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통일은, 대만과 중국 모델처럼

대한민국을 진단하다-안보(3)남성욱 고려대 교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06.02 10:05
편집자주머니투데이 <더리더>에서는 ‘대한민국을 진단하다’라는 코너로 6개월간 각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과 실질적인 진단을 한다. 2월 경제 분야를 시작으로 정치, 교육, 외교, 안보, 문화의 세계적인 흐름과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읽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편집자

▲(왼쪽)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겸 통일외교학부 교수와 (오른쪽)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지난 두 달 사이 남과 북은 이전의 10년보다 훨씬 많은 일이 벌어졌다. 몇 달 만에 남북 냉전시대를 건너뛰는 눈부신 장면들을 연출했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기도 했고, 두 손을 맞잡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이후 SNS에는 각종 패러디가 넘쳤다. 김정은에 대한 네거티브 일색에서 ‘김정은식 유머’와 ‘평양냉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광폭 행보도 그간 우리 외교에서는 볼 수 없던 주도적인 모습이었다. 흡사 독일 통일이 가까워진 순간의 외교패턴을 리메이크하는 듯 주변국들의 이해와 합의를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끌어냈고, 뒤이어 북미 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상승한다. 개헌 불발과 경제침체, 국정 인사 기용의 실패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율을 끌어내릴 쯤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그간 어떤 대통령도 만들어내지 못했던 그림이 실마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남북 고위급회담 무산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역시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추진 쪽으로 가능성이 기울고 있다.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치렀지만 북한 비핵화까지의 여정은 가시밭길이다.


일장춘몽으로 끝나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남북관계를 진단하고 향후 안보의 정책 방향을 예측해 보고자 <더리더>에서는 두 명의 전문가와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은 5월24일(목)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겸 통일외교학부 교수와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이 참석했다. 진행은 <더리더>의 임윤희 기자가 맡았다.
*남성욱 교수(이하 남), 문성묵 센터장(이하 문), 임윤희(진행)로 표기한다.

◇통일은, 대만과 중국 모델처럼

진행 : 최근 기업들 만나보면 남북경협에 대해서도 준비가 많이 진척되고 있다. 경협을 포함해서 비핵화 이후 가장 중요한 후속 조치는 어떤 것이 있나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사진=머니투데이

문 : 북한은 비핵화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도 경제협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 같다. 문 대통령도 대북정책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잘 돼야 한다. 그래야 작년에 있었던 베를린 선언 등이 훌륭한 것이었다라는 평가가 뒤따라 올 것이다. 그런 마음을 김정은이 읽고 문 대통령에게는 평창의 성공 개최 선물을 주고 4.27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선물을 줬는데 우리측에서 달라진 것도 없고 크게 주는 것도 없으니 브레이크를 건 게 5.16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라 본다.


핵 문제가 진전이 이뤄지고, 대북제재가 풀려야 남북 경제협력도 가능할 것이다. 개성공단을 움직일 철도, 가스, 통신 등 기업들이 준비하는 것들도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북한은 개성공단 재개도 원하고 있지만 정권과 체제를 흔들 전면적인 개방과 교류협력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남 : 경협은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어렵다는 뜻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제재니 비핵화니 이런 것은 나중 생각이고, 지금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다. 우리는 시장에서는 더 이상 과자가 안 팔린다. 백화점이 안 된다. 마트가 입점할 장소가 더 이상 없다. 기업들이 자기 분야가 워낙 어려우니까 시장개척 차원에서 준비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할 일은 기업인들이 시장개척하고 돈 버는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기업인들의 준비와 대책은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너무 일찍 가면 통행료가 많이 든다. 너무 늦게 가면 선점을 놓친다.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게 중요하다.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 유지가 우선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개혁 개방에 부담이 있다.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북한이 배웠으면 좋겠다. 같은 사회주의 했던 나라로 베트남은 대단하다. 전쟁에서 미군에 의해 엄청난 살상이 있었지만 쇄신정책하면서 미국을 인정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항공모함이 베트남에 내렸다. 물론 결정적으로 베트남은 3대 세습이 없지만 북한의 시장 개방이 하노이 모델을 답습하길 바란다. 베트남처럼 국민들을 먹여 살리면 북한 김정은은 영원히 국가의 지도자로 남을 수 있다.
진행 :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길을 선택하면서 통일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고들 하는데 ‘통일’이 가능한 이야기인가


: 통일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통일도 시나리오가 몇 가지 있을 수 있다. 합의에 의한 통일, 북한이 급격한 붕괴를 하게 되면 흡수하는 통일, 다음으로 전쟁에 의한 통일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결국 북한을 변화시키고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주의 체제 통일이 되길 바란다. 그런데 정부는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북미 정상회담도 잘 안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제사회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간 김정은 체제가 강력한 공포정치와 정보 차단으로 유지했지만 그게 얼마나 갈 수 있겠나. 이런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시간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어느 시점에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 같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겸 통일외교학부 교수/사진=머니투데이

: 대만을 살펴보니 1년에 오고 가는 본토 사람이 800만 명에 달한다. 101 타워가 평일에 줄이 100m다. 가오슝에서 중국 본토로 가는 비행기가 일주일에만도 850편이다. 1만여 명의 비즈니스맨이 왔다갔다 한다. 이 정도면 사실상 통일이다.
한국은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일본 GDP정도로 4만5000달러는 돼야 한다. 아직 빈부격차가 심해 한류를 북한에 불어넣기엔 역부족이다. 4만 5000달러가 되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다. 그럼 평양에서 ‘남한 따라하기’ 문화가 시키지 않아도 생길 것이다. 그때가 되면 대만과 중국의 모델처럼 될 것으로 본다. 문화가 역전되면 교류라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아이템이 된다. 경제학자들한테 물어보면 2%대 성장으로 4만 5000달러까지 15년은 걸릴 것이라고 하더라.


지난번에 남북 하키단일팀 해봤지만 2030은 불공정 갑질은 못 참는다. 설문을 해보면 2030은 왜 똑같은 민족이라고 같이 살아야 하냐고 되묻는다. 2030은 남북관계를 기존의 5060이 보던 것과 다르게 본다. 남의 나라 콘셉트로 본다. 개탄할 만한 것인지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겠지만, 무리한 통합을 하면 되레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개성공단이 중단되기 전 임금을 한 달에 130달러 줬다. 남과 북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면 전처럼 줘가지고 되겠나. 아마 그들도 최저임금 달라고 할 것이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면, 독일은 통일 이후 서독이 동독을 20년 동안 서포트했다. 그렇게 한 건 서독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 13위와 130위가 만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도 좋지만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 비용을 적게 들이고 혜택은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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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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