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가’ 지향하는 유성엽…그의 정치는

[칭찬합시다]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백지수 기자입력 : 2018.05.03 09:27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놓인 서예 액자에 써 있는 글귀다. '새 길'을 지향하고 '새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그의 가치가 담겼다. 그의 정치적 좌우명이기도 하다. 


유 의원은 그의 좌우명처럼 개혁가를 지향한다.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이지만 공무원 시절에 '공무원답지 않게'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정치 인생에서도 항상 새로운 길과 세상을 찾아나서왔다. 정치 인생 중 몸 담았던 정당이 주로 신생 정당이었다. 어디에도 몸 담지 않고 무소속의 길을 걷기도 했다. 2002년 처음 기초단체장인 정읍시장에 출마했을 때 신생 정당 새천년민주당에 소속됐다.

이어 여의도 정치를 시작한 18대 총선과 재선에 성공한 19대 총선에서 소속 없이 선거에 나갔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새 정치’를 표방한 새정치민주연합에 갔다. 지난해에는 ‘제3의 길’을 표방한 안철수 현 서울시장 후보가 대표로 있던 국민의당에 속했다.

지금은 국민의당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했던 의원들이 새롭게 만든 민주평화당 소속이다. 정당이 만들어진 지 6개월도 채 안 됐다.

신생 정당에 이제 막 교섭단체 지위를 얻어낸 규모가 작은 정당의 소속인 만큼 정치 철학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스스로도 “평화당만의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기 나름대로 개혁을 고민하며 할 수 있는 부분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새로운 분야를 스스로 공부하고 사안과 현안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다. 실제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9일 찾아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그는 두꺼운 경제 서적을 읽으며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동료 의원들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더리더>는 칭찬합시다 마흔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유 의원에게 그가 생각하는 정치와 경제·교육 등 정책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 의원을 추천했다. 이 의원은 “개혁적 마인드가 확고하다” “개혁 원칙을 구체적인 정책과 법률로 완성시킬 수 있는 전문성도 구비했고 실무적 현실 감각까지 갖췄다” “살아있는 권력에 굽히지 않는 기개도 있다”는 등의 표현으로 유 의원을 칭찬했다
▶거의 정확하고 완벽하고 탁월한 칭찬인 것 같다.(웃음) 사실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혁적이라는 말은 맞는 것 같다. 공무원 시절에도 자꾸 문제의식을 가져 ‘공무원 같지 않은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공무원 출신이라는 것도 사실 전문성을 가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 같다. 다만 사후적으로 계속 책을 읽고 간간이 공부를 해서 그런 평가를 주시는 것 같다.
사실 전문성보다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여러 현상을 보면 바꿔야 한다는 의식이 생긴다. 그게 개혁이라면 개혁일 수 있겠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면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고 개선책이 없겠느냐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경제학 책을 읽고 있던데 어떤 책인가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이 쓴 ‘예측이 가능한 경제학’이라는 책이다. 경제학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최 소장의 주장은 주류 경제학이 제대로 경제 현상을 진단하지 못하고 예측은 더더군다나 못한다는 것이다. 진단을 바탕으로 경기를 예측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다. 특이한 주장 중 하나가 ‘경제병리학’이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가 질병처럼 잘못되는 현상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 폭등이나 국제수지 적자 심화로 외환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등의 원인과 치유책이 뭔지 연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도 본인에게 전문성이 있다면 어떤 분야에 전문성이 가장 많다고 생각하나
▶지방자치단체장을 했던 만큼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에 있어서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시절에도 지방자치제도를 설계해 이를 전국에 보급한 이력이 있다. 정읍시장에 출마했던 것도 직접 설계한 지방자치제도를 실제로 구현해보고 싶어서 나갔던 것이다. 지방자치제도의 진정한 선진화를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 발전 등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문위원장이라 교육 문제에도 많은 문제의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부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나
▶사교육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회가 사교육 열풍이 심해서 사교육비 부담으로 많은 학부모들이 노후 준비도 못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 그러면 사교육이 왜 심한지를 먼저 따져서 원인을 치료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 정책을 내는 것을 보면 학원 교습시간을 줄인다든지, 주말에 학원을 열지 못하게 한다든지, 주로 결과에 대해서만 어거지로 틀어보려 한다. 그러니 교육 문제가 안 잡힌다. 사교육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가 제일 중요한데 이것을 못 본다.
사교육 문제의 원인은 첫째 공교육 붕괴, 둘째 무한 경쟁을 유도하는 입시제도, 셋째 우리나라의 학벌주의 문화 등이라고 생각한다.
학벌주의 문화 때문에 명문대 좋은 과를 가려 하고 학생들이 무한 경쟁에 빠진다. 공교육이 무너지게 되고 사교육에 빠지는 것이다. 꼭 대학을 나와야 월급을 더 준다든지, 명문대를 우대해 준다든지 하는 학벌주의 문화가 먼저 없어져야 한다. 이런 것들을 적절히 치유해서 어떻게 사교육 열풍을 잠재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최근 교육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학 입시제도에서 정시 비중을 확대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다. 교육부가 그동안 수시 비중을 늘려온 기조였는데 갑자기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일부 서울 소재 대학들에 비공식적으로 전화를 걸어 정시 비중을 더 줄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육부 내부에서 김상곤 장관(사회부총리)과의 엇박자 문제도 제기되곤 했다
▶그 문제에 있어서 정책이 갈팡질팡 혼선을 빚은 점은 교육부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현 8대2인 수시·정시 비중에서 수시 비중이 너무 높다. 문제는 수시 평가 기준인 학생부에 대해 국민 신뢰를 인정하기 어렵다. 너무 과다한 수시 비중을 줄이는 것은 옳다. 지금 상황이면 학생부 신뢰를 높일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아직 학생부에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 일례로 어떤 대학 교수는 아들을 논문 공저자로 올려놓고 스펙을 관리해 준다. 정말 나쁜 사람이다. 그런 사례가 있어서 학생부가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학생부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보완 대책이 생길 때까지는 수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수시·정시 비중을 5대5 정도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박 차관이 전화해 논란을 빚은 해프닝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여당과 정부, 청와대도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같다
▶교육부 내부에서도 정시 비중 문제에 대해 혼선이 있었던 듯하다. 부총리도 과거 캠프에 있다가 내각에 들어갈 때만 해도 수시를 확대하자는 쪽이었다고 한다. 다만 전화 한 통으로 대학에 압력을 넣는 상황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교육 행정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크게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문위원장으로서 현 김상곤호 교육부를 평가한다면 어떤가
▶교육부가 정권의 전반적인 평가에서 타 부처에 비해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 부총리 개인의 문제보다도 낡고 뒤처진 구조의 문제라 보는 것이 합당하다. 지금처럼 교육부가 위로는 정권에 좌지우지되고 아래로는 대학과 교육감 자치를 훼손하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면 누가 장관을 하더라도 같은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생각한다.

-바른미래당은 자꾸 김 부총리를 공격하며 당정 간 교육 엇박자 문제를 끌고 나오자 유 의원이 이를 강하게 비판한 일이 최근 있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잘못됐다고 봤나
▶정치적 저의가 있다고 봤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놓고 교육 문제를 이슈화해서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정시 비중 논란이 김 부총리에게 사퇴까지 요구할 사안은 아니었다고 본다. 잘 하라고 촉구하고 수능의 여러 문제점을 살펴가며 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리라고 할 사안인데 좀 지나쳤다. 바른미래당은 이 문제의 본질은 안 보고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정치공세 수단으로만 이를 이용한 것이다. 비판하려면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 1년간의 국정을 평가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국정 거의 모든 분야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유일하게 잘못하고 있는 것이 경제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 정책은 아주 걱정스럽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정권 재창출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경제 문제가 국정과 우리 삶의 근간인데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일자리 문제 해결이 안 되면 유권자가 바로 뒤돌아설 판이다. 아무리 남북 문제를 성공시키고 정치를 개혁하고 문화를 창달해도 경제가 살지 못하고 민생이 제대로 챙겨지지 못하면 안 된다. 그러면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정권이 돌아가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한국당은 적폐를 쌓으며 국민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지 못해 반작용으로 한국당에 유권자 표가 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래서 평화당이 굳건히 버티는 거다. 경제 공부를 하는 이유도 국민이 한국당으로 회귀하려 할 때 그러면 안 된다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일자리 문제는 어떤 부분이 제일 안 된다고 보나
▶인위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해서 성공한 나라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실업률이 는다. 독일이 약 10년 동안 일자리 240만 개를 만들었는데 실업률이 오히려 두 자릿수로 올라갔다. 프랑스도 일자리를 나누는 기업에 지원해주는 ‘오브리법’을 제정해 지원했다. 그러나 그것도 효과가 없으니 일자리 단축과 근로시간 단축, 재정 지원 등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했다. 그런데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오히려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지적하고 싶다. 최저임금은 물론 올려야 하지만 급격하게 3개년에 걸쳐 올리면서 일선에서는 아우성이다. 산입 범위가 인색해 부담이 되는 점도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좋은 일이고 필요하지만 그럼 기존 정규직 임금을 그대로 둔 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든지 해야 하는데 기업은 추가 부담이 생긴다. 그러면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고용과 투자를 회피하게 된다. 문 대통령이 경제 분야를 올바르게 끌어가려 했다면 ‘노 페인 노 게인(No Pain, No Gain)’을 주장했어야 한다. 국민이 듣기에 솔깃하고 달콤한 얘기만 해서 지지율을 끌고 가려는 생각인 것 같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하겠다는 것도 엉터리다. 그렇게 해서 일자리 문제 해결은 안 된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들쭉날쭉한 성장이 아니라 성장률이 높지 않더라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을 때 각 기업들의 고용·투자를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우리나라는 성장 문제는 깊은 고민도 안하고 일자리만 늘려보자, 복지를 확대하자 하는 것이다. 나도 성장론자는 아니다. 다만 성장이 복지를 견인하게 해야 한다. 복지는 성장을 견인하지 못한다. 소득 주도 성장은 말이 안 된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정치 얘기를 해보면 최근 평화당의 지지율이 많이 부진한 편이다. 원인과 대안은 있을까
▶평화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기엔 정족수도 부족하고 평화당만의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신생 정당이다 보니 아직 인지도 부분에서도 많이 밀린다. 꾸준히 민생 정책으로 승부하다 보면 선거 전까지는 많이 지지율이 올라갈 거라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나
▶호남에서 민주당과 1대1 구도가 된다면 평화당도 희망이 있을 것으로 본다. 대통령 지지도에 따라 여당이 유리한 측면이 분명 있지만 개헌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

現 제20대 국회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민주평화당)
1960년 1월 25일, 전라북도 정읍 출생
서울대학교 외교학
제27회 행정시험 합격
전라북도 문화관광국 국장
전라북도 경제통상국 국장
열린우리당 민선3기 정읍시 시장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
제18, 19, 20대 국회의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백지수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기자 100jsb@mt.co.kr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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