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차량화재·산불, 기후변화의 다양한 경고와 대응

[전의찬의 기후환경]

세종대학교 전의찬 교수입력 : 2018.09.10 23:00

뉴스 시간에 고속도로 한쪽에 시뻘건 화염을 내뿜고 서있는 차량을 보는 것은 거의 매일의 일상이 되었다. 특정 외국 회사의 차량에서 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국산 차량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차량 화재는 7~8월에 집중되고 대부분 엔진 출력이 높은 고속도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폭염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온도는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에 있는 백엽상 안의 온도이므로, 실제 우리 생활공간의 온도는 적어도 3~4도 이상 높다고 봐야 한다. 기상청 발표 온도가 40도라면, 가열된 아스팔트 도로는 50도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요즘 국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차량 화재도 폭염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올해 여름은 정말 더웠다. 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는 4000명을 넘어섰으며,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50명 가까이 된다고 하니, ‘살인적 더위’라는 말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의 대명사는 단연 1994년이었으며, 당시 평균기온은 25.4도였다. 올해 6월1일부터 8월15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25.5도로 1994년보다 더 높았다. 전국적으로 일평균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올해가 29.2일로서 1994년의 27.5일보다 더 길었고, 평년의 8.7일에 비해선 3배 이상으로 많았다.


이상고온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은 최고 47도까지 치솟았으며, 미국 LA지역은 48.9도, 텍사스는 45.5도까지 올라갔다. 일본도 금년 7월까지 열사병으로 125명이 사망하였고, 6만 명 가까운 시민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발생한 산불로 9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7월23일 발생한 산불은 8월15일이 되어서야 겨우 진화됐다.


기후변화에 관해 가장 권위 있는 기구인 IPCC는 2007년 발표된 제4차 평가보고서에서 ‘기후시스템의 온난화가 분명하다(Warming of the climate system is unequivocal)’고 명시했다. 2013년 발표된 제5차 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해 초래된 것이 확실하다(It is extremely likely (95%) that human influence has been the dominant cause of the observed warming since the mid-20th century)’고 밝혔다. 130개국에서 선정된 2500여 명의 기후변화 전문가가 6년간 연구한 결론이다.


지구의 위험한계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평균 2도 상승인데, 전 지구 평균은 이미 0.84도 상승했다. 이미 실현 온도상승 0.6도를 더하면, 우리에게 남은 여유는 5.6도에 불과하다. 비수가 턱밑까지 바짝 다가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생각보다 비관적이다. ‘파리협정’ 발효로 인류에게 한 가닥 희망은 남아있지만,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세계 각국의 이해가 첨예한 상태에서 ‘신 기후체제’가 잘 돌아갈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더구나 온실가스 배출 세계 2위이며, 유엔기후변화협약, 녹색기후기금(GCF) 등에 공여금을 가장 많이 부담하던 미국 트럼프 정부의 기후변화협약 탈퇴 선언은 상황을 더욱 암울하게 한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도 시급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약 100년간(1912~2008년) 온도 상승은 1.7도로서 전 지구 온도 상승보다 2배나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도시화 비율은 92%로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하며, 지구온난화에 추가해 도시화에 따른 열섬효과가 20~30% 추가된 결과이다.


최근 확정된 우리나라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은 기존 감축로드맵 배출전망치인 2030년 8억5080만t을 그대로 적용하고, 감축 후 배출량도 5억3600만t 이내로 기존(BAU 대비 37%, ‘15년 대비 22.3% 감축)과 같이 유지했다. 기존 로드맵의 해외감축분 11.3%(9600만t)는 이번에 4.5%(약 3800만t)로 축소됐다. 파리협정 채택 이후 국제탄소시장에 대한 가시적인 진행이 거의 없고, 신 기후체제에서는 모든 가입국이 온실가스를 감축의무로, 해외 감축분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참고자료로 통계만 내던 산림 흡수량을 감축량으로 포함하기로 한 것도 중요한 변화이다. 2016년 산림에 의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4650만t 정도이므로, 이번 감축로드맵 수정으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기존 감축로드맵과 비교하여 산업부문의 감축량이 BAU 대비 20.5%로 약 10%(4220만t) 증가하였고, 건물부문은 32.7%로서 약 15%(2870만t) 증가했다.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마른수건 짜기’라는 표현도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6.5%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부문의 참여 없이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공약 달성은 불가능하다. 건물부문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23.1%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잠재량이 큰 부문으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공약 달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산업부문의 경우, 석탄발전 축소와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수적이며, 건물의 경우에도 당초 계획대로 2025년부터는 모든 신축주택을 패시브하우스로 건축하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분야이다.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에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기후변화는 폭염, 차량 화재, 산불 등 다양한 경로로 인류에게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는 기후변화 현상을 완화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응능력 강화를 통해 전 지구가 응답해야 한다. 지구온난화현상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욱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야 하며,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도 선도하여야 할 것이다.


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환경계획학과 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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