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판 완전히 달라져…‘역류’ 속 연내 北 경협가능”

[한반도 대전환-전문가 진단]김준형 한동대 교수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최경민 기자입력 : 2018.07.05 09:40
▲강연하는 김준형 교수/사진=머니투데이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한 차례씩 머니투데이 the300과 인터뷰를 갖고 오는 가을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협’이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기에 선제적인 조치를 얼마나 내놓을지 여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협상장에 나선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제재를 해제하는 것에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제재 해제에서 더 훨씬 나가서 정상국가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조치에 따라 1년 내에 일부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북한이 향후 절대적인 친미나 친중 노선을 타기 보다는 균형외교를 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여기서 기존 3각 안보구도(한미일과 북미중)를 벗어나 한중일, 한미중, 남북중 등 다각적인 3자구도를 구축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주장했다. 중국 역시 주한미군을 인정하고 동북아 경제협력 구도로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세 차례의 북중정상회담이 있었다
▶“북한에 있어 북중관계 개선은 최악의 경우에 대한 보험이다. 북한 입장에서 손해볼 게 없다. 일단 북한에는 중국에 대한 우려가 있다. ‘중국이 강했을 때 한반도가 편안한 적이 있냐’고도 한다. 실제 김 위원장은 중국을 붙잡으려고 나선 장성택에 반대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했다. 이제 미국이 들어오니, 중국을 품어도 된다고 보는 것 같다. 미국과 손을 잡을 때가 됐으니, 중국과도 손을 잡아서 균형외교를 하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이 (미중 사이에서) 제재해제를 노렸다고 하는 것은 반만 아는 것이다.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했음에도, 제재만 해제하는 것은 ‘0’으로 가는 것이지 ‘플러스’는 아니다. 김 위원장의 뜻은 제재 해제에서 더 훨씬 나가서 정상국가로 가겠다는 것이다. 제재해제로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정세는
▶“앞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다자외교가 이어질 것이다. 일본이 문제이지만, 미국의 노선이 확실해지고, 북한의 비핵화가 확실해지면, 일본도 이 구도에 들어올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우 ‘돈을 안 내겠다’고 한 게 맞다. 미국은 국제 제재를 해제해 주는 것이고, 돈은 한중일이 내는 것이다. 북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중국을 끌어들여야 한다.”

-가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경협을 논할 환경이 조성될까
▶“미국 내부에서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와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목소리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조치가 20%만 이뤄지더라도 돌이킬 수 없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이 조금이라도 선제조치를 해주면 비가역적일 것이다. 미사일 시험장을 폐기하면 제재를 빨리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김 위원장이 초기에 선제적인 조치를 어느 수준으로 내놓는지에 달렸다. 그게 된다면, 제재를 예상보다 빨리 해제할 수 있다. 북한의 조치에 따라 바로 제재를 해제한다는 조건도 이미 논의했을 수 있다.”

-올해 내에 본격적인 경협이 이뤄지는 게 가능한가
▶“미국의 제재해제 시점 기간은 6개월~1년 내로 본다. 예전에는 1년이 핵사찰이 끝나는 지점이었는데, 북한의 양보에 따라 초기 해제가 될 수 있다. 유엔제재는 미국의 제재보다 해제가 더 빠를 수 있다. 9월 유엔총회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얼마나 양보하고, 미국이 받는지에 달렸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게임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간다는 전략적인 결정을 하고 핵병진을 폐기, ‘경제’로 나갔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이게 평화로 연결돼야 안보 문제가 약해질 수 있다. 안보를 강조해서 생존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소극적 안보의 차원이다. 적극적 안보라면 번영, 평화, 경제 이런 것을 포함한다. 소극적 안보에서 적극적 안보로 가는 큰 게임이 이뤄지는 중이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를 하겠다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다. 남과 북이 생각하는 수준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접점은 ‘적극적 안보’에 있다.”

-현재 마련된 ‘동북아 판’은 어떤가
▶“독특하다. 냉전의 마지막 시기이지만, 이 순간에 동북아 국제정치는 과거 질서적이다. 지정학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미중간 갈등이 그렇고 안보포퓰리즘이 그렇다. 미중일러 4강이 강력한 안보포퓰리즘을 내세운다. 강한 리더십을 통해 내부를 결속시키는, 스트롱맨의 시대다. 우리는 기존 질서의 마지막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그런 언밸런스함이 있다. 이런 질서 속에서 새로운 판을 짜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바람직한 방향을 잡은 것은 맞는데 쉽지 않다. 전체적인 조류는 역류이다.”

-역류의 주요 축은 G2 경쟁이겠다
▶“맞다. 야심적으로 말해보면 북핵해결이 이 역류를 바꾸는 출발이 될 수도 있다. 중국과 미국이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부딪치지 않는다. 미중간에 필연적으로 부딪친다는 것도 과장이다. 서로가 간을 보고, 부딪쳐보고, 테스트하는 곳이 동북아다.”

-현상을 극복할 구체적 방법이 있다면
▶“6자 전체에 다자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일단 소(小) 다자간 접촉을 굉장히 많이 해야 한다. 3자가 가장 좋다. 한미일과 북중러라는 전통적인 3자관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이슈별로 하는 것이다. 한중일, 한미중, 남북중, 그런 진영간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그물로 만들어서 4자, 5자, 6자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북한 경협이 매개체가 되겠다
▶“그렇다. 중국이 겁내는 것은 북한이 친미가 되는 것이다. 미국이 겁내는 것은 북한이 중국으로 가는 것이다. 북한이 잘하는 게 균형외교다. 절대적인 친미국가로는 안 갈 것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의 인프라를 종속하는 것은 북한이 바라지 않는다. 우리도 그것을 허용하면 안 된다. 한중일이 같이 가야 한다.”

-한중일이 북한 개발을 위한 공동의 펀드를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하다. 북한은 투자를 바란다.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돈이 들어가야 한다. 한중일이 경쟁적으로 하기 보다는, 펀드식이나 공동관리나 이렇게 들어가는 게 좋다.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게 이전 경수로 때처럼 찔끔찔끔 하는 것이다. 아마 초기에 대규모의 투자를 원할 것이다.”

-중국의 관심사는 주한미군 등이 아닌가
▶“중국에 대한 오해다. 북핵은 중국에게 일종의 종양이다. 이 부분이 치료된다는 것을 굉장히 반가워한다. 다만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중국은 주한미군을 어느정도 현상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미일 동맹, 사드 추가 배치, 미군의 압록강 배치, 이런 것은 못참을 것이다. 북한도 지나친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을 인정한다. 전체가 수렴하는 지점이 있다. 평화 공존이 될 때까지 평화유지군의 지위로 미군이 당분간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6자의 의견이 수렴된 적이 없다. 그래서 기회다.”

-이 상황에 올 때 까지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을 짧게 평가한다면
▶“기획 김정은, 제작 트럼프, 감독 문재인, 하하하”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강원 홍천(1963년) △연세대 △조지워싱턴대 석·박사 △미래전략연구원 외교안보전략센터 센터장 △한반도평화포럼 기획위원장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brown@mt.co.kr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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