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평·천혜금 대표, ‘미세먼지 태평시대’ 해답을 찾다

[농어촌은 지금, Jump-up]“식물 활용한 수직정원과 그린스쿨 확대 등 ‘자연’이 정답”

머니투데이 더리더 가현정 객원기자 입력 : 2019.01.28 11:26
▲좌측부터 전태평, 천혜금 대표, 그리고 가현정 객원기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더리더
‘가현정 작가의 명옥헌 초대석’ 스물일곱 번째 주인공은 충남 당진시 원당동에 위치한 ‘식물병원 초록에서’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는 전태평 천혜금 대표 부부이다. 대형마트가 위치한 도심 한가운데의 농공시설이 생경했지만,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심이 야말로 꼭 필요한 공간임을 알게 되었다.

고층 아파트 건물 사이에 자리 잡은 식물원은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였다. 상쾌한 공기로 가득한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몸도 마음도 순식간에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미세번지와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태평시대를 맞이하는 공간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전태평·천혜금 대표 소개
“전남에서 나고 자란 저와 달리 아내 천혜금 대표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 입니다. 우리 부부가 합심해서 농업회사법인 ‘초록에서’를 일구기까지 제가 노력한 부분은 미미합니다. 아내의 헌신과 사랑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고생을 모르고 자란 아내를 데려와 고생만 잔뜩 시키는데도 불평은커녕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용기를 북돋워줍니다. 때론 공동연구자로서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전태평 대표

“느림의 미학을 실현하자며 제게 귀농을 권유하는 것으로 청혼을 했던 남편인데, 막상 내려와 생활해보니 무척 바쁜 일상이더라고요. 이만하면 되었다 싶은 안정기에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남편 덕분에 여유로운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은 일찌감치 깨졌습니다. 대신 우리만의 속도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서울을 벗어나 생활하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천혜금 대표

가족 모두 원예 분야를 전공하셨다면서요
아내의 미모에 반해 청혼을 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정작 아내의 전공분야가 원예인지 몰랐습니다. 원예 분야 명문으로 정평이 난 서울시립대에서 환경원예학을 전공한 재원인 것을 밝히지 않은 채 묵묵히 저를 도왔습니다. 아내의 성실함과 겸손함에 또 한번 놀라고 감동했습니다.
저는 전남 나주시에 있는 원예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미래농업선도 고교로 지정받은 명문 고등학교입니다.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던 저는 원예 분야를 전혀 몰랐습니다. 입학하자마자 선배로부터 ‘물주는 것만 배워도 3년이 모자란다’는 말을 들었는데, 원예인으로 살아가는 지금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큰 딸이 전북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해서 우리 법인에서 함께 일하고 있으니 명실공히 우리는 원예가족입니다.

천혜금 대표님께 환경원예학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환경원예학은 원예식물을 대상으로 환경과 식물체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연구, 발전시키며 인간의 생활환경을 아름답고 쾌적하게 가꾸고 이용하기 위하여 원예식물과 환경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입니다. 현대 도시는 물질문명의 발전과 인간 활동에 의한 자연생태계의 파손, 각종 공해로 인한 도시민의 건강문제, 정서 부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 등의 모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시가 갖는 이러한 문제를 환경 원예학을 통해서 완화하고 해결하고자 원예식물의 기능을 이용한 도시 민의 정서함양, 건강 회복 및 유지에 대한 연구가 환경원예학의 주된 분야입니다.

이를 위해 각 연구 분야별로 식물을 이용한 환경정화, 환경보존, 도시토양, 오염토양 복원, 유전공학을 통한 식물 품질향상, 유전자 개발, 식물병해충 예방과 치료, 환경오염 내성 식물 육성, 도시화훼, 녹지 환경개선, 연중 무공해 식물생산시스템 개발, 도시정원과 그린 인테리어를 통한 도시미관개선 및 원예치료를 통한 도시인의 정서순화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21C 원예 산업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새로운 차원의 도시 원예 산업의 창출, 채소·과수 등 식품소재의 질적· 양적 생산체계, 환경화훼와 실내조경, 공원 및 자연녹지 관리 기술개발, 첨단 BT 산업과 관련한 식품 안전성 향상 및 신기능성 생물소재를 개발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을 위한 학문, 환경원예학

아내가 설명한 대로 환경원예학의 범위는 굉장히 광범위하지만, 결국 환경원예학은 인간 중심의 학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좋은 환경, 녹색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학문이 환경원예학입니다. 철저히 인간 중심에서 원예를 연구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한 편입니다. 많은 분들이 화분 하나를 구입하고 그 화분을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인해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원예가 부담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

원예 선진국은 꽃과 나무를 언제나 함께 하는 자연스러운 환경의 일부로 생각합니다. 우리처럼 특별한 상황에서만 꽃을 선물 하지 않죠. 꽃과 식물이 늘 인간의 삶에 함께하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도 덜해집니다.
왜 인간관계도 그렇지 않습니까? 어쩌다한 번 보는 사람은 서먹하기 마련이고 공식 적인 모임에서만 만나는 사람이라면 부담스럽죠. 늘 가까이서 지내는 사이라면 편안한 것처럼, 꽃과 식물이 늘 우리 삶 속에 자리하면 화분 하나 키우는 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건강한뿌리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전태평대표/사진=더리더

교실벽면을 숲으로 만든 그린스쿨

교실 안에 숲이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셨나요? 그저 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공기를 정화하는 데 특화된 식물들로 꾸민 교실벽면이라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겠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 과학원 농업연구관 김광진 박사와 함께 그린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교실 내 미세먼지가 심각하지만, 공기정화 식물을 2%정도 두게 되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데서 착안한 프로그램입니다. 식물이 1차 적으로 수직정원에 들어가게 되면 잎을 통해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을 먹고 뿌리에서 정화가 된 뒤에 수직정원에 설치된 팬을 통해 정화된 공기가 나오는 방식입니다. 초등학생들의 환경교육과 연관한 교육프로그램이라서 더 효과가 좋습니다.

그린스쿨의 놀라운 효과
정부혁신 과제인 미세먼지 제거 환경 프로젝트로 초등학교 교실에 공기 정화식물을 활용한 수직정원이 조성됐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교실 규모에 맞게 식물 배치를 고민하고 디자인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다 보니 만족도가 더 높습니다. 실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환경 친화적 태도는 8.8 식물 친숙도는 15.1점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물과 토양, 식물의 환경정화 등 교육과 체험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농촌진흥청은 공기정화식물을 활용한 수직정원의 환경 개선 효과와 학생들의 교과과정과 연계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벽을 숲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한가요
식물병원 초록에서의 에코월은 수직 정원용 벌집소재 종이벽(paper wall)에 식물을 끼워 넣는 방식인 블록 조경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개인이 원하는 식물을 식재해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예를 들면 계절마다 원하는 화분을 선택해서 벽에 꽂아둘 수 있어 편리하게 수준 높은 환경미화를 할 수 있습니다. 실내에 쾌적한 40~60%의 습도를 유지해 가습효과가 뛰어나며 생활 속 실내 미세먼지 제거 및 공기 정화에 효과적으로 실내 공기질을 개선합니다. 식물의 잎에서 52%, 뿌리에서 48% 공기정화를 하는데 일반 화분과 달리 종이벽 에서 잘 자란 건강한 식물 뿌리가 한몫하기 때문입니다.

고생을 사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직정원은 자동순환 관수 시스템으로 유지 관리가 편하며 자연광에 가까운 식물전용 LED를 설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 비싼 비용을 치르고 화원에서 꽃과 나무를 잔뜩 사다 놓아도 막상 바쁜 일상에서 꾸준히 관리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자연광에 가까운 식물전용 LED 시스템으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실내 환경에서도잘 자라기 때문에 꽃과 식물을 기르느라 고생할 일이 전혀 없습니다.

전문가의 역할은 누구나 쉽게 관리하게 하는 것
모든 사람이 다 전문가일 필요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일반인들이 원예환경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해주는 것이 원예전문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분 하나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책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화분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훌륭한 전문가는 가정에서 화분을 기르는 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을 잘 주지 못하고 빛이 잘 들지 않는 환경까지 고려해서 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화원을 운영하는 것이 화분 하나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님을 늘 강조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화원이름에 ‘식물병원’이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입니다.

미세먼지 태평시대, 해답이 있습니다

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미세먼지의 유해성은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자라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이기에 교실에서의 미세먼지는 심각합니다. 정부 차원 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그 일환으로 교실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합니다. 문제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면 미세먼지는 줄어들지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 공기의 질이 나빠집니다.
환기를 해도 산소와 함께 미세먼지가 유입돼 또다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은 바로 좋은 공기의 생성입니다. 미세먼지로부터의 태평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자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활용한 수직정원과 그린스쿨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합니다. 기계 산업에서만 답을 찾지 말고 농업분야, 원예업 분야에 해답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환경원예학은 인간 중심의 학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좋은 환경, 녹색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학문이 환경원예학입니다. 철저히 인간 중심에서 원예를 연구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현정 객원기자 gana0504@naver.com

PROFILE
가현정 객원기자
● 귀농인문학아카데미 대표
●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
● 법무부 인성교육, 독서치료 및 국방부 독서코칭 담당
● 대통령상타기 고전읽기 백일장 심사위원
● 경기도교육청 공모제 교장 심사위원
● 자유학기 진로체험 작가부문
● 은평대학 학과장 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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