/사진제공=성동구청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 구의 선도적인 대응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게 됐다.
성동구는 범국민적 상생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2016년 5월 서울 자치구 21개를 포함해 전주시, 춘천시 등 전국 37개 기초 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공동대응 양해각서 체결과 포럼을 개최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공통 문제에 직면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한데 모여 각 지역의 고충을 토로하고 대책을 논의하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현상에 대한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대응하면서 상생가치의 사회적 공감대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게 되어, 상생도시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다.”

-실질적인 효과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10년 만에 개정됐다.
법무부는 서울 지역의 환산보증금을 4억원 이하에서 6억1000만원 이하로 증액하고,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9% 이하에서 5% 이하로 인하했다.
그동안 성동구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2015년부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에 대해 국회 성명 발표, 기자회견, 언론 기고, 책자 발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우리 구의 이러한 노력에 중앙정부도 화답했다.
현 정부 △지역상생발전 공약 및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 △2018년 경제정책 방향에 채택 △기획재정부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 에 상생협약, 공공안심상가 조성 등의 내용이 채택됐다. 자치구가 시작한 정책을 중앙정부가 이어받아 확대키로 한 것이다. “

-성동구에서 또 내세울 만한 정책이 있다면
▶“적극적 일자리 정책과 교육 정책이 있다.
성동구는 구민의 행복한 삶의 기반은 지속 가능하고 든든한 일자리라고 생각하여,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적극적 일자리 정책을 펼쳤다.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 설립, 청년소셜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특성화고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 일자리 창출 사업을 추진하여 지난해 말 기준 2만3454개(공공 1만832명, 민간 1만2622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일자리와 함께 2015년 교육특구로 지정되면서 교육여건 개선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일반계 고교 2개교를 유치하였고 100개소로 확대 운영되는 온마을체험학습장을 비롯해 글로벌영어하우스, 금호글로벌체험센터, 청소년진로체험센터, 4차산업혁명체험센터 등 11개 권역별 체험학습센터로 청소년들의 창의 진로체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며, 입시진학상담센터를 운영하여 입시진학 지원을 강화했다.
앞서가는 교육 정책과 일자리 정책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든든한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2018년 계획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내몰리거나 내몰릴 우려가 있는 임차상인 보호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차료로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는 성동안심상가 운영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조성 중인 부영 공공기여 성동안심상가의 입주가 오는 4월 예정돼 있으며, 새로 건축 허가된 지식산업센터 9개소에 확보된 성동안심상가 1968㎡도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할 것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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