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는 6·13 선거의 윤곽이 전부 드러난 상태다. 불패 신화 이시종(71) 현 충북도지사가 3선 도전의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제세(69) 의원이 이 지사와 맞선다. 자유한국당 후보로는 박경국(60) 청원구 당협위원장이, 바른미래당에서는 신용한(49) 전 대통령 직속 청년 위원장이 이미 선거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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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북도지사 선거 후보자 |
◇충북도지사 선거 관전 포인트
민주당 당내 경선이 1차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패 신화로 불리는 7전 7승의 이시종 지사와 4전 4승의 오제세 의원이 경선에서 맞붙는다.
이 지사는 지난달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 여러분께서 ‘충북호’의 선장을 계속 맡겨주신다면 ‘희망의 땅, 기회의 땅’에 안전하게 모셔드리겠다”며 6·13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995년 민선1기 충주시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이 지사는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04년에는 충주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4년간 의원활동을 펼치고 재선까지 달성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에 도전, 현직 지사였던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를 누르고 7승을 만들어낸다. 이어 재선에 성공하고 6월 지방선거에 3선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맞서는 오 의원도 ‘4전 4승’ 국회의원이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제17대 국회에 입성한 오 의원은 청주시 서원구에서 내리 4선 의원을 지냈다. 당내 예선이지만 경선으로 후보를 가릴 경우 1명은 선거전에서 탈락하게 된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네거티브전이다. 밋밋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던 충북도 선거전에 유례 없던 네거티브전이 등장했다. 이 지사가 출마선언을 한 3월 20일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에서는 “8년간 보여준 것은 전시성 이벤트뿐”이라며 “노욕을 부리는 정치 노병”이라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이 지사를 몰아붙였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세계 무예마스터십 같은 무술축제에 매달리느냐”며 “생명과 태양의 땅을 외치지만 실제 태양광과 바이오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이 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 역시 이 지사를 향해 제천 화재 참사의 책임론으로 공세를 펴기도 했다.
신 예비후보는 “화재 발생과 그에 따른 피해에 대한 책임은 건물주와 시설 관계자, 소방관들에게도 있지만 그 이전에 이를 관리하고 감독했어야 할 충북도지사에게 있다”고 말하고 “참사 이후 소방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이 도지사는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도지사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거친 네거티브전과 함께 ‘세대교체론’ 역시 언급되고 있다. 1947년생인 이 지사가 고령인 점을 들어 충북의 젊은 피 수혈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큰 이슈 없이 무난하게 도정을 운영했다는 평이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추구하는 충북 민심에 현역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결과가 네거티브전으로 번졌다는 분석이다.
◇충북 민심은 “이시종 지사 무난했다” VS ”새로운 사람이 더 잘할 것”
전국 민심의 축소판이라는 충청북도의 민심의 향배는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직접 충북도를 찾았다.
충북의 민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를 지향하던 중년층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기존에 진보 세력을 지지하던 층은 그대로 단단해지고 있다.
이 지사의 평가는 ‘대부분 무난했다’로 표현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지 부분에서는 표심이 갈렸다. ‘세대교체론’이 통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후보는 정치적 인지도 면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60대 택시기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더불어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 괜찮았어. 큰 말썽도 없고, 오제세랑 경선해도 무조건 유리해. 그이가 깔고 앉은 터가 얼만데… ‘묵은 솔이 관솔’이라고 하던 게 있으니까 또 나오면 뽑을꺼여”라고 확실하게 지지를 밝혔다.
#30년 넘게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여성은 “아직은 홍보 안하고 있는 상황이라 누가 유력한지 어떤지 모르지. 근데 여기 시장 사람들은 무난하게 잘했다고 하더라고. 경험도 풍부하고 아무래도 했던 사람이 하는 게 안정성이 있지”라고 이 지사를 지지했다. 오제세 의원과 경선이 예상된다는 말에는 충북에서는 인기가 아주 높은 양반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국당의 박경국 후보와 바른미래당의 신용한 후보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다”고 말해 민주당 후보군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 청주에서 33년 장사를 했다는 자영업자 김모 씨 역시 “이 지사가 무난했다”고 평했다. 역시 “다른 당에서 새로 나오는 사람도 아직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씨는 “했던 사람이 계속 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바뀌는 것이 더 낫다고는 본다”고 ‘세대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계획하는 게 우리한테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지지하는 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만 해도 아무래도 과거의 향수에 젖어 보수세력을 지지했는데 이번엔 도민을 위해서 일 잘할 사람 뽑겠다”고 답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