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치공간, 공공이 짓고 주민이 발전시켜 늘 모여드는 ‘사랑방’

지역사회를 바꾸는 건축과 사람들-김혜숙 한내 지혜의 숲 지역아동센터장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18.12.12 08:30
▲한내 지혜의 숲/사진=윤준환 촬영
노원구 마들로에 자리한 작은 도서관이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인공은 ‘2017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과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한내 지혜의 숲’(연면적 359.37㎡)이다. 건축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2년간 휩쓸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제는 책을 보러 먼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건축은 도시와 밀접하게 연결돼 다양한 결과를 창조하는 도구가 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버려진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한다.

한내근린공원 초입에 들어선 한내 지혜의 숲은 공원과 아파트 밀집 지역을 다시 이어 주는 동시에 건축이 지역 커뮤니티를 살리는 도시 재생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주민들의 요청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면서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가 되살아나는 효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더리더>는 지역사회를 바꾸는 건축과 사람들을 주제로 ‘한내 지혜의 숲’을 이끌어 나가는 두 명의 리더를 만났다. 운생동건축사사무소의 신창훈 대표인터뷰에 이어 김혜숙 한내 지혜의 숲 지역아동센터장을 찾았다. 
▲김혜숙 한내 지혜의 숲 지역아동센터장

#김혜숙 한내 지혜의 숲 지역아동센터장
-한내 지혜의 숲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과정이 궁금하다 
▶여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도서관과 북 카페가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지역 아동센터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아이 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도서관 문화를 익히 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 됐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이용할 수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어떤 경험이 센터 운영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 복지관에서 방과 후 시설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8년 차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셈이다.

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늦은 나이에도 제2 의 인생을 위해서 악기를 배우거나 공부를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한내 지혜의 숲’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 직장을 다니면서 꿈꿨던 ‘성악’을 전공한 게 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그간 바리스타와 도서 활동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경험이 지금 센터에서 자원봉사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복합 커뮤니티 센터를 지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한다면
복합 커뮤니티 센터란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색깔과 다양한 형태의 시설이 한 공간에 함께 공존하는 형태다. 한내 지혜의 숲 같은 경우 지역 아동센터와 도서관, 북 카페와 커뮤니티 공간이 함께한다.

기본적으로 도서관이 중심이지만 거기에 방과 후 지역 아동들의 케어 센터 역할이 추가됐다. 주민들이 차 한 잔 마시며 책도 읽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즐기는 카페 공간도 활용도가 크다. 음악회나 다양한 강좌 등을 개최해 좀 더 많은 주민이 찾아오는 공간이 되도록 프로그램 구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건 무엇인가
누구나 머물고 싶어 하는 공간, 편하게 이용하고 애정을 담을 수 있는 마을의 ‘사랑 방’ 같은 공간이 되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처럼 단순한 도서 대출·반납 업무를 진행하고 조용히 앉아서 책만 읽는 곳이 아 니라 아이들의 발랄하고 활기찬 기운이 돌고, 마을 주민들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운영하고자 한다. 주민들이 자신의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통에도 노력 하고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미취학 아동들과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 읽기 프로그램,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DIY 프로그램, 센터 내 자원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한 도서관 투어 프로그램 등을 진행 중이다. 작은 음악회와 인문학 강좌도 준비 중이다.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문리버’란 타이틀로 사진전을 진행했는데 호응이 너무 좋아 정례화 할 예정이다. 이어 그 사진전을 바탕으로 드로잉 수업을 열어 엽서와 달력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사회 사랑방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한내 지혜의 숲에서 주민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지역공동체로서 한내 지혜의 숲이 발전해나갈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우리는 한내 지혜의 숲이 지역 내 문화가 중심이 된 복합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파트 단지가 많은 월계동에 변변한 문화 시설이 없는 게 사실이다. 우리 공간에서 작은 음악회나 영화제, 인문학 강좌 등을 개최해 주민들의 요구에 호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지역사회를 바꾸는 작은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공동체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혼자서는 힘들어도 함께하면 가능한 것들이 분명 있다. 마을 공동체 구성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요즘엔 ‘공공’의 이름으로 함께, 나누어 쓰는 것이 많이 있다. 나누어 쓰는 건 물건뿐 만이 아니라 공간도 포함된다. 소수의 몇몇 사람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다. 이 당연한 전제를 사람들은 잊고 사는 것 같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나부터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결국 좋은 공간을 만드는 건 그 공간에서 활동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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