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무소속 의원 ‘젠틀맨’ 손금주가 말하는 “정치적 소신을 지키는 길”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김하늬 기자입력 : 2019.03.29 09:39
손금주 무소속 의원/사진=뉴스1
“연초부터 본의 아니게 이름이 많이 거론되서 참…”

근황을 묻자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쑥쓰럽게 입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타진하던 손 의원의 행보에 ‘일시정지’ 등이 켜져서다. 손 의원은 “(민주)당의 고민도 이해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민주당의 입당 불허 결정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조금 당황했지만 손 의원은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입법 활동에 매진했다. 

최근에는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이 공동발의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이름을 함께 올리며 역사 바로잡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이 도화선이 된 이 법안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토론회, 집회 등의 발언으로 부인, 비방, 왜곡, 날조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았다.

손 의원은 “당분간 국회 정상화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는 건 함께 하며, 개인적인 계획은 서두르기보다 좀 더 시간을 갖고 행보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40대 젊은 피, 진중한 ‘젠틀맨’
20대 국회에 처음 배지를 단 손 의원은 초선답지 않은 차분함과 노련함을 갖췄다. 손 의원은 40회 사법고시 출신으로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광주지법, 서울행정법원 등에서 약 10년 동안 판사를 지냈다. 1971년 출생의 40대 젊은 정치인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큰 기대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첫발은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국민의 당 간판으로 출마했다. 대선 땐 안철수 캠프 수석대변인과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역임했다. 2016년 탄핵 국면 땐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국회 활동도 ‘기존 낡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함과 젊음,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선’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20대 전반기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로, 후반기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각종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젠틀’하게 진행했다.

손 의원은 “모두가 공정한 대우를 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직전인 지난해 2월 국민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았다. 이후 국민의당에서 갈라진 민주평화당이 러브콜을 보냈으나 ‘소신’을 지키겠다며 무소속 생활을 1년 넘게 했다.

민주당 입당을 추진할 때도 “초선 의원으로서 국민의 기대와 지역 민심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정치적 소신을 지키는 길을 치열하게 고민해왔다”며 “민주당 입당을 통해 책임 있게 현실을 변화시키는 정치로 나아가고자 했다”고 소회했다. 통합의 정치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다.

‘201 : 1’…손금주 홀로 던진 ‘규제 반대’ 한 표
지난해 정부가 기존의 ‘신고 민원’에 ‘수리 여부 통지 의무’를 더했다. ‘민원 처리 예측 가능성’과 ‘신속성’을 위해서다.

작년 7월 정부안으로 발의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영화업자들이나 비디오제작업자, 영화상영관 경영자가 지위 승계 신고 등을 ‘수리가 필요한 신고'로 명시해야 하는 내용이다.

신고 수리 여부를 민원인에게 통지한 뒤 정해진 기간 내에 이를 통지하지 않을 경우, 인허가 및 등록을 하거나 신고를 수리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예컨대 영화제작업자는 자신이 위치한 지역의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면 된다. 상황에 따라 영업을 양도하거나 상속할 때는 상황 종료 후 재신고하면 됐다.

개정안은 행정부가 먼저 신고 수리를 알게 된 경우, 신고로 간주할 수 있도록 했다.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양도일, 상속일 또는 합병일부터 7일 이내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실을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영화 상영관뿐만 아니라 비디오물 제작업, 영화제작업 등도 마찬가지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작년 11일 문체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신고 민원에 대해 수리 여부 통지 의무화 및 수리 간주 규정을 도입해 민원 처리의 예측 가능성과 신속성을 제고하려 한다”고 정부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법은 일사천리로 법사위로 넘어갔다. 법사위는 경미한 단어 등 체계 자구 수정만 하고 의결했다. 같은 해 12월 7일 열린 본회의에 일사천리로 상정됐고. 201명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통과됐다. 개정법은 12월 24일 공포됐다.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손금주 의원이다. 법조인 출신인 손 의원은 본회의에 올라온 법은 모두 검토하고 표결 과정과 취지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손 의원은 “이 법은 신고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행정부의 규제 강화법이다”며 “영화제작이나 상영관 운영까지 군수한테 사전 신고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대 취지를 설명했다.

기존 영상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많은데, 신고마저 강화하는 추세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손 의원은 “법 통과 시 법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며 “과거에 ‘신고’만 하면 되는 간편한 절차를 허가제 비슷한 수준의 강화된 신고로 변모시킨다는 내용이다”며 “행정편의적 측면에서 명확하게 서류를 받겠다는 취지지만, 업계는 사실상 허가제로 느낄만 한 법이다”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시절 방송, 영상 콘텐츠 등과 관련한 법을 많이 검토했었다”며 “창작과 관련된 법의 규제 강화는 옳은 방향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정감사 ‘언성보다 내실’로 눈길
손 의원은 작년 농해수위 국감 내내 내실 있는 질의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목포 바다에 중금속이 포함된 석탄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바다마트 무기계약직 채용 문제를 짚은 후 노량진 수산시장 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야 ‘정쟁’으로 휘말리는 이슈에 대해서도 중심을 잡고 의견을 내왔다. 손 의원은 판사 경험을 토대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재판민원은 사법부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도시재생사업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문재인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서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기구를 통해 검찰을 견제하지 않는 이상,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하거나 권력을 내려놓을지 의문이다”며 적극적인 논의를 유도했다. 그는 “권력을 개혁하고, 부패를 수사할 수 있는 기구가 설립돼야 진정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며 공수처 설치 논리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손금주 무소속 의원
1971년 전남 나주 출생
서울대 국어국문학 학사, 서울대 법학과 석사
제40회 사법고시 합격
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
서울동부지법·서울행정법원 판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20대 국회의원(전남나주·화순)
20대 국회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위원
국민의당 최고위원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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