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부산 민심…지난 선거 與 휩쓸었지만 등돌린 PK?

황교안이 홍준표보다 낫지만…野 믿을 만한 인물 없어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9.03.29 09:35

▲2019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사진=뉴시스
‘팍팍!! 도와주이소.’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으로 달려갔다. 민주당은 지난달 13일 예산정책협의회를 부산에서 열었다. 민주당은 올해 두 번이나 PK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월 부산을 방문,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들이 PK로 간 것은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해서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3월 전까지 PK지역은 민주당이 자유한국당보다 높았다. 그러나 2월 2주에는 29%로 같은 지지율을 기록하다가 3월 2주에는 한국당이 33%, 민주당이 30%로 역전됐다. 지난달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27%,한국당은 36%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대 총선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 의원 12명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배출한 것을 떠올리면 민심의 변화는 극명하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 이탈을 일컫는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에도 ‘영남’이 속해 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지지도에 따르면 전국 지지율은 40%를 웃도는 반면 PK는 30%대다. 특히 3월 3주 기준, 대통령 부정평가가 62%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최고 기록이다. 여당에게도, 야당에게도 중요한 지역인 PK지역은 다음 총선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한국갤럽 여론조사
◇조선업·제조업 위기…김경수 구속까지

PK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14일 부산은 꽃샘추위로 싸늘했다. 정치권을 보는 부산 시민의 마음도 냉랭했다. 시민들은 일자리를 비롯한 지역경제가 나아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거점 산업인 조선업과 중공업의 경영 악화로 지역경제가 위태로워졌다.

자갈치 시장에서 만난 상인(50대)은 “부산 경제가 완전히 죽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산 어딜 가나 경제가 너무 안 좋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더 심해졌다. 식당에서도 인건비가 비싸다
고 고용하지 않는 바람에 길거리로 내몰렸다”면서 최저임금 인사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재판도 영향을 미쳤다. 자갈치 시장의 다른 상인은 “대통령이 정권 잡아서 경제 살릴 생각은 안 하고 이전 정권만 조진다”라며 “그게 무슨 대통령인가. 권력만 휘두르는데”라고 거들었다. 그는 “적폐 청산하려면 자기도 적폐 짓을 안 해야 하지 않나. 지금 공공기관 채용비리, 캠코더 인사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또 김경수 도지사 봐라. 유죄 판결 받았다. 적폐를 없애려면 자기도 안 해야 하는데 이 정부가 더 심하다. 이렇게 가다가 디비질(뒤집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부산 출신? 전라도 출신 대통령 같아”
문 대통령의 고향은 부산이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부산 시민들은 문 대통령이 부산 출신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인사를 두드러지게 하지도, 예산을 밀어주지도 않는다는 주장이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김 씨(48세)는 “말만 부산 출신 대통령이지 하는 거 보면 전라도 출신 대통령 같다”며 “부산 출신이면 예산을 확보하든가 부산 출신을 확실하게 밀어주든가 하는 게 있어야지”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는 지역 편중을 고려했다는 평을 듣는다. 문재인 내각 1기 인사 출신 지역은 영남권 6명, 호남권 6명, 경기 6명,서울 6명이다. 지난 보수정권에 비해 영남권 인사가 줄어 영남권에서는 ‘많지 않다’고 느끼는 듯하다.

국제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문 대통령이 부산 출신이라고 해도 지난 대선에서 전국 득표율보다 낮았다”라며 “또 20~30대 얼라(아이)들이 많이 찍었다고 하던데, 지금 20대도 다 돌아섰다 카더라”고 언급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부산 득표율은 38.7%를 기록했다. 전국 득표율(41.08%)에 비해 2.38%p 낮다.

민주당 소속으로 처음 시장에 당선된 오거돈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오 시장은 민선 7기 시작부터 소통과 실용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에 대해서는 소통한다는 호평과, 휘둘린다는 혹평이 같이 나왔다.

40대 택시기사는 “오 시장이 소통하는 이미지라서 대부분 좋아한다. 사안이 있을 때 독단적으로 하지 않고 각계 전문가를 불러 토론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는 것 같다”며 “또 일을 정쟁으로 보지 않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이 서병수 전 시장과 다른 점인 것 같다”며 “사실 서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많이 한 것 같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너무 휘둘린다는 평도 나왔다. 부산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는“여기저기 휘둘리는 것 같다. 귀가 좀 얇은 것처럼 보인다”라며 “시장이면 주도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측근들의 의견을 너무 많이 반영한다”고 말했다.

오거돈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문 대통령도 지난 2월 부산을 방문, 영남권 광역단체들의 합의가 있다면 신공항에 대해 재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다.

영도구에서 만난 시민은 “신공항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지역경제도 좋아지고 우리로는 환영”이라면서 “그런데 그게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부산 자갈치시장/사진=더리더
◇“김무성은 엎어졌고…한국당 인물 없어”

한국당은 지난 선거인 지방선거에서 단체장만 빼앗긴 게 아니다. 인물보다는 당을 보는 기초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경남 도의원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21명, 민주당이 34명이다. 시·군 의원은 민주당이 104명, 한국당이 133명으로 더 많았다. 부산광역시의 기초의원 수는 민주당이 월등히 높다. 시의원은 자유민주당이 41명, 한국당이 6명이다. 구의원은 민주당이 103명, 한국당이 78명이다. 바닥 민심까지 빼앗긴 한국당이 PK의 민심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황교안 대표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반응이 많았다. 국제시장 인근에서 노상을 하는 김씨는 “홍준표 전 대표보다는 황 대표가 낫다”며 “홍 전 대표가 막말을 할 때마다 지지율이 뚝뚝 떨어졌는데 황 대표는 그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에게 ‘한국당을 지지하느냐’고 물으니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부산에 인물이 없다. 김무성도 엎어져 있고, 부산에 누가 있나”라며 “황교안도 홍준표보다 낫다는 정도지 뽑혀서 태극기부
대만 좋아한 대표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치지도 않는다.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했던 우리가 이렇게 돌아섰다는 것은 그를 지지하는 사람은 태극기 부대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그것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영도구의 한 상인은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어느 정도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아예 한국당이 싹 쓸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당은)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역 전경/사진=더리더
◇“대통령 뽑아놨으면 같이 잘해야지 비판만 하면 되나”

다시 부산역으로 가기 위해 탄 택시에서 기사에게 문 대통령 지지율이 PK지역에서 떨어진 이유를 물으니 “문 대통령 잘하고 있는데 왜”라고 되물었다. 그는 “지금 일단은 잘하고 있다. 이 정도로 하면 잘하는 것”이라며“지금 북한이랑 미국이 타협을 못 보는 것이지 문 대통령이 대통령 되고 나서 많이 평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을 뽑아놨으면 같이 발 맞춰서 잘해야지 왜 하는 것마다 걸고 넘어지나”라며 “야당도 대통령 하는 것에 무조건 반대하면 안 된다. 잘살게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보고 빨갱이라고 하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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