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용 어불도 청년회장, “귀어하려면 꿈보다 각오 필요 6개월만 버티면 희망 보인다”

섬마을 청년의 아주 특별한 스토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8.09.21 10:28
▲박람회에서 장승용 어불도청년회장(오른쪽)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2018년 귀어·귀촌 박람회’가 개최됐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어촌어항협회가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청년 어촌, 활력 바다’라는 주제로 예비 귀어·귀촌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박람회장 가장 앞쪽에 자리한 어불도 청년회 부스는 상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불도는 섬의 모양이 부처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전남 해남군 송지면 어란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줄지어 있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이 부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알아봤다. 귀어한 젊은 청년이 성공했다는 해피엔딩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장승용(45) 씨. 
장 씨는 “자신과 같은 사례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다만 “귀어를 막연히 꿈꾸지 말고 꼭 이겨내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번 와서 경험하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장 씨를 만나 그의 인생스토리를 듣고 성공비결에 대해 물었다. 

-어불도에서 나고 쭉 자랐나
▶“아니다. 어불도에서 태어났지만 고향 친구들처럼 젊은 패기로 20대에 서울에 올라와 이런저런 일을 많이 했다. 영등포 쪽에서 10년 정도 사업을 하다 실패를 맛봤다. 택배를 몇 년 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기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 정신 차리고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제도 조선소에 들어갔다. 나이 들어서 내려가니 텃세가 심해 힘들었다. 그러면서 사기도 당하고 인생에서 바닥을 치는 경험을 했다. 벌어도 답이 안 나와서 9년 전에 부모님이 계신 어불도로 다시 오게 됐다.”

-고향에 다시 돌아오니 주변 시선은 어땠나
▶“양식하는 자리는 한정됐는데 내가 들어가면 어촌계 사람들이 당연히 좋아하지 않는다. 부모님이 따로 주신 양식 자리가 있는 게 아니라 곱지 않은 시선을 헤쳐나가기 위해 동네 봉사를 시작했다. 조선소에서 용접하며 배운 기술도 여기 저기 쓰고 청년들도 모아서 동네 정화사업이나 방역, 쓰레기 청소 등도 하니까 동네 어른들이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마을청년회장을 두 번 지내면서 더 열심히 마을 일을 하니까 바다의 자리를 양보해줬다.”

-어불도에서 김 양식을 크게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욕심이 많아서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그 근처에서 김 양식을 제일 많이 하고 있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거는 다른 형제들이 받았고 나는 새로 진입한 거나 마찬가지다. 내려올 당시에는 김 시세가 좋지 않았다. 2년 정도 있으니까 수출물량이 터지면서 살 만해졌다.”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같은 과자지만 인기 있는 과자점은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김 양식도 마찬가지다. 과정은 같은데 자기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 그것은 발설하지 않는다. 어불도에서 그걸 깬 사람이 나다. 정보가 있으면 젊은 친구들과 공유하고 여러 실험을 해봤다. 노하우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결과적으로 3.3㎡의 면적에서 10가마 나오던 게 15가마가 나오듯 김 수확률이 늘어났다. ”

-김 수확은 얼마나 자주 하나
▶“벼는 추수를 1년에 한 번 하는데 김은 25일 간격으로 추수를 1년에 6번 한다. 그 나머지 시간에는 영양분 주고 물속의 미생물들을 죽이고 그런 관리가 대부분이다.”

-매출은 어느 정도 나오나
▶“평균 3억 원 정도다. 벌어들인 돈으로 김 양식에 다시 재투자도 한다. 개인적으로 하기 나름이다. 김이랑 전복 값이 좋아지면서 젊은이들로 시골이 시끌거리고 아이들도 넘친다. 육지 농촌을 다니면 젊은이들이 없는데 반해 어촌에는 젊은이들이 많은 편이다.”

-성공 비결을 꼽는다면
▶“이렇게 해서 성공할 것 같다 싶으면 공격적으로 나갔다. 과감하게 밀어붙인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장승용 어불도 청년회장

-어촌계에 청년은 어느 정도인가
▶“꽤 많은 편이다. 40대 후반부터 막둥이까지 하면 45명 정도 된다. 어불도 인구가 80여 가구 되는데 1가구에 평균 3명이 산다고 생각하면 240명 정도 된다. 그중 청년이 45명이면 섬치고는 많은 편이다.
도시로 나갔던 어불도 출신 청년들이 다시 내려와 살고 있다. 내가 처음에 왔을 때만 해도 젊은 사람들이 몇 명 없었다. 6년 전부터 30대가 급격히 진입하기 시작했다.”

-귀어·귀촌박람회에 나왔는데 어떤 것을 알리고 있나
▶“홍보 차원이다 오늘도 두 팀이나 상담하고 갔다.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어불도에서 극복했듯 이 노하우를 다른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다. 누군가 절실하다면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바다라는 게 살던 사람에게도 텃세가 있는데 어촌계 진입은 외지인들은 감히 상상도 못한다. 그런 분들을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모로 고민하고 있다.”

-도시와 시골의 장단점을 말해준다면
▶“어불도는 단점을 말할 것이 없다. 서울은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차가 너무 밀린다. 나 같은 경우엔 3형제가 다 어불도에 산다. 따로 살긴 하는데 섬에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옹기종기 모여 지낸다. 수가 적다 보니 서로 다 알고 정겹다. 8월1일에 집들이를 했는데 동네분들이 돌아가며 도와주고, 부녀회에서 도와주고 했다. 마을 분들과 각종 경조사를 함께 한다.

또 도시에서 가장 큰 문제인 스트레스가 시골에선 없다. 일이 전부 내 사업이다 보니까 의욕이 생긴다. 또 김 양식의 경우 11월에 시작해서 4월에 끝나는데 그 나머지는 쉬는 시간이다. 여행가고 싶으면 가고 삶에 여유가 있다.
아쉬운 건 초등학교가 휴교 상태다. 섬에 아이들 수는 충분하지만 배 타고 육지로 학교 간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좋은 교육과 훗날 육지에서 적응하기 쉽도록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육지로 학교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대규모 양식에 도전해 보고자 투자 유치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만 성공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김 양식에 도전할 수 있다. 수협의 도움을 받아 준비 중이다. 양식장이 부족한 사람에게 대여해주고 새로 진입하고 싶은 사람들을 쉽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내 이름으로 양식장을 만들어서 여러 사람에게 좋고 나도 좋은 그런 상황을 만들고자 한다. 그게 잘 되면 2차 가공까지도 생각 중이다. 5년 안에 생산 가공, 유통까지 책임지고 해볼 생각이다.”

-귀어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공적인 귀어를 위해 조언을 해달라
▶“대단한 각오 없이 마음으로 한번 해볼까 하고 오면 큰 오산이다. 육체적으로 한계를 느끼게 될 거다. 그 대신 6개월만 버티면 지낼 수 있다. 육지 생활과 다르게 배에서 지내야 하고 육체노동을 하기 위해 그 기간 동안 근육도 붙고 일하기 위한 원동력이 생긴다. 그때를 버티면 가라고 해도 안 간다. 가끔씩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들 그 기간에 버티지를 못한다. 귀어를 막연히 꿈꾸지 말고 꼭 이겨내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한번 와서 경험하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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