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서 40년 살았지만 이런 선거 처음”

‘친문’ 송철호 vs ‘현역’ 김기현…“이번에 디비져야” vs “쉽지 않아”

머니투데이 더리더 울산=홍세미 기자입력 : 2018.05.02 09:32

▲울산공항/사진=더리더
‘6·13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 것 같아요?’


이 질문에 확신을 가지고 대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투표함을 개봉할 때까지 알 수 없는 게 선거라지만, 이번 울산시장 선거는 특히 그렇다. 울산이기 때문에 집중된다. 늘 자유한국당 예선이 본선이던 지역이다.


“울산에서 40년 넘게 살면서 선거 날 결과를 알 수 없는 선거는 처음이다. 이번에는 정말 확답을 못하겠다.”


르포를 위해 지난달 16일 울산공항에 도착, 택시를 타기 전 만난 한 시민은 울산시장 선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송철호 후보가 확 떴다. 내가 직접 느낄 정도로 주변에서 많이 찍는다 카더라. 김기현 시장도 만만치 않다. 조직력과 인지도를 견주면 비교할 수 없을 게다”고 말했다.


◇“울산 한 번 바뀌어야 VS 김기현 동생 의혹…신뢰 떨어져”
김 시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울산 남구을에서 국회의원 3선을 거쳐 2014년 지방선거에서 65.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김 시장의 기세는 사뭇 다르다. 현역이라는 점은 양날의 검이다. 현 울산시장이기 때문에 인지도는 있지만 5년의 시정활동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기자는 남구에 위치한 한 기사식당을 방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기사들에게 김 시장에 대한 평을 묻자 욕설이 섞인 말부터 나왔다.


박모 씨(55)는 “우리한테 김기현이를 물으면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2013년 이후로 계속 택시기본요금을 2800원으로 동결하고 있다. 기사들 막말로 점심에 컵라면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시장이 잘했으면 우리가 이렇게 굶어 죽을 지경까지 왔겠느냐”고 비판했다. 울산의 택시기본요금은 2800원으로 부산 3300원, 서울 3000원에 비해 저렴하다.


옆에 있던 김모 씨(58)는 “울산이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그러니 도로교통에 신경 써야 할 것 아닌가. 울산만큼 도로가 엉망인 도시가 없다. 버스노선 개편하고 하면서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김모 씨(54)는 김 시장이 ‘수’를 잘못 놨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같은 기사들이 민심을 잘 아는데, 우리한테 점수를 깎아먹었다. 우리가 홍보도 하지 않고 이렇게 누가 물으면 욕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전전 대통령(이명박 전 대통령)을 봐라. 정치는 무조건 청렴이 1순위다. 공직자는 강자 편에 서지 않고 약자 편에 설 줄 알아야 한다. 김 시장이 과연 4년 동안 약자 편에 섰던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동생 사건도 있고 신뢰가 확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김 시장 동생이 2014년 한 건설업자와 공모, 아파트 시행권을 확보해 주면 그 대가로 김씨에게 30억 원을 준다는 내용의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사업에 개입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시청 앞에서 만난 강모 씨(58)는 시장 선거에 대해 “김 시장이 4년 동안 잘 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이 정도면 문제없이 잘했다. 국회의원도 3선 하고 울산시장으로 왔다. 울산이 김 시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까지 한 번도 선거에서 민주당을 찍어본 적이 없다”며 “이번 선거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박빙이라고 해도, 우리는 투표장에 가면 자유한국당을 저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북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사진=더리더
◇“송철호가 누군데예?…울산 경제 살린답니꺼”
송철호 후보는 26년째 도전 중이다. 송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에 여섯 번, 울산시장 선거에 두 번 출마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30년 동안 부산•울산•경남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3인방’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송 후보는 1987년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의 고문변호사를 담당하면서 변호사를 시작했다.


중구에서 만난 이모 씨(52)는 송 후보에 대해 묻자 “송철호가 누군데예”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 사람이 울산에서 여러 번 출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직업이 변호사라 그런가, 돌아갈 곳이 있으니 늘 진정성이 없어 보였다. 이번이라고 다를 것 같나. 송 변호사가 울산에서 많이 출마했지만 단체를 이끌거나 이런 것을 보지 못했다. 무엇을 믿고 뽑느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친문’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울산의 자영업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인근 편의점 점주는 “송 후보가 문 대통령 측근이라는 게 여기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문 대통령(지지율)이 전국적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는 현대나 대기업 다니는 사람 아니면 자영업자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자영업자)들은 민주당을 정말 싫어한다. 원래는 이 시간에도 아르바이트를 고용했는데,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내가 일하면 최저임금도 못 받는 형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절대 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청/사진=더리더
지나가던 손님 한모 씨(50)는 “민주당이 울산에서 한 게 무엇인가. 뭘 했다고 우리가 뽑아야 하나”라며 “민주당, 민중당 모두 선거 때만 나온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6•13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이영희 후보, 민중당 김창현 후보 등이 나서 4파전으로 치러진다.


자리를 옮겨 송정시장을 방문했다. 그곳에선 시의원, 구청장 후보자들의 유세가 한창이었다. 기자가 지나가다 받은 명함은 모두 다섯 개다. 전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시장에서 장을 보던 이모 씨(40)는 “이번엔 울산이 무조건 디비져야 한다”면서 “울산시장이 한 번은 다른 당으로 바뀌어야 우리 시도 발전할 수 있다, 이번이 최대 기회”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봐라.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에 앉아서 국민을 기만했다. 그런 것을 보고서도 또 한국당이 되면 울산에서 정치 발전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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