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공방 "정치권에 실망했다"

[대한민국을 진단하다-정치분야]박상철 경기대학교 부총장vs안형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04.11 10:53
편집자주머니투데이 <더리더>에서는 ‘대한민국을 진단하다’라는 코너로 6개월간 각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과 실질적인 진단을 한다. 2월 경제 분야를 시작으로 정치, 교육, 외교, 안보, 문화의 세계적인 흐름과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읽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 편집자

▲대한민국을 진단하다-정치분야
유난히 뜨거웠던 촛불의 염원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낸 국민들은 정치개혁이라는 과제를 여의도에 던졌었다. 1년이 다가오는 4월 정치권은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 정치개혁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두 전문가와 만났다.

대담은 3월 14일(수)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박상철 경기대학교 부총장과 안형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전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진행은 <더리더>의 임윤희 기자가 맡았다.
*박상철(이하 박), 안형환(이하 안), 임윤희(진행)으로 표기한다.

◇ 개헌 논의
개헌 공방은 정치권에 실망
개헌, 사회적 합의 필요해


-진행: 정치개혁에 가장 뜨거운 감자인 개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지난달 26일 확정됐다 
▶박: 야당이 반칙을 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결론적으로 개헌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현행 헌법에 대한 탄핵이었다. 제도적으로 대통령 말년에는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선 당시에 안철수 전 대표부터 홍준표 대표까지 모두 ‘문재인 후보는 왜 개헌에 대한 약속을 안 하냐’고 지적했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하자고 했었다.


현재 대통령 인기도 높고, 지방선거와 같이 치르면 야당이 불리할 것이기 때문에 정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4·19혁명 이후 개헌이 됐고, 6·10항쟁 이후 한 번 더 개헌을 했다. 이때도 긴 시간을 들인 게 아니라 몇 달 만에 바로 개헌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부총장

그간 국회의장들 역시 개헌하자고 외쳤지만 정략적인 것 때문에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지난 1년간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지금이 개헌의 타이밍이고 국민의 뜻대로 가야 한다.


대통령도 야당이 반대하면 개헌 특보를 둬서라도 계속 노력했어야 한다. 그러나 책임은 1차적으로 야권에 있다. 대통령은 일단 발의안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의 개헌 공방은 정치권이 상당히 실망스럽다.


▶안: 정치권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만 그게 왜 야당의 탓인가.
촛불혁명 때 어느 정파에서나 개헌의 필요성에 합의했다. 필요성은 대통령 권력 집중 해소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공감대였다. 그걸 고치기 위해 지방선거 때 개헌을 하자는 것이 일시와 조건이었다. 그런데 지금 조건에 대한 합의가 안 됐다.


개헌안이란 앞으로 우리 공동체가 살아갈 약속을 정하는 것이다. 10명 가운데 한두 명이 반대하면 약속을 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개헌안은 전체 동의 없이 특정 정파가 끌고 나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던졌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한국당을 포함한 모든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민평당도 대통령 연임 제안에 대해 반대했다. 정의당도 반대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걸 알면서 개헌안을 툭 던져놓은 것은 지방선거를 보고 하는 정략적인 행동이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개헌안을 3월 26일 발의한다고 하지만, 과연 여야를 충분히 설득했는지 의문이다.
만약 개헌안이 51대 49로 통과됐다고 보자. 49%의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나. 개헌안은 합의가 필요하다. 어찌 됐든 현재 야당이나 많은 국민들이 정략적으로 보고 있다면 대통령은 그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당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한국당이 제시한 개헌안을 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당 내 정리가 안 된 것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이므로 숙의 과정이 좀더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진행: 개헌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박: 개헌을 할 때는 우리나라에 어떤 민주주의가 필요한지가 중요하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권력을 나누는 분권형을 주장한다.
그러나 서로 타협과 협의가 안 되면 너무 위험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에는 대통령제가 옳다고 생각한다. 다만 3권분립이 확실히 돼야 한다. 입법권이 없어도 나라가 유지돼야 한다. 대통령은 행정만 하고 사법권은 확실히 독립돼야 한다. 완벽한 3권분립형 대통령제가 바람직하다.


4년 연임제의 방향은 맞는다. 시기적으로도 1000년에 한 번 오기도 어려운 기회가 왔다. 조기 대선으로 졸지에 2년마다 선거를 통한 정권 평가의 사이클이 이뤄지게 됐다. 2년 후에 대통령, 2년 후에 지방선거, 2년 후에 국회의원 선거. 이런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안형환 전 의원

▶안: 한국적인 대통령제는 한계가 왔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치제도는 ‘선의’와 ‘결과’가 있다. 대통령제도 선의를 전제로 만들어졌다.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도 선의를 가지고 만들었다. ‘이 제도 망할 것이다’ ‘이 제도는 국민들을 괴롭힐 것이다’ 하고 만들지 않는다.


결국 결과가 문제다. 정치 과정에서는 정당성과 효율성의 문제인데 정당성은 기본이고, 효율성이 문제다.
현재 역대 대통령 모두, 본인이나 가족들이 감옥에 갔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한두 번이라면 개인의 일탈이라고 볼 수 있지만 모든 대통령이 그렇다면 시스템의 문제다.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돼 있지 않은지 고민해 봐야 할 때다.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장단점을 내놓고 국민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더보기

문재인 정부, "이젠 탈 정당적인 통합정치를" 
6·13지방선거...여권 압승할까? 
“정치, 정쟁 벗어나 국민을 볼 때” 

yunis@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