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텍, ‘미세한 차이’로 인류 행복 실현

안성현 대표, “직접 방식 디텍터 틈새시장 공략해 일류 장수기업 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입력 : 2018.05.09 10:09
편집자주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 주목받고 있다. 독일 4차산업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강소기업들인 히든챔피언이었다. 히든챔피언 기업들은 평균 60년 이상 기업 수명, 매출액 평균 4300억 원, 연평균 성장률 8.8%, 분야별 세계 시장점유율 33% 이상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도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에 주목하고 있다. <더리더>에서는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만나보고, 청년실업 문제도 함께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자아실현과 행복추구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디알텍 안성현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 인류는 의식주 해결부터 시작해 정보화를 통한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3차 산업혁명까지 겪어왔다. 4차 산업혁명은 가장 고차원적인 욕구의 만족을 위해 인류에게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게끔 하고 있다. 

디알텍은 X-레이를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X-레이 진단 영상 장치 제조회사다. 지난해 11월 디알텍은 여성 유방암 검진 디텍터인 RoseM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디텍터 중 가장 섬세하고 선명한 영상 구현이 가능함에 따라 여성들의 가장 큰 적인 유방암 퇴치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임상실험 중 실제 초기 유방암 진단을 해 한 여성의 미래를 바꿔놨다는 이야기는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짜릿한지 느끼게 했다. 

-디알텍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병원에서 X-레이를 찍으면 X-레이가 사람 몸을 통과해 필름에 찍힌다. 기존에는 필름을 끼워서 찍고 다시 꺼내서 현상했는데 이때 문제는 첫째로 현상시간이 걸리고, 둘째로 필름에 환경오염물질이 있다는 점이다. 결정적으로는 선명도가 떨어져서 더욱 선명하게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이런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하는 게 디텍터다. 디텍터는 일종의 디지털 센서로 X-레이가 닿으면 전자를 발생시켜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디알텍은 X-레이 진단 영상 솔루션 제공업체다. 디알텍의 디텍터는 일반 병원에서 쓰이는 의료용에서부터 동물병원용과 산업용, 그리고 폭발물 검사를 위한 보안용까지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X-레이 디텍터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한다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누구나 병원에서 X-레이 촬영을 한 번은 해봤을 것이다. X-레이 디텍터는 필름을 대체하여 설치되는 것으로, X-레이가 인체를 통과해 디텍터에 도달하게 되면 전자흐름으로 신호가 바뀌어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되도록 해준다.
X-레이 디지털 영상화에는 크게 직접방식과 간접방식이 있다. 자동차에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 있듯이 X-레이를 어떻게 영상으로 나타낼 거냐에 따라 나뉜다. 직접방식은 X-레이가 사람 몸을 통과해 디텍터에 오면 셀레늄이라는 물질이 발려있는 표면에 직접 닿으면서 전자가 발생한다. 이때 뼈 부분은 저항이 있기 때문에 X-레이가 살보다 조금 덜 통과하게 돼서 전자 발생에 차이가 있다. 발생하는 전자수에 따라 밝음과 어둠이 표시된다. 만약 뼈에 금이 갔다면, 금이 간 부위는 X-레이가 잘 통과돼서 까맣게 나오고, 잘 통과하지 않는 부위는 하얗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간접방식은 당구로 치면 스리쿠션이다. 간접방식 디텍터는 표면에 셀레늄 대신 인 성분이 들어있는 형광체가 있어 X-레이를 맞으면 빛이 난다. 그 빛을 포토다이오드를 통해 전자로 바꿔주는 것이 간접방식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직접과 간접방식 중 어느 쪽이 우세한가
▶디알텍은 훨씬 더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직접방식을 오래 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간접방식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간접방식이 직접방식보다 선명도는 좀 떨어지지만 신뢰성이 높다. 반면에 직접방식은 좀 민감해서 만들기도 쉽지 않고, 오래쓰면 결정화가 생기는 등 화질 변화가 있어서 시장에서 간접방식을 선호한다. 인체용에는 간접방식을 많이 쓰고 있어서 디알텍도 2014년부터 간접방식 디텍터 시장에도 진출했다.
X-레이 디텍터 /사진=디알텍 제공
-디텍터를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쓴다고 했는데 어떤 곳에서 쓰이나
▶요즘 반려견, 반려묘 등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면서 애완동물 관련 시장이 굉장히 많이 성장했다. 디알텍 역시 애완동물용 디텍터를 개발했는데 미국 애완동물병원에 가보면 약 3분의 1이 디알텍 제품이다. 애완동물용은 직접방식 디텍터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개나 고양이가 사람에 비해 모든 기관이나 뼈가 굉장히 작기 때문이다. 섬세하고 선명하게 봐야 하기 때문에 직접방식을 이용한 디알텍 제품이 유리하다.
이런 맥락으로 치과용, 산업용으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송유관에 금이 가있는데 안보이는 경우 X-레이를 통해 볼 수 있고, 스마트폰 내부에 미세한 회로부품 데미지가 있는지를 보는 데도 쓰인다.

-가장 최근에 공개한 제품인 로즈엠(Rose M)의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면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에 안 걸렸는데 자신의 어머니, 외할머니 모두 DNA 분석을 해보니 암 발병 위험이 있어 가슴 절제술을 했다. 그만큼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중 하나가 유방암이다. RoseM은 여성 유방암 검진을 위한 디텍터로 직접방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유방 X-레이 촬영을 할 때 기계 아래쪽에 필름이 들어갔는데 이제 필름 대신 디텍터를 끼우는 방식이다. 기계를 통째로 바꾸려면 1억5000만 원인데 이건 필름 들어가는 부분만 갈아끼우면 된다. 자동차로 치면 전기자동차를 새로 사는 게 아니라 엔진만 바꾸는 방식이다. 디텍터 하부에 자동선량조절센서가 있어 유방조직이 치밀한 경우 X-레이를 더 쏴야 한다는 신호도 보내준다.
유방암을 진단하는 데는 5단계가 있다. 암이 발생하면 고속성장을 위해 주변 세포를 끌어당기면서 결석처럼 단단해진다. 결석은 단단하기 때문에 X-레이 통과량이 적어 영상에서 하얗게 표시된다. 이런 유방암 진단에서 선명도가 떨어지면 초기에 발견이 안 된다. RoseM은 5가지 단계 중 가장 초기에 미세한 결석까지도 포착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으며, 이미지 구현 시간은 기존 필름이 60초 걸렸던 것을 10초로 단축시켰다.
그리고 RoseM의 가장 큰 경쟁력은 초기 종양의 양성과 악성 여부까지 가려낼 수 있다는 점이다. 양성종양은 동그랗다고 하면 음성 암은 별모양으로 불규칙적으로 자란다. 하지만 크기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초기엔 잘 안보인다. 그런데 RoseM은 초기에 발견할 수 있고, 양성인지 음성인지까지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 어떤 디텍터도 이 정도로 보여준 적은 없다.

-‘4차 산업혁명은 ○○○이다’를 정의한다면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기본적인 1차 욕구가 식욕과 성욕, 2차가 안전에 대한 욕구, 3차가 사회적 욕구, 4~5차는 자아실현과 행복추구의 욕구다. 1~2차 산업혁명은 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됐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화와 SNS로 사회적 욕구가 해결됐다. 이제는 건강과 생명 연장 및 자기실현과 행복추구라는 좀 더 고차원적인 욕구를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등의 첨단기술로 충족시켜 내고자 한다고 본다.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이 이뤄지는 진정한 단계가 4차 산업혁명이다.
디알텍 역시 이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X-레이 디텍터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고자 한다. 성능을 혁신하고 조기에 질병을 진단해, 인류의 건강을 지킴과 동시에 생명공학 분야에 그동안 축적된 진단영상기술을 융합해 질병 치료와 생명 연장, 그리고 인류 행복을 달성하고자 한다.

-4차산업 제조업 분야의 꽃은 스마트팩토리다. 디알텍은 현재 어떤 단계인가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제조업의 일반적 개념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스스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능화 공장을 뜻한다.
디알텍은 기술적인 노하우가 필요한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라서 아직 덜하지만 적용은 하고 있다.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생산관리시스템(MES)과 전사적자원관리(ERP) 같은 생산·경영 시스템과 연동시켜 사용하고 있다.
디알텍에서 하고 있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실험계획법’이다. 공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9개가 있다고 하면 한 요인당 4번씩 실험을 하면 총 8000번이 넘는 실험을 해야 하고 10년도 넘게 오래 걸린다. 이것을 18회 정도의 최소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6000회에 버금가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실험계획법이다. 대기업에서조차도 잘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기법들을 적용해 스마트한 공정 개발과 생산체제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선 R&D 투자가 전제된다. 디알텍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어떠한가
▶디알텍은 전 직원의 3분의 1이 연구원일 정도로 연구인력 비율이 높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혁신과 차별화를 통해 타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기술적 진입장벽을 쌓아 나가는 것이 디알텍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다. 디알텍은 기존 제품의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의 14% 정도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하고 있다. 이는 현재 같은 산업에 있는 경쟁사보다 높은 비율이지만(Varex 2017년 R&D 비중11.2%, 뷰웍스 11.0%, 레이언스 5.93%) 이런 선행투자가 제품의 탁월성과 기술경쟁력 차원에서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디알텍은 의료진단기기 업체이기 때문에 의료정책 변화에 민감할 것 같다. 문재인 정부의 의료정책에 대해 업계는 어떤 반응인가
▶우선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고 디알텍에서 판매하고 있는 인체용 X-레이 디텍터의 경우 이미 1차 건강검진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책으로 인한 수혜 여부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일부 임플란트 및 틀니 지원 활성화로 치과용 디텍터 수량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의 히든챔피언 기업들이 독일 히든챔피언 기업들처럼 장수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건은 무엇인가
▶정부와 기업, 학교와 연구소들 간에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는 산학연정 컨센서스와 기업 내에서 경영자와 직원, 주주와 타 이해관계자들 간의 신뢰와 협조가 잘 이루어져 오고 있는 점이 한국 기업들에게 특히 부러운 부분이다. 여기에 기업의 오랜 기술경쟁력과 안정적인 품질을 기반으로 한 명품화 브랜드 전략 또한 일류 장수기업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여러 이해관계자들 간에 동반자적 협력과 신뢰관계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이고 성숙한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신뢰받을 수 있는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는 것이 일류 장수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한다.

-디알텍의 경영 목표는 무엇인가
▶디알텍은 C&C(Communication and Consensus, 소통과 공감대)를 가장 중요시한다. 항상 이메일 하단에 이 문구를 넣고 있다. 전 구성원에게 회사 경영 내용을 다 공유하고 스톡옵션제도 역시 디알텍만큼 열심히 하는 곳이 없다고 자부한다. 우리 모두가 다 사장이고, 주인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원이나 사장만 잘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소통과 공감대가 바탕이 돼서 “고품질의 영상으로 클라이언트에게는 신뢰를, 고객에게는 건강을 증진한다”는 회사의 미션 달성을 위해 매진한다면 일류 장수기업이라는 목표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성현 디알텍 대표이사
現 디알텍 CEO
現 성남상공회의소 부회장
1963년 1월 10일 출생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
University of Washington MBA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