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북한의 대내외 정책 전망’

[강석승의 북한이야기]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 강석승 원장 입력 : 2019.02.11 09:32

새해가 시작되는 매년 이 맘때 쯤이면 지구촌 방방곡곡에서는 개개인은 물론이고 기관이나 단체, 기업, 국가에서는 새롭게 나름대로 마련한 계획이나 목표, 청사진(靑寫眞)을 내놓고 어떻게 이행하고 실천할 것인가에 관해 총력을 집중하게 마련이다. 특히 200여개 국가 가운데 3대에 걸쳐 세습통치를 하고 있는 ‘북한’은 연초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최고통치자가 ‘육성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부문별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민들이 군중대회, 궐기모임, 독보학습 등에 참가하느라 매우 분주한 나날을 보내야만 한다.


 2019년, 북한의 대내외정책이 어떻게 수립되고 집행될 것인가 하는 로드맵(Road Map)은, 적어도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조선중앙통신(KCNA)과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등 전(全)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신년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 신년사는 최고통치자의 공식적인 교시(敎示)로 북한의 제2대 절대권력 세습자였던 김정일시대에는 “당보(로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명의의 공동사설”로 발표되었지만,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는 김일성시대와 마찬가지로 ‘육성신년사’로 환원되었다.


 올해 역시 예외없이 김정은에 의해 30여분에 걸쳐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발표된 신년사는 지난 2018년을 “당(黨)의 자주노선과 전략적 결단에 의하여 대내외정세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사회주의건설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역사적인 해”라 평가하는 가운데 2019년도의 구호 및 경제-정치-군사-정치-대남-대외분야 순으로 과업(課業)을 제시되었다.


 다만 과거와는 달리 김정은이 검은색 양복 정장차림으로 김여정(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창선(국무위원회 부장), 조용원(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수행하는 가운데 조선로동당사 집무실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소파에 앉아 원고를 들고 낭독(朗讀)함으로써 무언가 좀 더 젊고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준 점이 돋보였다.


 이 신년사에서는 대내적으로 ‘경제건설’ 집중노선하에 성과를 독려하고 대외적으로는 비핵화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대남, 대미관계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였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본다면, 우선 대내 경제면에서는 2019년의 구호를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로 제시하면서 ‘자립경제’라는 용어를 7번씩이나 사용하였다. 즉 “자립적 발전능력의 확대, 강화를 통한 사회주의건설의 진일보(進一步)”를 강조하는 가운데 경제부문에서는 ‘사회주의 자립경제’ 강화 및 경제발전 목표달성을 통한 ‘새로운 장성단계’ 이행을 강조하면서 국가적인 경제작전과 대책을 주문하였다. 이를 위해 전력부문에서 원자력 발전능력을 전망성있게 조성하고, 삼지연군 신설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조성할 것을 역설하였다. 이는 곧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던 자신의 발언인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제일가는 중대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력갱생으로 자립경제를 강화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의 조기달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김정은이 국영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자율권 확대, 협동농장에서의 포전담당책임제와 분조의 운용, 중앙급 5대 경제특구 및 지방급 22개 경제개발구를 지정하여 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적이 기대이하로 나타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 할 수 있다.


 대내 정치부문에서는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정세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국가제일주의를 신념으로 우리식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힘있게 다그쳐 갈 것”을 역설하였다. 즉 인민들의 사상적 공고화를 위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가운데 비도덕적 비문화적 풍조의 과감한 배격을 강조하였다. 이는 지난 해 11월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이탈리아주재 대리대사 조성길부부의 정치적 망명과 관련하여 제2, 제3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내부체제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내 군사면에서는 “군대는 사회주의건설의 전투장마다에서 계속 획기적 신화들을 창조해야 하며, 방위력을 세계 선진국가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가운데 노농적위군 설립 60주년(1.14)을 언급하면서 전투력 강화 및 군수공업부문의 경제건설 적극 지원 등 군(軍)의 경제역할을 강조하였다.


 이어 대남면에서는 지난해의 성과에 매우 만족함을 표시하는 가운데 남북의 합의사항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평화, 번영, 통일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 나가자”고 역설하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지대화, 협력-교류의 전면적 확대발전, 전민족의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의 적극적인 모색 등”을 주장하였다. 특히 “남측기업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영산(靈山)을 찾아보고 싶어하는 남녘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북과 남이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기로 확약한 이상 조선반도 정세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해야 할 것”을 주문하였다.

 
대외면에서는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는 것은 불변의 입장임”을 재확인하는 가운데 비핵화의 선제적인 조치들인 핵물질이나 시설의 신고, 검증, 파기 등과 함께 미국측에 대해 부분적 또는 전면적인 경제제재의 해제를 포함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연기,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미국인 북한여행 금지 해제, 테러지원국 해제 등 ‘상응(相應)한 행동’을 강조하면서 북미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였다. 특히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을 강변하면서 미국의 대통령과 “언제든 또다시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역설하였다. 그러면서도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위협하기도 하였다.


 이런 신년사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북한의 내부정세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극심한 경제난이 극복되기는커녕 더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짙게 시사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代案)으로 남북한간의 경제교류와 협력, ‘비핵화’를 명분으로 한 미국과의 제2차 정상회담을 통한 돌파구 마련 등에 진력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런 차원에서 김정은은 신년 벽두 3박 4일 일정으로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제4차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가운데 ‘정상국가적 이미지’ 창출을 통해 외자 및 기술유치에 힘써 나가는 한 해로 장식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3.1독립운동’ 및 상해임시정부 수립 10주년을 맞는 올해를 보다 뜻깊게 맞이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가운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여러 방안과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즉 8천만 동포들이 남북한을 자유롭게 오고가며 언제든 교류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5.24조치’의 해제문제 등을 비롯하여 남북한관계의 동력(動力)을 한층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배가함으로써 북한당국이 “굳게 닫아놓았던 철(鐵)의 장벽”을 걷고 당당하게 걸어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강석승  
사단법인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장  
행정학 박사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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