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잠룡의 부활이냐, 새로운 피 수혈이냐...고민에 빠진 제주

본선 레이스 가동한 제주, 5파전 속 원-문 2강 구도 예상

머니투데이 더리더 제주=편승민 기자입력 : 2018.05.03 09:55
▲제주특별자치도청/사진=더리더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가 모두 확정되면서 6·13 지방선거 본선 레이스가 가동됐다. 제주지사 선거는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방훈 자유한국당 후보,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 고은영 녹색당 후보, 원희룡 무소속 후보의 5파전으로 재편된 가운데, 원 후보와 문 후보의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4월25일 제215차 최고위원회를 열고 6·13 지방선거에 나설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지었고, 제주지사 후보에는 문 후보가 확정됐다. 

문 후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로 선출돼 어깨가 무겁다. 6·13 지방선거 승리를 목표로 낮은 자세로 도민과 함께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확실히 원 후보와 문 후보가 각축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대세론에 따라 문 후보가 좀 더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원 후보가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면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원 후보는 선거법상 5월23일까지 제주지사 현직에 있어도 되지만 각종 행사 참석 등의 제한으로 인해 지난 4월24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원 후보의 조기 등판은 현장을 다니면서 선거운동에 올인해 문 후보가 리드하는 현재의 지지율 고착화를 타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원 후보는 예비후보 등록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지난 4년은 적폐와 싸운 기간이었다”며 “제주가 조배죽(‘조직을 배신하면 죽음’이라는 뜻으로 우근민 전 지사가 자주 쓰던 말. 우 전 지사가 문 후보를 돕고 있는 것을 겨냥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됨)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원 후보의 정치생명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거에서 패배해본 적 없는 불패신화를 갖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대선 ‘잠룡’으로 떠올랐던 만큼 여전히 대권 도전의 꿈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제주지사 선거승리를 대권의 발판으로 삼을 원 후보의 손을 도민들이 들어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더리더>는 직접 제주도를 찾아 실제 제주도민들의 도지사 후보 선호도는 어떤지, 원 후보가 이끌어온 지난 4년 동안의 도정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직접 들어봤다.
▲제주동문시장/사진=더리더

제주도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동문시장에서 30년간 옷가게를 운영했다는 이모 씨(59)는 “원 지사가 뚜렷하게 이뤄놓은 것도 없고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은 있지만 대결구도에서는 그래도 낫지 않겠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원 지사 같은 경우에는 보이지 않는 구 여권(현 야당) 지지층이 꽤 단단하기 때문에 몰라요. 부동층은 어떨지 몰라도 이미 먹고 들어가는 거랑 모아서 들어가는 거랑은 다르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세론에 대해서는 “육지 같은 경우는 대통령 신임에 따라 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을지 몰라도 제주도는 특이하게 인물 중심으로 많이 가는 편”이라고 인물론 강세를 예측했다.

반면 동문시장에서 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 씨(60)는 민주당 강세를 예상했다. “제 주변은 민주당 쪽으로 많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원희룡 지사는 주위에서 (도정을) 잘 못했다는 평가가 많아서 나와도 안 될 것 같다고 해요”라고 말했다.

제주 특산품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45) 역시 “재신임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평가가 별로 좋지 않아요”라면서 “지방선거 판세는 대통령 지지도가 좋은 만큼 여당이 유리한 판세가 될 것 같아요. 제주도가 그렇게 당색이 짙은 편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주변에 물어보면 민주당 선호하는 사람이 많더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문 후보의 지지 기반인 서귀포시는 어떨지 묻기 위해 서귀포 올레시장을 찾았다. 올레시장 횟집에서 일하고 있는 정모 씨(39)는 민주당과 문 후보의 강세를 예상했다. 그는 “아무래도 서귀포 지역에는 문대림이 유리해요. 흔히 말하는 중도보수를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일 텐데.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좀 세서 유리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서귀포올레시장/사진=더리더
원 후보의 재신임에 대해 묻자 “평가가 많이 나쁜 건 아니고 우수한 정책도 많이 했지만, 제주도의 합리화라고 해야 할까? 적합하지 않은, 너무 앞서간 정책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촌사람들 같은 경우는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한편 두 후보의 양강 구도 속에서 제주지사 선거는 도덕성 검증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제주 관광지 ‘유리의 성’ 주식 은폐, 제주 송악산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원 후보 측은 4월26일 첫 논평을 통해 “문 예비후보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후보임을 당당히 인정받기 위해 원 예비후보가 기자간담회에서 제시한 ‘도민검증단의 소상하고도 속 시원한 검증’을 받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문 후보측은 “원 후보가 또 다시 도덕성 운운하며 선거판을 정책 대결보다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며 “문 후보는 이미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고 반박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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