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미세먼지 관리 강화 대책으로 이번엔 반드시 해결돼야

[전의찬의 기후환경]

세종대학교 전의찬 교수입력 : 2018.12.03 23:55

“한동안 뜸했었지 웬일일까 궁금했었지…” 문득, 7080시절 인기 가요가 생각났다. 보이지 않아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11월로 들어서자마자 불청객이 찾아왔다. 11월 3일부터 6일까지 강원과 영남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초미세먼지(PM 2.5) 고농도 사태가 발생했다. 6일 오전 호남권 101 ㎍/㎥, 중부권 76㎍/㎥, 수도권 72㎍/㎥ 등으로 환경기준인 35㎍/㎥의 2~3배 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오염이 발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미세먼지 주의보가 32회 발령되었고, 6일에는 수도권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국민들은 불안하다. 금년 5월 통계청에서 전국의 2만6000 가구에 상주하는 가구원 약 3만 9000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유해 화학물질, 방사능, 미세먼지, 농약·화학비료, 수돗물 등 총 6개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국민 5명 중 4명이 미세먼지에 대해 불안하다(82.5%)고 답했다. 라돈침대로 이목이 집중되었던 방사능(54.9%)이 그 뒤를 이었고, 가습기 살균제와 연관된 유해 화학물질(53.5%), 기후변화(49.3%), 농약·화학비료(45.6%), 수돗물(30.4%) 순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조명래 신임 환경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미세먼지와 4대강 수질, 라돈 등 생활 속 유해물질 문제 등 시급한 해결과제가 많다”라며 성과와 변화를 당부했다. 역시 미세먼지를 가장 시급한 우선과제로 언급한 것이다. 이에 화답하듯 며칠 후 열린 취임식에서 조 장관은 “…매년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현재 대책을 충실히 추진하는 것에 더해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이라고 생각하고 총력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1월 8일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 6월 ‘6.3 미세먼지 특별대책’과 2017년 9월 26일 발표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이은 세 번째 대책이다. 이번 강화 대책은 대도시의 주요 오염원인 경유차를 공공부문부터 퇴출 시키는 등 클린 디젤 정책을 공식 폐기한다는 선언과 함께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대책 시행 시 민간 기업과 시민들도 의무참여토록 한 것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현재 유연탄보다 2.5배 많게 부과되던 LNG에 발전부문 연료세를, 이번 대책에서는 정반대로 유연탄에 LNG보다 2배의 연료세를 부과한 것도 눈에 띄었다. 또한 ‘미세먼지특별위원회’와 ‘국가미세먼지종합정보센터’의 신설과 ‘동북아 청정대기 파트너십’을 통한 다자간 협력 강화도 기존 대책과 비교해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대책이었다. 이번 강화대책에는 그 외에도 여러 대책이 포함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대책이 동원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국가미세먼지종합정보센터’의 설치는 대단히 의미 있는 발전이다. 2000년 처음 구축된 대기정책지원시스템(CAPSS)은 외국에서도 부러워하는 국가 배출량 정보체계이다. 그런데 그동안 1~2명의 연구사가 담당하며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보센터가 제 역할을 하게 되면, 미세먼지의 직접 배출과 초미세먼지 2차 생성물질 배출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가 확보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향후 도입할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경우 미세먼지 대책에 따른 정량적 효과의 과학적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2019년 하반기에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 환경위성도 모델링의 정확도를 높이고 미세먼지 대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강화대책 중 국무총리 소속의 ‘미세먼지특별위원회’ 설치도 큰 의미가 담겨 있는 대책이다.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산업체와 공사장은 산업부와 국토부가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 초미세먼지 생성물질인 VOC는 시내 곳곳의 자동차 도장부스에서 배출되고 있지만 지자체의 협조가 없으면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하다.

도로를 돌아다니며 매연을 내뿜고 있는 자동차와 적재함을 제대로 닫지 않고 다니는 트럭은 교통경찰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이와 같이 여러 부처와 지자체의 관리가 필요하며, 개별적인 대책에는 전문가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통합 거버넌스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2차 생성에 관여하는 대기오염물질은 국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물질이다. 이에 따라 동북아 청정 대기 파트너십을 통한 다자간 협력 강화도 매우 중요한 대책이다. 11월 초 미세먼지 오염 발생 기간의 국외여건은 18~45%로 비교적 낮게 평가되었지만, 과거에는 70% 이상 되는 경우도 있었다. 중국을 비롯해 국외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관리하지 않고서는 미세먼지 오염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북한 등 6개국이 연구비도 공동으로 부담하고 연구 결과도 공식으로 인정하는 등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는 한·중·일이 운영비를 함께 공여하는 <동북아청정대기연구원>을 설립하는 것이고, 그 장소로는 한·중·일의 중간 지점인 제주도가 적절하다.

온 나라가 미세먼지로 뒤덮인 상황을 알기라도 하듯, 지난 11월 5일 영화 <인 더 더스트(In the dust)>가 개봉되었다. <인 더 더스트>는 유럽 곳곳에서 진도 6.7의 지진이 발생하며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파리에 지진과 함께 미세먼지가 차오르는 초유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가족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지진과 해일이 함께 온 쓰나미가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에 엄청난 피해를 준 것처럼, 자칫 지진과 미세먼지 오염이 동시에 덮친다고 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서울 하늘은 회색빛이지만, 미세먼지의 경각심을 알려주고 환경정책의 방향을 설정해주었다는 면에서 오히려 고마운 일이다. 다만 이런 정책 추진에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국민들의 불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조금 성급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러한 대책에 동참해야 한다. 정부를 믿고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면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이 함께하기를 희망해본다.


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환경계획학과 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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