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의남 ICT성능검증연구협의회 회장, ‘ICT 성능검증 체계화’, 경쟁력 제고

“아이디어·기술만 있어도 성공하는 중소기업 지원체계 마련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입력 : 2018.11.09 07:57

-국가 연구 개발비 20조원, 사업성과는 저조...‘성능 지표 체계화’로 성과 높일 수 있어

-기술·제품개발 결과물 ‘성능 지표’로 표현, 제품 스펙으로 이어져
-ICT성능검증, 연구개발과제 초기 멘토링으로 시행착오 방지로 및 정확한 결과 도출 도와
-‘성능 지표 체계화’ 절실,기업 연구개발 지원 부처들도 반드시 도입해야


현대인들은 휴대폰에서부터 가전제품, 자동차, 의류, 화장품,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린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 제품을 사용하고 소비한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어떤 요소를 우선 고려할까? 가격대비 성능이 좋고 보기에도 좋은 제품이라면 어느 소비자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저렴한 제품이라도 성능이 부실하면 구매하지 않을 것이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성능 보장만 확실하다면 아낌없이 그 제품에 투자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이러한 성능이나 기능 위주의 선택은 특히 IT제품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하드웨어는 성능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소프트웨어의 성능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측정방법이 다양해 사용자별 체감성능도 다르게 느껴진다. 최근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기본으로 탑재되고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인공지능까지 결합한 형태의 제품이 많아 이런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제품의 성능시험·검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ICT 제품의 성능을 어떻게 시험·검증할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허의남 ICT성능검증연구협의회장(경희대 교수)을 경희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나 이에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 KCL 협약식(사진제공=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를 소개하자면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는 올해 2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기술혁신개발사업 멘토기관으로 선정된 경희대학교 ICT 성능검증연구센터(센터장 허의남 교수),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ICT성능검증연구소(소장 배기태 교수), 충북대학교 SW시험검증연구소(소장 류관희 교수)가 모여 설립하게 됐다. 한국기업의 성공적인 ICT 시장진입 지원 및 ICT 기술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ICT 분야 성능검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경쟁기관들인데, 모일수 있었던 계기가 있다면
▶세 기관은 원래 ICT 시험 및 성능검증에 대해 관심 있는 관련 교수들이 모여 각 학교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연구적으로 보면 경쟁 관계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할수록 개별 기관에서의 연구에는 한계가 있었다. 성능 시험·검증은 그 자체의 중요성이야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신뢰성 있는 시험을 위해서는 지표를 얼마나 잘 정의하는가, 목표설정이 얼마나 명확하고 시험방법을 잘 정의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ICT 분야가 워낙 방대하기도 하지만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성능지표가 체계화되지 않아 시험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했고 어떻게 설정하고 시험하는지에 따라 성능 차이가 심한 점이 문제로 드러났다. 이러한 성능지표의 체계적인 발굴과 정리, 객관적인 시험방법의 표준화는 단일기관에서 진행할 수 없고 유관기관들이 힘을 모아야만 가능한 것이어서, 고민하던 차에 마침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뜻이 맞는 기관들이 협력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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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의 대표적 활동상황은 어떤가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업 ICT 연구개발과제의 성능지표를 객관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목표시장 기술 수준에 맞도록 멘토링하는 ‘IT 시장진입을 위한 성능지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연구결과물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에 맞는 규격 및 표준이 있는지, 적용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성능에 대한 지표가 잘 설정됐는지를 검증한다. 또한, 연구결과물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발 가능한 지표인지, 객관적인 지표인지 검증하는 역할도 한다.

성능지표 멘토링은 최종 연구목표의 세부목표 달성 여부 판단을 위한 동작환경 및 시험방법의 선정이 잘됐는지, 시장진입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수준을 목표로 삼았는지, 성공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서의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한다. 향후 공인시험이 가능하도록 시험항목을 기업 맞춤형으로 컨설팅하는 것이다. 기업이 요청 시 추가적으로 사업화 성공을 위한 시장분석기관 혹은 협력기관의 매칭도 가능한 연구과제멘토링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 기업 멘토링(사진제공=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들이 멘토링 프로그램을 반겼을 것 같다

▶이렇게 연구개발 시작과 동시에 중소벤처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국내 최초이다. 멘토링 프로그램 수행으로 기업이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성능지표를 잘 설정하였는지,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타깃 시장 진입을 위한 목표가 적절한지에 대한 검증이 과제 초기에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또한 연구개발 종료 시점에 객관적인 시험·검증이 가능할지에 대한 여부를 사전에 검토해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연구개발 초기에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개발할 수 있게 되어 제품개발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에게 필수적인 프로그램으로 호응이 컸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해당 성능지표를 만족시킨다는 것이 어떤 기술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를 초기단계에 파악해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기업 솔루션의 강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홍보를 위한 제품의 특징을 뽑아낼 수 있어 경쟁력을 명확히 내세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연구개발 종료 시점에 필요한 성능시험도 사전검증 기관의 자문을 통해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후속기술이나 연구에 대한 멘토링도 가능해 일회성 연구가 아닌 계속적인 기술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 기업들이 국가 연구개발 과제에 선정된 이후 연구개발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연구개발에 대한 필수 결과물은 어떤 것을 도출해야 하는지, 예산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 전반적인 과제수행에 대한 멘토링도 함께 진행한다. 기업에게 과제수행에 대한 부수적인 부담을 덜고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중 소벤처기업의 경우 국가 연구개발 과제 수행 경험이 많지 않아 절차 미숙, 행정 처리의 미숙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연구비 환수조치나 과제 참여 제재조치가 취해질 수 있어 과제수행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과제 초기에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이런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홍보해준 부분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정부 부처가 더 적극적이었다는 얘기인가
▶정부는 현재 연구개발 과제가 성공적으로 종료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워낙 과제와 수행절차, 수행하는 기관의 수 등이 많아 1:1 맞춤형으로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제를 선정한 후 성공적인 연구 진행이 바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 인프라의 일환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최초로 이번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도한 것이다.

특히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한 이후 중소벤처기업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경쟁력 있는 결과물이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제품 완성 이후에 사업화를 지원해주는 수동적인 지원에서 벗어났다. 연구개발 단계 초기부터 기업의 기술개발 경쟁력에 도움을 주기 위한 능동적인 개발지원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에 비해 훨씬 적극적인 접근이라 본다.

또한, 중소벤처기업과 대학의 산학활동 증진을 위한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중소벤처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대학의 전문 인력들이 채워주고,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해 기업의 요구사항, 애로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이후 실무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져 맞춤형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학이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 기업 멘토링(사진제공=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
-시장 진입 가능성과 기술 경쟁력이 성능지표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기술 및 제품 개발의 결과물은 성능지표로 표현된다. 개발목표가 명확히 정의돼야 기술의 수준이 표현될 수 있으며 이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성능지표이다. 명확한 성능지표 설정은 또 공인 시험·인증기관에서의 원활한 성능평가로 이어지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의 성능을 믿고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A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판매하고자 하는데, 휴대폰에서 A를 띄우는 시간, 즉 초기 로딩 속도가 얼마인가에 따라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로딩 이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기능이 작동하는 시간, 즉 반응속도가 얼마인지에 따라 성능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성능을 표현하는 지표들이 바로 제품의 스펙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즉 기술 경쟁력이 바로 성능지표로 표현되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개발 가능하고 객관적인 지표 설정이 중요한 것이다. 또한 타깃 시장의 현 기술수준 역시 성능지표로 나타나기 때문에 목표시장 진입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제품의 스펙은 곧 기업의 기술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성능지표가 향후 투자유치에까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곧 성능지표를 잘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이 명확하게 정의될 때 기업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 부분은 기업에서 검증하기 어려워 연구개발 전문가인 교수진이 멘토링을 진행함으로써 기업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 EKHUB 협약식(사진제공= ICT 성능검증연구협의회)
-ICT 분야가 다양하고 방대한데, 전문인력 확보가 가능한가
▶기존에 경희대학교 ICT 성능검증연구센터,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ICT성능검증연구소, 충북대학교 ICT 시험검증연구소의 대표 분야가 달라 다양한 영역을 커버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면서, 최근 ㈜이케이허브라는 전문가 매칭 기업과 협약을 맺어 외부 전문가들 유치가 한결 쉬워졌다. 특히 ICT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디자인 등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 유치에도 활로가 생겨 기업에 더 다양한 분야의 멘토링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도 협약을 맺고 과제 종료시점에 공인기관의 시험이 가능할지 여부를 사전에 자문을 받아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기관과 협력을 확대해나가며, ICT 분야 전반에 걸쳐 연구개발 초기부터 종료 시까지 체계적 멘토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성능지표 멘토링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먼저 시작해 진행하고 있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부처에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할 지원체계라는 점에 관련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비가 20조 원을 넘어가는 현 시점에, 연구개발비 대비 사업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지원의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도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멘토링을 지원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를 권장하고 싶다. 자체적인 판단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서 문제를 돌파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다른 시각, 다른 의견을 들어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협의회에서 기업 멘토링 외에 진행 중인 다른 활동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능지표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가장 절실했던 것이 성능지표 체계화이다. 현재는 관련 기술 전문가들이 직관적으로 성능지표를 설정하고 시험하는 형태인데, 이를 분야별·기술별로 체계화하여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체계가 갖춰지면, 어떤 기술에 대한 성능을 파악하면 현재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목표시장 제품의 몇 %에 해당하는 성능을 가지는지도 알 수 있게 되며, 사업화 성공 여부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에 맞게 목표를 설정해 제품을 개발하게 되면 시장성이 어느 정도 검증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계획 및 목표는 무엇인가
▶중소기업 중심경제 실현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업이 목표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한국 ICT 기술이 세계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성능지표와 시험·검증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연구개발 이전 단계에서도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기술적 애로사항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컨설팅을 진행하고자 한다.


허의남 ICT성능검증연구협의회 회장
-The Ohio University, Computer Science, Ph.D
-University of Texas at Arlington, Computer Science, M.S.
-부산대학교, 전산통계학, B.S.
-現 경희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정보처장
-現 경희대학교 ICT 성능검증연구센터/실시간 모바일 클라우드 연구센터장
-現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STC 부의장, SPG21, 22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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