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제재 해제, 北과 협력시점…경쟁 속 ‘경협’ 고민해야”

[한반도 대전환-전문가 진단]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최경민 기자입력 : 2018.07.04 08:57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사진=통일연구원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머니투데이 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북미가 관계를 정상화하면, 그 자체가 제재의 근거가 해소되는 과정”이라며 “유엔제재는 제재를 해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 미국의 제재가 남아있어도 본격적으로 협력 할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협에서 한국의 독점적 위치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북한이라는 시장이 모두에게 개방된다”며 “우리는 일종의 경쟁적 환경에서 남북경협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본 적이 없다. 이제 이런 고민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관계를 ‘경쟁’이 아니고 ‘협력’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북미 사이에는 언제든 오해가 생기고 불신이 생길 수 있는데, 오해를 풀고 신뢰를 형성하는 것에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 현재 프로세스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역진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패러다임이 ‘안보’에서 ‘경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핵을 해결하고 평화정착을 하는 것, 즉 안보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경제협력’이라는 것 하고 동시에 일어난다. 이게 선(先)과 후(後)의 문제로 접근할 게 아니다. 관계 정상화는 외교와 경제관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점차적으로 비핵화의 해결과정이 경제협력의 확대과정과 맞물릴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 경제는 곧 법적이고 제도적인 변화 이전에 움직인다. 상황변화에 맞게 준비하는게 필요하다.” 

-안보에서 경제로의 전환, 그 의미를 설명해준다면
▶“북한은 ‘동시행동원칙’을 강조한다. 비핵화의 과정과 일종의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제도개선 과정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그런 주장에 대해서 미국도 여러가지 비슷한 방법과 발언이 나온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면 제재는 유엔 제재가 있고 미국의 독자 제재가 있다. 그런데 이란핵협정 사례를 보면, 유엔 제재는 제재를 해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 미국은 훨씬 복잡하다. 단계적으로 될 텐데, 일정한 비핵화가 진전이 되는 일정한 시점에 유엔 제재를 해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게 가능하다, 미국의 제재가 남아있어도 본격적으로 협력을 할 시점이 될 것이다.”

-‘경제적 평화체제’ 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우리 정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남북경제협력 인식을 좀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남북경제협력은 안보적인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진했다. 안보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다른 국가들이 북한에 투자를 안 했다. 우리는 그 리스크를 감수했기에, 북한에 대해 거의 독점적으로 투자를 했다. 그게 지금까지의 남북경협이다. 그런데 지금은 한반도 차원에서 제재가 완화되고 있다. 안보문제만 논의되는 게 아니다. 북핵 해결과 전체 국제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독점적 이익을 추구할 수 없다. 이런 고민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중국도 결국 이 ‘경제’ 논의로 들어올 수 있을까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국의 참여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 북핵을 해결하는 것은, 일종의 동북아 지역의 질서를 바꾸는 과정이기에, 중국이 그런 차원에서 예민하게 대응하고 민감하게 대응한다. 결국에는 북핵 문제를 풀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달성한다는 것은 한반도 질서가 바뀌는 것이다. 동북아의 질서를 바꿀 수 있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한반도 질서가 바뀌는데 과거의 대립적 질서가 계속되면 결코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지금 미중관계는 협력보다는 경쟁으로 가는 관계가 적지 않다. 미중관계를 ‘경쟁’이 아니고 ‘협력’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외교적 노력을 우리가 더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 개방이 지렛대가 될 수 있나
▶“그렇다. 남북경제협력을 지금부터는 양자협력 방식 만큼, 다자협력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남북중 3각협력 사업도 적지 않고 남북러 3각협력 사업도 있다. 교통 협력 이런 부분들은 남북중 3각 협력으로 하는게 재원조달, 북한과 관계, 사업 지속성, 그런 차원에서 중요할 것이다. 남북중 3각협력이라는 것은 남북도 있지만 한중 협력도 중요하다. 북한에서의 한중협력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논의해야 할 것이다.”

-G2 대립이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경제적 평화체제는 이뤄질 수 있을까
▶“미중관계라는 게 일방적인 협력관계가 아니다. 협력과 경쟁이 섞여 있다. 사안을 둘러싸고 어떤 것은 경쟁을 하고, 어떤 것은 어쩔 수 없이 협력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 당연히 미중간에 경쟁적인 파워게임이 벌어질 것이다.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기에 긍정적인 과정으로 진행해야 한다. 평화체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해야 한다. 미중관계에서 ‘공통점’을 만들 수 있는가, 그게 바로 외교역량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의미는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의 문제다. 결국에는 남북경협이 필요한 북방경제에서 잠재성장률을 확충할 기회가 생긴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일종의 경제공간이 넓어짐으로 인해서 우리가 할 경제전략 내용과 범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은 하나의 ‘다리’라는 것이다. 해양과 대륙을 잇는 다리다. 북한이라는 다리를 건너서 대륙경제와의 접점을 어떻게 마련하는게 우리 경제의 미래가 될 것이다.”

-여전히 ‘힘과 힘’의 균형을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북아 지역의 질서를 바라보는 인식이다. 한미일 3각과, 북중러 3각 대립이라는 것은 냉전의 특징이다. 그게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가. 역사적 경험으로 보면 그것은 한반도 전쟁, 분단과 냉전의 힘으로 작동했다. 그런 질서에서는 평화와 번영을 만들 수 없다. 평화와 번영을 만들려면 대립이 아니고 협력이 돼야 한다.”

-현재 상황에 오기까지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평가해준다면
▶“톱다운 방식의 협상이었다. 톱다운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정상간 정치적 논의와, 실무차원의 기술적 협의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의 형성이다. 후퇴할 수 있는 가능성, 그런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미 사이에는 언제든 오해가 생기고 불신이 생길 수 있는데, 오해를 풀고 신뢰를 형성하는 것에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 현재 프로세스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역진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은
△강원 동해(1964년) △북평고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학사·석사·박사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제16대 통일연구원 원장

brown@mt.co.kr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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