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금을 지급하지 않는 계주, 배임죄가 성립될까

머니투데이 더리더 윤우진 기자입력 : 2018.08.10 15:12

A는 B가 운영하는 계에 가입하여 불입금을 성실히 납부해 오던 중 며칠 전 곗날에는 A가 계금을 지급받기로 결정되었는데 계주는 A에게 계불입금을 성실하게 납입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계금을 지급해주지 않고 금융기관에 예금을 해버렸고 A가 계주에게 계금을 지급하여 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주는 전혀 근거 없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계주에게는 어떤 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의무에 위반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형법 제355조2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그 사무를 처리하려는 원인이 법령에 의하였건 계약에 의하였건 또는 사무관리에 의하였건 상관치 않고 독립고유의 권한에 의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만에 한정되지 않는다. 타인의 보조자로서 사무의 처리를 취급하는 경우도 포함되고 처리하는 사무는 공적이냐 사적이냐를 묻지 않고 또한 꼭 재산상의 사무에 한정하지 않고 법률행위여야 할 필요도 없다.

‘임무에 위반하는 행위로써’란 본인과의 신임관계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말하고 신임관계의 취지는 계약의 내용, 법률의 규정 또는 관습 등에 기인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여 결정된다. 예를 들면 은행의 이사 등이 회수가망이 없음을 알면서 부실대출을 하는 경우와 같은 것을 들 수가 있다.

계주는 계원들과 약정에 따라 지정된 곗날에 계원으로부터 월 불입금을 징수하여 지정된 계원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계주의 이러한 의무는 계주 자신의 사무임과 동시에 타인인 계원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도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계주가 계원들로부터 월 불입금을 모두 징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에 위배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지정된 계원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정된 계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배임죄를 구성하게 된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혜안 형사전문센터의 황규련변호사에 의하면 “위 예시에서 A가 계불입금을 성실하게 납입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B가 주관적으로 A에게 계불입금을 성실하게 납입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계금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계주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러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실제 소송에서 계주가 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서는 서로 간 다툼이 있을 것이며, 정당한 사유인지 여부에 따라 계주의 형사책임이 문제된다.

따라서 B는 형사상 배임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민사상 A에게 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A는 민사상 B를 상대로 계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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