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C KOREA 김미정 대표 “청소년 입시위주 교육 자원낭비”

세계를 무대로 꿈을 키워야 ‘글로벌 리더로 성장’ 동기 부여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19.04.12 10:55
▲UWC KOREA 김미정 대표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미래 인재상이 요구되는 때에 한국 교육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새로운 교육을 도입했지만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 않아 중·고등학교 교육은 제자리다.

세계에서 매년 7500명 이상의 학생을 선발한 뒤 영국-독일-미국-캐나다 등의 17개 학교에서 글로벌 인재로 키워내고 있는 UWC 코리아 김미정 대표를 만나 한국 교육의 문제와 글로벌 인재상에 대해 들어봤다. 글로벌 UWC는 명문 고등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 세계적 리더들을 배출해내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실상 인기 있는 학교는 아니다.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부모의 호응이 적다. 입시 위주의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16세에서 18세 학생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자신 있게 말한다. 세계로 나아가 한국과 세계의 문제를 함께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동기를 스스로 깨우친다고. 그는 6년간 글로벌 UWC 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세계의 이슈들을 함께 고민하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깨달은 바가 크다. “어느 그룹에서든 공부하다 보면 상위에 속하는 게 한국 아이들이다. 그런 월등한 아이들이 입시 위주 교육 때문에 썩히는 것이야말로 자원 낭비다”라고 지적하며 “세계를 무대로 아이들을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UWC는 특이하게 세계시민운동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시작된 냉전 속에서 미래의 젊은이들은 갈등을 넘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공동 번영의 교육을 제공하자는 사회적 운동의 일환으로 1962년 영국에서 첫 학교가 세워졌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17년간 UWC 총장으로 있었고,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 넬슨 만델라와 요르단의 누르 왕비가 뒤를 이어 공동으로 총장을 역임했다. 2013년 넬슨 만델라가 사망한 후에는 누르 왕비가 현재까지 홀로 직무를 맡고 있다.

-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위주로 하게 되나
▶세계의 분쟁과 갈등을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세계 평화 운동을 전개하여 민족과 국가를 넘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전쟁과 대립 없는 세계 공동체적 시민으로 인류의 생존과 생태계 등의 환경과 화합을 위해 유·청소년 시절부터 서로의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현장 학습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 리더십을 키우는 사회적 체험학습을 위주로 하는 실용적 학문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 UWC 학교의 현황이 궁금하다
▶현재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미국 등을 비롯한 전 세계 17개국에서 UWC 학교가 설립, 운영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7년 일본에서 UWC ISAK 재팬이 설립됐다. 17개 국가 글로벌 학교들의 국제적 학위 제공 및 155개 국가의 통합적 기부 장학제도를 통한 잠재된 저소득층 등 청소년의 발굴로 세계 지도자를 배양하는 고등학교 과정의 글로벌 연합 학교이다(일부 싱가포르 UWC 등은 유·초·중고 과정 채택 운영 중이다).

-최근 교육계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미네르바 스쿨의 핵심이 바로 ‘Intentional’이다. UWC 역시 글로벌 스쿨을 표방하고 있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의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기업과 협업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해가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론과 실습을 습득해가는 것이 미네르바의 교육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데 우리 UWC 역시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역사로 보면 훨씬 더 오래됐다. 협업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다는 점과 세계 여러 학생이 함께 공부한다는 부분이 공통점이다.
UWC는 문화와 체험적 학습에 중점을 둔 IB(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문화적, 사회계층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세계 평화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리더십을 심어주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UWC Red Cross Nordic 노르웨이_ Holi 행사/사진=UWC KOREA 제공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에서 새로운 미래 인재 육성에도 도전이 필요한데 어떻게 보시나
▶사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지나치게 국내 입시에 몰입해 있다. 학부모 역시 아이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도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를 정확하게 꼬집으면서 공감대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세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국내만 생각하면 너무 좁다. 우리 아이들은 가능성이 크다. 세계 무대에 나간 아이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아이들을 입시 위주의 경쟁으로 묶어두는 것은 희망이 없다. 청소년기에 만들어지는 가치관과 시민 의식을 세계로 확장해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어야 한다. 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창의적 생각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형성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맞춤 인재 발굴을 위해 UWC에선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에서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창의성이다. 그런 면에서 UWC는 학생에게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직접 문제를 탐구하고 분석해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11, 12학년의 IB 디플로머 과정을 통해 직접 익힌 개념과 탐구활동이 대학교에 진학해서 얻는 전문성 있는 지식과 결합하여 더욱 완전해지는 것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IBDP는 총 2년의 과정으로, 2년을 거쳐 총 6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그중 3개는 하이어 레벨이라 불리는 240시간 분량의 과목을 선택하고, 나머지 3개는 하이어 레벨 또는 스탠더드 레벨(150시간) 중 학생이 선택할 수 있다. 6개 과목은 언어와 문학, 제2외국어, 사회과학, 자연과학 그리고 수학과 예술이다. 각 영역마다 선택 과목들이 하이어 또는 스탠더드 레벨로 제공되고, 학생들은 과목 이수 후 과목별로 평가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점수가 포인트가 부여되며, 모든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IB 디플로머가 수여된다.
그리고 위 과목 외에도 IB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6개 과목 중 하나와 관련된 논문과 지식 이론 논문 작성 그리고 봉사 및 교외 활동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UWC KOREA는 언제 만들어졌나
▶2014년에 정식 출범했다. 하지만 런던에 있는 UWC 인터내셔널 본부와는 2011년부터 연을 이어오고 있다. 첫해에 여섯 명이 갔고 매년 적게는 4명에서 9명까지 학생을 선발해서 보내고 있다.
학생 선발 과정부터 입학 그리고 졸업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타 국제학교와 차별되는 UWC의 독보적 시스템은 바로 ‘국가위원회’다. 전 세계 156개국에서 비영리로 운영되는 국가위원회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이를 통해 다양성을 확보한다. 우수한 한국 학생들을 선발하여 UWC에 입학시키는 일은 한국국가위원회(UWC Korea)에서 공식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UWC가 가진 이념과 가치에 부합하는 인재를 뽑는다는 큰 기준은 모든 국가위원회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라마다 각자의 전형과 절차를 두고 있다. UWC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고등학교 2~3학년에 해당하는 IB 디플로머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17개 UWC 학교와 국가위원회 관계자들 모두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교육과 UWC의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하며, 상호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UWC KOREA 김미정 대표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가
▶UWC 이념에 대한 오해가 아닐까 싶다. UWC가 교육에서 일관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바로 다양성이다. 이는 국가나 문화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계층적인 다양성을 포함한다. 교육은 학생의 사회적 또는 경제적 지위와는 무관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UWC 정신에 따라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가정이 어려워서 기회는 부족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국제 감각을 지닌 리더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단순히 장학금 혜택만을 기대하는 분들이 UWC 정신에 대한 오해나 왜곡된 이해를 하는 부분이 사실 가장 어렵다. 또 입시 위주의 한국사회 교육 프레임에서 숨어 있는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UWC만의 장점을 꼽는다면
▶졸업생을 위한 지원 ‘셸비 데이비스’ 장학금 지원 제도를 꼽고 싶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나서 미국의 유수 대학까지 연계해서 지원이 가능하다. 실제로 한국의 한 학생도 가정 형편이 어려웠지만 이 장학 제도를 통해 현재 웨슬리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이라도 잠재력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미국의 자선사업가, 셸비 데이비스(Shelby Davis)는 2000년부터 미국 내 대학에 진학하는 UWC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모든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91개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어, 매년 800명이 넘는 UWC 졸업생들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UWC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사업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실질적인 사후 연계까지 가능한 게 바로 우리 학교의 차별적 장점이라고 본다.

-졸업생의 만족도는 어떤 편인가
▶만족도는 매우 높다. UWC를 졸업한 학생들은 IB 교육을 통해 훈련된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과 생각하는 힘 그리고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 생활하며 배운 타인에 대한 존중을 통해 대학에 진학해서도 자신의 길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는 학생이 많다. 모두가 입을 모아 UWC와 같은 곳은 없다고 말한다. 대학교에 올라가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UWC 졸업생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네트워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UWC KOREA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한국에 우호적인 세계 학생들을 늘리고, 우수한 대한민국 학생을 배출하여 한국 정서를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또 멀리 해외에 나가지 않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학생이 UWC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국에도 UWC를 설립하려고 노력 중이다.

-2018년에 큰 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
▶평화 통일 기반 조성 운동을 19년간 하다 보니 그 공을 인정해준 것 같다. 주로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평화 통일을 위한 기반 조성에 앞장섰다. 학생들과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해외 주민들과도 연계해 통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긴 시간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올해 계획은
▶돌아오는 6월 23일에 4박 5일 일정으로 전 세계 UWC 출신 아이들과 DMZ 현장에서 포럼을 진행한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대한민국에 어떻게 한국 학생으로서 기여할수 있는지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다. 30명 정도의 학생과 함께할 예정이다. 17개국의 학생들이 선발을 통해 DMZ로 모여 함께하는 큰 프로젝트다. 아이들이 직접적인 체험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업이다. 또 큰 틀에서는 좋은 인재 발굴과 한국 학교 설립을 계획 중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 환경이지만 학생들이 더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세계에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고 넓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인의 리더십을 펼치는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PROFILE
UWC KOREA 김미정 대표
●61년 서울 출생
●경기대학교 정치학 북한학과 박사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 이사장
●UWC KOREA 대표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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