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식 대표(순천향송화버섯농원) “빠른 변화에 적응하고 성공하려면 젊었을 때 귀농해야”

[농어촌은 지금, Jump–up]송화버섯으로 일군 향기로운 귀향

머니투데이 더리더 가현정 객원기자 입력 : 2019.02.26 19:02
▲장범식 순천송화버섯농원 대표가 버섯을 보여주고 있다.
‘가현정 작가의 명옥헌 초대석’ 스물여덟 번째 주인공은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 위치한 ‘순천향송화버섯농원’ 을 운영하는 장범식 대표다. 순천은 하늘이 내린 청정자연과 생태환경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에 더불어 풍부한 역사와 문화 자원, 맛있는 음식 등 가진 것이 참 많은 도시다. 환경오염이 심화되는 오늘날, 지속가능한 자연 순환 농법을 꿈꾸며 귀농을 계획하 기에 딱 좋은 곳이기도 하다. 순천향농원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모후산(母後山)은 ‘어 머니 품속 같은 산’이라는 뜻을 지녔다. 동북천과 주암호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마치 길을 안내해주는 것처럼 신비로웠다.

향이 좋은 송화버섯을 재배하며 즐겁고 행복한 삶터를 가꾸는 장범식 대표의 향기로운 일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소개를 부탁드려요 
▶“순천에서 나고 자랐지만 대학진학을 계기로 서울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의 전공분야는 농업과 전혀 무관합니다. 다니던 직장 또한 건설회사여서 지금 하는 버섯 재배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멉니다. 정년퇴직을 하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 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생각을 미처 하기도 전에 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다니던 건설회사가 업계불황으로 갑작스레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바람에 조기 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힘든 시기여서 다른 건설회사로 재취업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고민하다 귀농을 결정 했습니다.”

-고향이라서 귀농지를 순천으로 선택 하신 건가요 
▶“귀농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고향 순천으로 갈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귀농지역부터 선정하기보다는 어떤 작 물을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 작물에 맞는 환경 조건이 우수한 곳을 귀농지로 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특정지역에 꼭 귀농을 하고 싶다면 그 지역에 가장 잘 맞는 작물이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한 후 작목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환경의 영향을 밀접하게 받는 것이 농업이기 때문에 단순히 어떤 작물이 돈이 된다, 어느 지역이 귀농하기에 좋고 지원이 많더라는 남의 말만 듣고 결정해서는 안됩니다. 자신이 직접 철저하게 조사하고 배우고 나서 작목과 귀농지를 선택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내 고향 순천을 귀농지로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속 가능한 자연 순환 농법으로 농사짓기 적절한 청정지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순천은 정원도시이자 친환경 생태(Eco) 도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래 농업의 방향은 친환경적이고 생태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기에, 더더욱 친환경 농사가 가능한 지역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생태가 살아 있는 곳이 아니었더라면 고향이라 해도 순천으로 귀농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고향으로 귀농을 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다 아시는 분들이고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알게 모르게 고향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여러 면에서 고향 귀농의 좋은 점이 참 많아서 예비 귀농인들에게 조언을 할 때, 자신의 고향을 먼저 생각해보라고 권유하곤 합니다. 자신의 고향에서 농사가 잘되는 작물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젊은 나이에 고향으로 귀농하셨기에 더 수월했는지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도시에서만 줄곧 생활을 했기에 전남 순천 출신 임에도 귀농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 용감해진 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느 정도 농촌 사정을 안다고 생각했기에 더 쉽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농촌생활에 대한 환상이 없었던 만큼 귀농을 하기 앞서 더욱 철저하게 조사하고 연구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도시 에서만 생활하며 살다가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낭만을 떠올릴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의반타의반으로 젊은 나이에 귀농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귀농은 젊을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옛날처럼 농사나 지을까라는 생각만으로는 성공할 수없는 시대입니다. 그저 농사만 열심히 짓는 1차 산업에 머무르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미 6차 산업으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1차 산업(농, 수산업)+2차 산업(제조업)+3차 산업(서비스업)을 융합하여 복합 산업공간을 창출하는 산업이 바로 6차 산업입니다.
이제는 농사를 지어 가공하고 판매하는 것까지 농부가 스스로 해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을 이루고 성공하려면 젊었을 때 귀농하는 것이 좋습니다.”

-송화버섯이라는 이름이 생소한데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송화버섯은 이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편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송화버섯이라는 단어를 넣어도 많은 정보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 지식백과사전에도 등재 되지 않을 정도로 신품종이기 때문입니다.
표고버섯의 한 종류이지만 값비싼 송이버섯 향이 어우러져 ‘송화버섯’이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1년 즈음에 표고버섯의 원목나무에서 10% 정도 생긴 돌연변이를 활용하여 백화고를 개량해 만들었다고 해서 ‘신백화고’로 불리기도 합니다. 향긋한 향기와 고기를 씹는 듯 쫄깃한 식감을 가진 데다 갓과 대를 모두 먹을 수 있어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습니다. 일례로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송화버섯 시식 코너를 운영하면 굉장히 많은 사람이 몰려들고, 직접 맛보신 분들은 꼭 사 가신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송화버섯이 잘 알려지고, 인기 또한 더욱 높아질 겁니다.”

-송화버섯의 품질을 정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송화버섯의 품질은 자연환경이 결정합니다. 농부들이 정성스럽게 키우는 버섯이 자라는 환경 중 대한민국 어디든 좋지 않은 곳이 없겠느냐마는 순천시 주암면은 늘 푸른 하늘, 해맑은 햇볕, 숲속 향 가득 머금은 청명한 바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별빛이 가득합니다. 제가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윤동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처럼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그리고 순천향 송화버섯’이 라고 늘 강조합니다.
그늘진 곳에서 키우는 다른 버섯 종류와 달리 햇볕과 바람, 별빛으로 자라는 송화버섯을 위해 최첨단 환경 재배시스템을 구축 했습니다. 패널 방식의 온실천장은 햇볕이잘 들도록 남향으로 15도쯤 기울게 구조화했으며 햇빛 투과판을 설치해서 더욱 온실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구조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온실을 운영하는 비용이 좌우되기 때문에 처음 시공할 때부터 무척 신경을 썼습니다. 햇볕이 온실 안으로 따뜻하게 스며들고, 외부의 공기를 청정하게 순환시킬 수 있도록 생육환경에 최적화된 과학적인 통풍시스템이 작동한다. 창문을 통한 통풍은 공기가 순간적으로 머물면서 이산화탄소 등 유해한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온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배제시켰습니다.”

-상품의 어떤 부분에 승부를 걸었는지요 
▶“생육환경부터 재배 및 품질관리, 상품 분류, 배송포장까지 도시소비자 들이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철저하게 도시 소비자를 연구해서 반영했습니다. 순천향 농원의 외부와 내부, 어디에도 쓰레기 등 눈에 거슬리는 불편한 것들이 보이지 않는 것에 놀라시는 분들이 많습니 다. 불순물이 없을 정도로 쾌적하고 깨끗하여 방문하시는 분들마다 좋은 환경이라며 칭찬을 해주십니다. 하지만 다른 농가들 모두 청결함을 우선으로 해주시는 것이 맞습니다. 농산물을 배송할 때 누구나 활용하는 스티로폼 포장 상자이지만 자세히 보면 저의 꼼꼼함을 숨기지 못한 채 드러나 있습니다. 정결하게 정리된 직사각형의 외형박스와 구멍이 격자구 조로 뚫린 내부 덮개는 배송 중에 혹여 발생할 수도 있는 버섯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입니다. 한여름 신선 배송을 위해 아이스팩을 함께 넣는데, 냉기가 버섯에 직접 닿지 않도록 내부 덮개를 하나 더 제작 했습니다.”
▲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신뢰성을 더하여 최상급 품질의 버섯을 키우다 
▶“재배과정 또한 고객과의 신뢰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버섯 재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배지는 중국산을 쓰지 않고 100% 국내산만 사용합니다.
수분을 공급하지 않고 키우는 것이 최고의 비결인데, 수분으로 재배하면 쫄깃쫄깃한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고집스럽게 신뢰를 키우는 저만의 재배비법이라고 하기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투명한 갈색 빛과 거북등처럼 갓 문양이 나타나는 향기롭고 식감 좋은 최고 등급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날마다 심혈을 다하여 버섯들의 생육과정을 지켜보고 하나씩 하나씩 솎아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무농약으로 인증을 받은 후 지금까지 확실하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귀농 3년 차 성공을 거두게 해준 원동력은 어떤 것인가요 
▶“순천만국가정원 관광객 1천만 명 시대의 이점을 살리고 순천의 이미지가 청정 브랜드로 가치있는 데다 송화버섯의 향내를 상징하는 의미로서 ‘순천향 농원’을 작명했습니다. 브렌드 네이밍의 중요성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잘 알 것입니다. 순천을 대표하는 송화버섯 향이 가득한 농장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작명에 신경을 썼습니다. 무엇보다 귀농이 잘 정착되려면 농사를 짓기 전 이미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귀농에 대해 배웠던 송화버섯 유통회사에 50% 이상 납품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직거래를 위해 네이버 푸드 윈도에 입점했으며 SNS, 블로그 등도 차분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한국농수산대학교 외래 강의를 담당하는 권용근 박사님이 개설한 ‘밤을 잊은 농부들’이라는 모임에서 순천지부 회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여 매출 신장을 돌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재배기술 혁신, 체험시설 설치 등도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입니다.”

-꿈꾸는 삶은요 
▶“가현정 작가님이 최신간 <귀농인문학>에서 말했듯이 농촌은 사람 사는 공간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농촌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거나, 현실을 모른 채 동경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농촌에서 살아도 행복하고 즐거운 삶터를 일굴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고 싶다면 너무나 거창한 걸까요? 정부에서도 지역 인구를 늘리고, 지역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지원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건 바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저처럼 농촌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정책의 방향입니다.”

PROFILE
가현정 객원기자
● 귀농인문학아카데미 대표
● 한국독서치료학회 이사
● 법무부 인성교육, 독서치료 및 국방부 독서코칭 담당
● 대통령상타기 고전읽기 백일장 심사위원
● 경기도교육청 공모제 교장 심사위원
● 자유학기 진로체험 작가부문
● 은평대학 학과장 교수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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