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사태 등이 북한에 주는 교훈

[강석승의 북한이야기]

미래안보전략연구원 강석승 원장입력 : 2018.05.15 17:27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작스럽게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의 주변환경은 북-중정상회담과 제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의 기반을 더욱 공고하게 다지는 가운데 이제 곧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및 당 중앙위 전원회의 등을 통해 “핵개발의 전공정이 다 진행되었고, 운반타격수단 개발사업이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필요없게 되었다”고 역설하면서 “풍계리의 핵실험장도 그 사명을 끝마쳤다”고 단언하면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공언하였다.

과연 북한의 이런 공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일까?

그 구체적인 윤곽은 5-6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서 나타날 것이나, 1945년 분단 이래 북한이 행해왔던 구태(舊態)를 조금만 유심히 관찰하고 분석해 보면, 액면(額面)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은 그동안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위장평화공세’를 수백번, 아니 수천번 반복해 왔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을 믿음과 신뢰만을 가지고 대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멀리는 동족상잔의 대비극이었던 6.25전쟁으로부터 ‘60년대의 ’1.21 청와대 기습사건‘, ’70년대의 ‘판문점도끼만행사건’, ‘80년대의 ’아웅산묘소폭발사건‘과 ’KAl-858기 테러사건‘, 그리고 ’90년대의 ‘무장공비침투사건과 잠수함침투사건’, 2000년대의 ‘천안함폭침사건’과 ‘연평도포격도발사건’ 등 이루 다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적인 대북제재와 압박, 이로 인해 더욱 극심해져만 가는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개과천선(改過遷善)의 심정으로 국제사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택할 수밖에 없는 북한정권의 복심(腹心)이 이런 전향적이고 전격적인 정책전환을 가져왔을 수 있다.

그러나 “인민들은 배부르면 딴 생각을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북한정권이 과연 개전(改悛)의 정을 가지고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그들이 “체제보위의 강위력한 수단이자 최후보루”로 간주하는 “핵과 대량살상무기 포기”라는 단안(斷案)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적어도 북한만을 수십년간 연구하고 분석하며 평가해 왔던 대북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은 “순진스런 생각‘이라 단언하고 싶다.

바로 이런 가운데 이 지구상에서는 북한의 최근 행태와 관련하여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만한 사안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니,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리아사태와 쿠바 등에서의 정권교체 움직임이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자국의 인민들을 방패삼아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장기간에 걸친 폭압적 독재정치를 행해온 인물들은 하나둘이 아니다. 저 멀리 고대로마의 네로황제나 중국의 진시황제는 차치하더라도, 20세기에 접어들어서만도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독재자들이 명멸(明滅)하고 있다. 

1959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49년간 독재를 했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47년간 장기독재를 하였던 대만의 ‘장제스’ 총통, 46년간 독재를 행해왔던 북한의 김일성, 42년간 독재를 하다가 2011년 반군(叛軍)에 살해된 리비아의 ‘카다피’ 국가원수, 41년간 독재를 하였던 아프리카 가봉의 ‘오마르 봉고 온딤바’, 40년간 군림했던 알바니아의 ‘엔베르 호자’ 등은 유명(幽明)을 달리했거나 권력을 물려준 대표적 인물들이다.

반면,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는 독재자로는 39년째 독재정치를 행하고 있는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 대통령을 필두로 하여 카메룬의 ‘폴 비야’(35년), 콩고의 ‘드니 사수 응게소’(34년), 캄보디아의 ‘훈센’(33년),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32년), 이란의 ‘아야톨라 하메네이’(29년),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28년),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28년), 차드의 ‘이드리스 데비’(27년),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호몬’(25년), 그리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24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모두는 자국 인민들의 ‘피와 땀’을 대가로 하여 호의호식(好衣好食)을 하였거나 현재까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독재자들로, 북한의 김정일이나 김정은 역시 이런 반열(班列)에 드는 독재자임은 재론(再論)을 요하지 않을 정도로 그 행태가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런 사례를 반추해 볼 때, 미국 트럼프대통령의 전격적인 명령(4.14)에 따라 이루어진 시리아의 주요 화학무기시설에 관한 폭격문제가 일파만파로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을 각각 10여일과 1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그야말로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이 이루어진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공격은 반인륜적 전쟁범죄인 시리아정부의 화학무기사용에 대한 응징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3개국은 시리아내 3곳의 주요 화학무기연구 개발생산시설과 저장고를 대상으로 하여 폭격기와 전투기, 전함 등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105발을 발사하여 정확하게 명중시켜 초토화시켰다.

시리아내 화학무기시설만을 제한적으로 타격한 이 공격은 올해 초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거론되었던 이른바 대북 ‘코피작전’을 연상케 할 만한 것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세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 폭격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었던 ‘오바마’와 달리 화학무기 사용과 같은 반인륜적인 만행에 대해서는 결코 ‘강 건너의 등불’을 보는 것과 같이 결코 수수방관만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전세계 국가로부터 크나큰 지지와 성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3년에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에 대한 화학무기공격을 자행하여 1,000여명이 사망하였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그 어떤 응징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벌써 8년째 반군과 내전을 계속하고 있는 시리아가, 다른 어떤 자유국가도 아닌, 북한의 오랜 동맹국인 동시에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 또는 불량정권”으로 낙인된, 세계에서 몇 안되는, 자국의 인민들을 소돼지처럼 취급하는 반인륜적인 독재국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으로부터 핵이나 미사일부품, 그리고 화학무기 원료를 끊임없이 공급받아 왔다는 의심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폭격으로 인한 후과는 북한의 김정은정권에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알 아사드’ 대통령은 장남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로부터 전폭적인 비호(庇護)를 받아 34세의 어린 나이로 절대권력인 ‘대통령자리’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북한의 김정은위원장과 비교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정부군으로 하여금 수도(首都)인 ‘다마스쿠스’ 외곽지대인 ‘도우마’에 있는 반군들에게 두 가지 종류의 화학무기 공격을 자행토록 명령(4.7)하여 적어도 150명이 사망하고, 1천여명이 부상을 당하게 하였다. 더욱이 이런 무자비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인해 애꿎은 어린이를 포함한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세계여론을 들끓게 하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알 아사드’ 대통령은 화학무기 공격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공분을 더더욱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시리아 폭격은 지구상의 그 어떤 국가이든 자국인민을 대상으로 화학무기 사용을 비롯한 핵무기 공격이나 미사일발사 등 반인륜적인 만행을 저지른다면, 제2 제3의 시리아처럼 반드시 응징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비록 현재까지는 북한의 김정은정권이 ‘비핵화’ 용의를 밝히면서 대화에 전향적인 입장과 자세를 표명하고 있지만, 이것이 말이나 구호로만 그친다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국가들이 더 이상 손을 놓고 방관만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짙게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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