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메타 인지’로 누구나 능력자 가능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려면 감수성과 공감능력 갖춰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19.04.15 18:36

최근 TV 강연 등을 통해 스타 강사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경일 교수는 고려대 문과대학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쳤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편안하고 사람 좋은 웃음과 유머로 가득한 그의 강연은 어린아이들부터 학부모, 직장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문대, 엘리트 코스만 밟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대학 입학 전까지만 해도 장래를 걱정했던 평범한 테니스 선수였다.
운동을 잘해서 시작했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공부를 전혀 몰랐던, 적당히 10대의 탈선과 방황을 즐기던 청소년이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뒤늦게 자신의 꿈을 찾아 인생을 즐기며 성공하게 된 것일까?
김경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풀려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교수님의 주 관심사, 연구 분야에 대한 설명을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다. 인간이 대상에 대해서 감지, 기억, 사고, 식별, 추론하는 정신적인 과정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인지심리학은 과학적 접근을 통해 인간의 특성을 먼저 파악하고 그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왜 그 방법이 효과적인지 등의 구체적인 이유와 근거에 대해 설명한다.
주로 인간의 판단, 의사 결정, 문제 해결, 그리고 창의성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전문가를 위한 한국형 심리부검>(공저),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것들>, <지혜의 심리학>,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등이 있다.  

게임문화재단에 대해 설명을
게임문화재단은 건강한 게임 문화를 확립하고 게임 이용 문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게임 관련 문화산업의 발전과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1) 건강한 게임 문화의 홍보 및 조성 2) 건강한 게임 이용을 위한 교육 및 지원 3) 게임 관련 조사, 연구, 학술사업 4) 재단의 목적과 관련된 사회공헌사업 5) 게임 이용과 관련된 공공수탁사업 6) 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한 사업 등이 있다. 저는 현재 6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게임이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같은 콘텐츠나 교육내용도 게임적 요소가 있으면 훨씬 더 재미있으면서도 몰입감 있게 교육할 수 있다. 잘 아시다시피 한국 청소년들은 OECD 평균보다 50% 정도 더 오래 공부한다. 성인들은 OECD 국가들 중에서 두 번째로 노동 시간이 길다. 한국인들은 학교와 직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직장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행복하지 않은 우리의 학교와 직장에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주는 수단으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최근에 등장했다.
게임적 요소를 일과 공부에 접목해 훨씬 더 흥미롭고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모든 종류의 기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게임과 교육을 분리하기보다는 어떻게 잘 조화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해보는 사회적•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 아이들도 게임을 즐긴다. 너무 빠질까 걱정도 되지만 시간을 조절해주며 활용하고 있다.

메타인지의 개념과 활용 방법은
메타인지(meta-cognition)는 자신의 인지 능력을 보는 또 다른 능력을 의미한다.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뜻한다.
이것은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계획과 그 계획의 실행 과정을 평가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메타인지라고 한다.
그리고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사고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가능하다. 따라서 무언가를 수행하거나 배우는 과정에서 메타인지를 활용하면 어떠한 구체적 활동과 능력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이에 기초해서 효과적인 전략을 선택하여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끊임없이 자신이 공부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면 된다.

예를 들어보자. 두 가지 질문을 던지겠다. 대한민국의 수도 이름을 아세요? 그럼 과테말라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 이름을 아세요? 아마 후자의 경우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명확하게 ‘몰라요’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의 엄청난 능력을 보게 된다. 인간은 모른다는 대답을 이렇게 잘한다. 인간의 이런 능력을 우리는 ‘메타인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메타인지는 무언가가 나와 얼마나 ‘익숙한가’, ‘익숙하지 않은가’를 판단한다.
대한민국은 익숙한데 과테말라는 익숙하지 않다. 익숙하면 ‘알고 있어’, 혹은 ‘할 수 있어’라는 판단도 1초 안에 할 수 있다. 그 반대면 ‘그건 몰라’, ‘할 수 없어’라는 결론을 1초 안에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능력을 이용해서 우리는 역량을 계속 향상시킬 수 있다. 인간은 ‘익숙하냐’의 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즉, 상황이나 맥락을 바꾸면 같은 역량을 가진 사람도 엄청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능력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계속 만들어가며 우리를 낯선 상황으로 계속 몰아넣으면 엄청난 능력이 발현된다.
낯선 상황에 놓인 인간은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더 창의적이고 더 기발한 생각들을 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롭지 않고 쉬운 목표는 우리의 뇌를 그냥 평범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첫째, 행복의 크기보다는 행복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큰 행복을 위해 오늘 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참아내는 것은 결코 건강한 삶을 위한 관점이 아니다.
둘째 이별, 갈등, 배신 등 사람 때문에 겪는 고통을 육체적 상처처럼 인식하고 보듬어주는 배려와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열등감보다는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개 과도한 열등감을 안고 산다. 그 열등감은 일과 연관되어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본인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가진 타인을 의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자기 고유의 삶을 가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마음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데 개선책은
절망보다는 무망이 더 위험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절망해도 희망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책임과 의무만 강조하면 사람들은 절망을 곧 무망으로 이어가게 된다. 높은 자살률도 절망보다는 무망감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심리학자들 대부분의 의견이다. 


아이들의 교육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타성이다. 이타적인 아이들은 자기보다 못한 친구들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이 아는 것과 배운 것을 훨씬 더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된다. 게다가 우리 인간 사회는 이기적이면서 능력 있는 자들을 계속해서 제거해나가는 진화적 성격으로 유지되어왔다. 그러니 능력은 대단하지만 이기적인 인물을 만드는 것은 우리 아이의 생존력을 가장 떨어뜨리는 바보 같은 짓이 된다.
인간은 노력과 재능이라는 단 두 개의 변수로만 설명하기엔 너무 미묘하고 복잡한 존재이다. 아이들이 항상 자신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답은 의외로 ‘동기부여’에 있다. 저는 가르치는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는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가장 강렬한 동기부여에 의해 교수가 됐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주기 위해 부모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이들의 결과물이라 해도 다른 이들의 것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은 효과적이지 않다. 아이 스스로 목표를 만들어서 직접 체험하는 여행, 답사, 캠핑, 미술, 음악, 스포츠 등을 추천하고 싶다.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체험할 때,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한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부모가 가장 힘써야 할 것은
행복은 좋아하는 것을 갖거나 경험할 때이다. 따라서 ‘OO되지 말자, 꼭 OO되자’는 식의 주입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원하는 것을 추구하면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상황을 만드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이것을 막아내면 그 결과는 행복과 평화이다. 그러니 이 두 마리의 토끼는 각자 다른 방법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아이들을 리더로 키우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은
현대 사회의 리더는 이제 더 이상 장악과 카리스마로 유지되는 위치가 아니다. 이미 꽤 오래전부터 소통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러니 감수성과 공감능력이 가장 중요한 리더의 덕목이다.

향후 연구 방향과 계획은
인간은 능력보다는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즉 창의적인 인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창의적으로 만드는 상황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한국인은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편견을 깨는 연구를 하고 싶다. 한국인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만드는 ‘상황’과 ‘조건’ 그리고 ‘분위기’를 연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씀은
인공지능을 연구한 결과, 이제 인간과 컴퓨터 중에 누가 더 똑똑한가는 중요한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제 우리의 아이들은 AI와 경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는 어떤 일을 잘할까? 계산하고 저장하며 논리적 연산을 잘한다. 그러니 인간은 어디에서 AI보다 더 뛰어나야 할까? 공감하고 연결하며 소통하는 인간 본연의 능력이라고 봐야 한다. 심리학은 이런 인간 본연의 잠재력을 더욱 잘 발달시킬 수 있는 학문이다. 심리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사(1993) 및 동 대학원 실험심리학 석사 (1995)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인지심리학 박사 (2005)
전) 한국음악지각인지학회 회장
전) 중앙심리부검센터장
전) 삼성그룹 HR 자문교수
현)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입학사정센터장
현)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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