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드루킹 사태, 현대판 3•15 부정선거 될 수 있어”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우경희, 김민우 기자입력 : 2018.05.03 11:30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은 곧 망한다”는 말이 떠돌았다.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실제 당 소속 의원 30여 명이 탈당을 준비하고 있었고 탈당 인원이 최대 50~60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왔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정확히 8일 후 정우택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쓰러져가는 당의 원내 사령탑에 오른 정 전 원내대표는 신속히 비대위를 꾸리고 당을 쇄신, 지금의 자유한국당을 탄생시켰다.


정 전 원내대표가 기울어져가는 당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분열됐던 보수정당도 다시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국당은 여전히 위기다. 친박 청산, 지나친 우편향, 외연 확장의 한계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다당제 등으로 변화한 정치지형과 낮은 지지율 등이 맞물려 여당을 견제하는 데 한계도 보인다.


정 전 원내대표는 지금 한국당의 상황에 대해 “지방선거 국면에 적통 보수정당인 우리 한국당이 국민 지지와 신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당의 위기가 곧 보수의 위기로 이어져 ‘보수’분열’까지 우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 중 하나로는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하지 못하는 당 대표의 행태, 분열을 자꾸 야기하는 리더십, 품격 없는 당 대표의 언행” 등을 꼽았다. 특히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지방선거가 끝나면 조기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한 것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당권문제를 언급한 것 자체가 당원과 국민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며 “(홍 대표가) 2022년까지 당권을 쥐면서 대선 후보의 야욕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원내대표의 고민은 ‘보수’재건’이다. 보수와 진보가 양날개로 날지 못하는 상황은 대한민국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남북정상회담 등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야당의 목소리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민이다. 정 전 원내대표를 지난달 18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보수 재건 구상과 정국현안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원내대표를 그만둔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소회는
원내대표가 되던 날 원내대표실에 가보니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당이 망했다고 사무처 직원 300명이 출근을 안 하는 거다. 의원 일부는 탈당을 준비하고 있고, 언론도 ‘새누리당 문닫나’를 제목으로 뽑던 시절이다. 그런 시절에 원내대표로 취임했다. 사람들이 나를 친박이라고 하지만 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당에서 정치를 한 적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내가 원내대표를 맡은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이 당이 붕괴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주춧돌만 남아 거기에 다시 집을 짓더라도 주춧돌은 뽑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3월10일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던 날 당이 한 번 더 휘청했다. 정말 사즉생의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다. 정권은 빼앗겼지만 한국당이 (붕괴되지 않고) 제1야당으로 남아 후임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 있게 됐다. 국민과 당원 동지들의 무한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한다.


-원내대표를 그만두고 어떻게 지냈나
임기를 마치고 그동안 정신없이 보낸 만큼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상임위, 국회 연구단체, 지역구 활동 등 국회의원 의정활동에만 전념해왔다. 하지만 최근 당의 운영방식이라든가, 이번 지방선거 승리 여부에 대해 많은 국민들과 당원들의 걱정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중진 의원으로서 뜻을 같이하는 몇몇 의원들과 바른 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민이 볼 때 우리 당이 당 대표의 목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도 있어야 당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저희들이 모임도 열고 최근에 움직임을 갖고 있다.


-지적한 것처럼 당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대표는 그동안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을 박근혜 정부 때 잘못한 사람들 탓으로 돌린 적이 있다. 하지만 홍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지 거의 1년이 됐다. 지금까지 지지율이 안 오르는 이유가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하지 못하는 당 대표의 행태 그리고 갈등과 분열을 자꾸 야기하는 리더십, 품격 없는 당 대표의 언행 등에 있어왔던 만큼 스스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최근 당 지도부가 중진들과 소통을 위해 만찬을 개최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며,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당내에 과거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같은 소장파들도 사라진 것 같다
활력이 넘치고 당의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초•재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당의 분위기나 정치적 여건상 초•재선 의원들의 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다. 최근 직•간접적으로 초•재선 의원들이 보수의 재건을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견을 듣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당의 모습이 변화할 것이라 기대한다.


-보수진영을 재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방선거 국면에 적통 보수정당인 우리 한국당이 국민 지지와 신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당의 위기가 곧 보수의 위기로 이어져 ‘보수 분열’까지 우려되고 있다. 어느 나라든 보수가 주축이 된 상태에서 여러 가지의 진보적 성향들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상황은 우리 보수 정당이 잘못 하는 것이지 보수 자체가 잘못되고 보수가 뿌리째 흔들려야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당을 중심으로 좋은 인물을 흡수해 용광로처럼 녹여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치러서 대선 후보를 만드는 과정을 겪을 때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다고 본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국민의 표심이 한국당으로 모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한국당의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문재인 정권의 실정으로 민생이 더욱 더 어려워지는 것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시장의 경우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한국당 김문수 후보를 앞선다
한국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3등을 할 경우 당 지도부는 물론 한국당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할 것이다. 그러나 구도로 보나 후보로 보나 3등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여론조사에 따라 김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도 있다.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의 단일화도 가능할까
지금은 얘기하기에 이르다. 5월 들어 판세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다. 둘이 나와서 2등과 3등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홍 대표가 단일화에 반대하니까 성사될지는 모르겠지만 ‘당 대 당’ 차원의 후보단일화가 아니더라도 후보자 간의 단일화를 통해서라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이기는 방법을 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보수진영의 재건에 도움이 된다.


-지방선거 이후 또 한 번의 정계개편이 이뤄질까
문재인 정부의 제왕적 행태와 여러 의혹, 개헌과 맞물려 지방선거 이후에는 여러 문제로 정치 지형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권 출범 1년의 평가가 될 것이다. 한국당이 국민들께 신임과 기회를 얻어야 한다. 중도라 칭하며 보수의 탈을 쓴 어느 당, 여당의 3소대 4소대 격인 당 등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본인들의 기대감과 목적과는 달리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존재감을 잃어갈 것이다.


-최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태 등으로 한국당 지지율도 오르는 것 같다
이번 댓글조작 사건은 경우에 따라서는 3•15 부정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부정 게이트가 될 수 있다. 대선 당시 최고위층, 후보까지 댓글활동을 보고 받았다는 보도에 검은 거래 의혹까지 불거진 이번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권의 여론조작 게이트’라 불릴 만큼 심각한 문제다. 진짜 배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정조사뿐만 아니라 특검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동훈 기자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재신임을 묻는 성격의 조기 전당대회를 예고했다
2022년까지 당권을 쥐고 20대 대선 후보까지 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번에 당 대표가 되는 사람은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가진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당권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하다. 그러나 말이 나왔으니 하자면 지방선거 후에 홍 대표 체제로 계속 갈지 말지는 당원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조기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홍준표 체제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으로 구분될 것이라고 본다.


-소위 말하는 ‘반 홍준표계’ 쪽의 구심점이 있나
조선시대 중종반정과 인조반정 때도 왕이 되려는 사람이 나서서 ‘나를 따르라’고 외치지 않았다. 현행 체제와 다른 생각을 갖는 사람이 있다면 전대 과정에서 자연히 구심점은 생긴다고 본다. 또 실제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움직임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보수가 잠겨 있어서는 안된다. 홍 대표는 당을 중심으로 훌륭한 인재를 모아야 한다. 우리 당이 만약 원죄적 성격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선거 후) 제도권 밖의 좋은 외부 인물과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여러 변화가 총선 전에 생길 텐데 여러 변화에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당의 체제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現 제20대 국회의원(충북 청주시상당구/자유한국당)
1953년 2월 18일, 부산광역시 출생
성균관대학교 법학 학사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합격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홍곡과학문화재단 이사장
제32대 충청북도 도지사
제15,16,.19, 20대 국회의원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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