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1963년 이래 올해까지 55년 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온 국민의 귀감으로 삼아, 국민 애국심으로 승화시키고자 범정부 차원의 보훈행사가 전국적으로 추진돼왔다.

특히 올해 6월25일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 68주년이 되는 날로서 그 어느 때보다 나라 사랑과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된다. 6•25전쟁은 이념적•정치적•지리적•문화적으로 남북 분단을 고착화한 끝나지 않은 비극이다. 약 3000만 명의 남북한 인구 중 300만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유례 없이 잔인하고 격렬한 전쟁이었다. 유엔군 피해도 적지 않았다. 참전국 21개국(전투부대 16개국, 의료지원 5개국)의 인명피해는 전사 3만7902명을 포함하여 총 14만5312명의 전•사상자가 발생했다.

전쟁 피해 말고도 전쟁으로 인한 피란민이 323만 명 발생했으며, 전쟁으로 인한 이재민의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섬으로써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전쟁의 직접 피해자였다. 그런데 우리에겐 기억해야 할 희생자가 또 있다. 아직도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국군포로와 전쟁 중 강제 납북된 민간인 납북자가 바로 그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역사의 조난자라 부른다.

국군포로도 보훈 대상이다
우리 사회에 국군포로 문제가 이슈화된 것은 1994년 10월, 포로가 됐을 당시 육군소위였던 조창호 씨가 탈북해오면서부터다. 중국군에 포로가 된 날로부터 남쪽으로 탈출하는 것이 꿈이었던 조창호 중위는 우리에게 국군포로의 존재를 알리고, 2006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그 후 80명이 북한을 이탈하여 귀환했으나, 현재는 29명만이 생존해 있다. 1951년 6월25일 전쟁 1주년을 맞이하여 북한인민군총사령부가 밝힌 한국군 및 유엔군 포로는 10만8257명이었다.

그러나 휴전 후 귀환한 국군포로는 8000여 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많은 국군포로들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북한에 억류됐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4년 2월에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따르면 8만2000명의 한국군이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5만~7만 명의 한국 군인이 북한이나 북한 동맹국(중국)에 억류된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실제 1952년 스탈린-김일성-저우언라이(周恩來) 회담 기록에 따르면 “1952년 9월 현재 북한군이 잡은 국군포로의 수는 3만5000명이었으나 김일성은 휴전협정 시 전쟁포로의 수를 7500명으로 축소 발표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김일성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은 포로가 2만7000여 명이 더 있다”고 했다. 이 회담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사령원 펑더화이(彭德懷)도 “4만 명의 한국군을 따로 포로로 잡았다”고 말했다.

유엔의 북한인권위원회 보고서는 김일성과 펑더화이가 스탈린에게 보고한 숫자에서 송환자 수를 빼본 결과 최소 5만 명의 한국군 포로가 불법적으로 억류됐다고 추정했으며, 이들 중 약 500명이 생존하고 있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보고서는 국군포로들의 북한 내 인권 실상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히고 있다.

국군포로와 가족은 북한 계급 ‘성분’에서 최하위 계층에 속하며, 그들의 후손도 지속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국군포로들은 대부분 탄광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는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군 입대, 진급, 입당, 결혼 등에서 차별을 받으면서 부모와 같이 탄광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북한에 남아있는 국군포로 귀환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미 북한을 탈출하여 입국한 귀환용사들의 정착과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분명 보훈 대상이기 때문이다.

6•25전쟁 납북자 문제는 생사 확인부터
우리가 또 기억해야 할 역사의 조난자들이 있다. 바로 6•25전쟁 중 북한이 강제로 납북해 간 민간인들이다. 2006년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에서 밝힌 납북자 규모는 의용군을 포함하여 총 9만6013명이다.

1950년 12월1일 공보처 통계국은 최초로 납북자 명부를 작성했는데, 서울지역에서만 의용군을 제외하고 남자 2345명, 여자 93명 등 총 2438명이다. ‘6•25사변 피 납치인사가족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납치된 민간인들은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무원 328명과 법조계 88명, 교육계 113명, 언론계 79명, 실업계 391명, 의학계 10명, 예술계 20명 등 다방면의 저명인사들이다.

2014년에 발간된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인 납치는 북한 최고지도부의 승인 아래 북한군과 정보요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전 국립도서관(현 롯데백화점) 위치에 있던 정치보위부에서 주도했다고 한다. 전후 납북자 귀환 노력은 가족회(2000년 이후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로 새로 결성)가 중심이 되어 군사정전위원회, 국제적십자사, 유엔 등을 통해 이뤄져왔다.

민간인 납북자 문제는 현실적으로 ①북한에 있는 납북자의 생사 확인이 우선이고 ②한국에 남은 가족들의 명예 회복이며 ③과거 연좌제로 인한 피해 보상이 앞으로 대두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정부는 6•25전쟁 당시 민간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0년 3월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를 근거로 진상 규명을 위해 전쟁납북자 신고를 받아 명단을 작성하고, 관련문헌사료를 발굴하여 진상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관 건립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납북자는 남북한 당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정부는 법률 제3조에 명시된 전쟁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을 위한 정책 수립 및 시행을 위해 자국민 보호의무 이행 차원에서 끊임없이 북한에 제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기능이다. 더욱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국가는 국군포로와 전쟁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거 서독이 동독에 억류된 정치범 3만 명을 1인당 5000만 원을 주고 데려왔던 것처럼, 미국이 북한 지역에까지 가서 미군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국군포로와 전쟁납북자 문제에 적극 나섬으로써 호국보훈의 정신을 기리고, 애국심을 승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차동길 교수
단국대학교 공공인재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본 칼럼은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