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문재인 정부 위기는 침묵하는 민주당으로부터 온다”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한지연 기자 입력 : 2019.03.28 10:45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시장의 본성, 그 순리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도와주는 길이다”

자유주의와 시장 경제 수호를 역설해 온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의정활동 소신이다. 전 의원은 “사회적 이슈가 터지고, 공분이 들끓을 때 (이것을 달랠) 가장 쉬운 방법이 입법 만능주의다”라며 “근시안적 생각으로 내놓은 규제 일변도의 해답은 오히려 세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가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속성을 거스르는 규제와 법안을 최대한 막아내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보수의 잔다르크’라는 그의 별명이 새삼 실감 났다. 

전 의원은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으로 2016년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영입했다. 전 의원은 “자유경제원은 ‘자유가 세상을 발전시킨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한 우파의 싱크탱크이자 액션탱크였다”며 “영입 제안을 받고 ‘밖에서 주장하던 것들을 안에서 직접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정치권에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곧은 소신대로 전 의원은 ‘반대’에 거침이 없다. 일명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표결 당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2월 27일 재적 의원 185명 중 찬성 165명, 반대 1명, 기권 19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때로는 여론의 거센 반향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반대'가 가지는 효과와 의미를 믿기 때문이다.

산안법 개정안은 산업 현장 내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법안으로, 하청 노동자의 안전 책임을 원청에 묻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하청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24살의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해당 법안 처리는 급물살을 탔다.

Q: ‘김용균법’ 반대로 여론의 모진 화살을 받았다.
아까운 청년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서 그 누구라도 마음이 아프지 않겠느냐. 하지만 법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반대하면, 안타까운 죽음을 외면한다는 식으로 여론이 일방적으로 형성됐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런 식의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Q: 어떤 점이 잘못됐나
산업 현장에서의 파급력을 고려하지 못한 채 여론에 밀려 졸속 처리된 경향이 있다. 무조건적인 외주화 금지는 고도로 숙련된 기술의 외주화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게 돼 오히려 산업 발전을 도태시킬 수 있다. 내용뿐만 아니라 절차도 문제가 있다. 170여 개나 되는 개정안 조항을 고작 한 달 만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을까. 졸속 심사와 입법이 오히려 법안의 품질을 낮춘다.

Q: 여론을 의식했다면 ‘반대’ 아닌 ‘기권’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기권이 아니라 명백한 반대라는 걸 기록에 남기고 싶었다. 기권도 반대와 마찬가지로 법안 통과에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역사에 기록될 때 ‘이 법을 반대한 사람이 있다’는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법이 문제인지 드러나는 상황이 왔을 때(물론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 이 반대가 무엇을 의미했는지 많은 분들이 알아주길 바란다. 이 법안 외에도 유치원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제공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 등도 반대했다.

Q: 유치원법은 왜 반대했나.
유치원법의 경우 사립유치원과 국공립 유치원의 엄연한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한국당이 제안한 법안 역시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었다. 중요한 일이라고 정부가 100% 맡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전국엔 국공립 학교, 국영병원만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사립유치원 규제로 인한 폐원 등) 유치원 대란을 걱정하면 국공립을 확충하면 된다는 식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나중에 시설과 종사자들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 급한 불을 끄겠다는 자세는 무책임한 처사다.

Q: 아동수당법 반대 이유는 무엇인가
대안 없는 보편적 복지를 반대한다. 복지는 결국 재원의 문제인데 재원은 유한한 것이 아니다. 보편적 복지는 열악한 사람에게 돌아갈 두터운 보호막을 얇아지게 한다. 반면 선별적 복지를 하면 적은 재원을 가지고도 꼭 필요한 사람을 손잡아 일으킬 수 있다.

Q: 강사법 반대 역시 규제를 반대하는 의정 소신의 연장선인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입법이 오히려 현장에 폐해를 끼치기도 한다. 강사법이 바로 그런 경우다. 법이 오히려 시간강사의 일자리를 뺏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 많은 부분은 순리대로 갈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좋다. 수천 건의 입법은 손과 발을 묶고 뛰라는 법이 될 수도 있다. 지나친 규제를 막는 파수꾼 역할을 할 때 의원으로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단 생각을 한다.

Q: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현안이 있다면
교육위원회 위원인 만큼 교육 현안이 단연 관심사다.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등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교육 평등과 형평논리는 반대한다. 오히려 획일적 학교 교육 커리큘럼이 서열화의 주범이다.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르고 가진 재능이 다르다. 이에 따라 학교교육이 각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열어줘야 한다. 다양화가 서열화를 막을 수 있다. 또 하나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정치화 계기가 됐다. 특정한 교육자의 시각이 아직 가치관과 사고도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주입되는 길을 열어줘선 안 된다.

Q: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평가한다면
경제지표, 북핵 위협 등 안보 문제, 미국·일본·중국 등과의 외교 관계 등 모든 것이 악화됐다. 자신들이 직접 세워둔 인사의 5대 원칙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기다렸던 분들조차 등을 돌리는데도 입장을 선회하지 않는 것은 위험 신호다. ‘이렇겐 안 된다’는 여당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 더 큰 문제다. 문재인 정부의 위기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야당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이 많은 문제에도 침묵하는 여당으로부터 온다. 오만의 끝은 역대 어느 정부도 좋지 않았다. 야당은 위험 사이렌을 울릴 만큼 울렸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야당의 정당한 비판을 험담이나 정쟁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Q: 정치인 전희경의 꿈은 무엇인가
현재 지역을 정해 21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그만큼의 노력을 의정 활동에 더 쏟으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비례대표에게 당과 당원, 또 국가가 부여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연한 기회에 정치권에 입성한 만큼, 매일 최선을 다한다면 21대 총선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1975년 서울 출생
의정부여고, 이화여대 행정학과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
한국경제연구원 정책팀장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
자유한국당 대변인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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