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5세대 전투기 F-35 실전배치 새로운 전쟁 수행개념 발전으로 이어져야…

지난 4월 9일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최신예 전투기 F-35A 1대가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훈련 중 레이더로부터 사라져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은 기체 수색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 전투기 실종에 이례적으로 미국이 적극 수색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실종된 조종사에 대한 수색보다 추락한 F-35A 기체 수색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인데, 이는 F-35의 기술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F-35는 공대공을 주 임무로 만들어진 F-22 렙터와 함께 경이로운 5세대 전투기로 주목받고 있어 중국이나 러시아의 잠수함 또는 무인 잠수정이 추락한 기체를 먼저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심각한 기술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F-35 전투기의 개발기술은 곧 전투능력으로 나타나는 바 적성 국가 입장에서는 심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우리 공군도 지난 3월 말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를 인수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우리 공군은 오는 2021년까지 F-35A 총 40대를 들여올 계획으로 이미 6대가 출고되었으며 이를 운용하기 위한 조종사와 정비사가 미국현지에서 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 4월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겨레의 평화 지향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 스텔스기 F-35A 2대가 최근 청주 공군기지에 들어왔으며, 오는 2021년까지 모두 40대가 남측에 반입될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남측 언론에서도 “북남관계에 위험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며 이를 인용 보도한 바 있다.

CTOL형 F-35A (기본제원) 전폭 10.67m, 전장 15.67m, 전고 4.57m, 속도 마하 1.6, 중량 13,170kg, 전투행동반경 1,093km(기내 연료만으로), 항속거리 2,222km, 무장8,165kg

F-35는 5세대 전투기답게 높은 스텔스성을 바탕으로 공군용(F-35A), 해병대용(F-35B), 해군용(F-35C)으로 생산하는데, 이는 기본 설계에 각 군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공군이 도입하고 있는 F-35A는 F-16C와 마찬가지로 단발 전투기로서 통상적인 활주로 이·착륙(conventional takeoffand landing, CTOL)형이다. 전장이 15.67m로 F-16C(15.03m)와 거의 같고, 전고는 4.57m로 F-16(5.09m)보다 50cm 정도 낮다. F-16C와 크게 다른 부분은 폭이 10.67m로 F-16C(9.45m, 미사일 부착 시 10m)에 비해 실질적으로 1.3m 커진 셈이다. 따라서 주 날개의 면적도 F-35A(42.74m²)가 F-16C(27.87m²)에 비해 크다. 주 날개 면적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연료 적재량이 많다는 것으로 F-16C 3,985kg 대비 F-35A는 8,392kg으로 2.1배에 이르러 그만큼 작전 행동반경도 1,000km 이상으로 넓어졌다.

F-35 능력과 특징
F-35가 경이로운 전투기로 평가받는 데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높은 수준의 스텔스성과 모든 작전행동이 가능하도록 균형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F-35는 F-22에 이어 개발된 5세대 전투기로서 F-22가 가지고 있는 초저피탐(very lowobservable, VLO) 스텔스 기술을 적용했고, 내장식 무기 장착과 필요시 외부에 무장을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보통 스텔스성은 레이더 단면적(rader cross section,RSC)이라는 수치로 나타내는데 스텔스 기능이 없는 폭격기나 수송기 같은 대형 항공기는 포착 방향(앞면, 윗면, 옆면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100-1,000m²나 된다. 그러나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폭격기는 0.75m²이고, 전장 19m인 F-22는 0.01m²로 작은 새 한 마리 정도의 크기로 보인다. 그러니 이보다 작은 F-35는 어떻겠는가.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밝히지 않고서는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없다는 것이 공군 장교들의 말이다. 더욱이 F-35A는 적외선 탐지에 대한 스텔스성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오히려 적의 적외선 탐지를 역탐지하는 센서를 장착함으로써 생존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이다.

둘째는 네트워크 중심 작전(n etworkcentric operation, NCO)에 효과적이다. 즉 모든 작전요소를 링크 16이라는 데이터링크 장치를 통해 네트워크화함으로써 사령부를 비롯해 작전을 수행하는 모든 조직이 작전영역 전체 정보는 물론 개별전투 상황까지 공유할 수 있다.

셋째는 다용도 전투기로서 공대공 및 공대지 작전은 물론 정찰 및 정보수집 전달능력도 뛰어나다. 공대공 전투에서는 F-22와 마찬가지로 높은 스텔스성으로 적기의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탐지되기 전에 적기를 먼저 보고, 먼저 공격하여, 먼저 격파할 수 있는 전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공대지 임무에서도 스텔스성을 활용해 지상에 설치된 경계 레이더망의 탐지 거리와 탐지 범위를 사실상 낮춰버림으로써, 탐지당하지 않고 표적에 접근한 후 공격할 수 있고, 지상군에 대한 근접항공지원(CAS)도 효과적이다. 또한 F-35A는 스텔스성을 활용해 적진 깊숙한 곳까지 잠입해서 각종 센서로 얻은 정보를 데이터 링크를 통해 다른 작전 부대에 전달하여 공격 표적을 제공할 수 있다.

의미와 과제
우리 공군이 F-35A를 보유하게 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첫째는 스텔스기에 대응할 무기는 스텔스기라는 점에서 주변국의 스텔스기에 최소한의 대응 수단이 될 것이다.

일본은 F-35 42대를 구매하고, 이 중 13대가 전력화되어 실전 배치되었으며, 추가로 105대를 더 구매하여 총 147대의 F-35A와 F-35B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J)-20을 2030년까지 250대 이상 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둘째는 북한의 방공망을 파괴할 수 있는 핵심전력이다. 북한은 평양을 중심으로 1만여 기 이상의 대공포와 수많은 대공미사일을 겹겹이 배치해 놓고 있다. 특히 SA-2·3·5 중·저고도 및 고고도 대공미사일과 KN-06 고고도 대공 미사일은 우리 공군에게 매우 위협적이다.

F-35A가 선제적으로 북한의 방공망을 파괴한다면 F-15K와 F-16 등 다른 전투기의 적진 진입을 보장함으로써 조기에 공중우세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다른 전투기의 지원 없이 언제든 원하는 장소에 은밀히 침투하여 목표물을 선별적 타격이 가능함에 따라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탐지·추적·격파하는 ‘킬체인(Kill Chain)’ 작전개념의 핵심전력이 될 것이다.

F-35A의 도입은 단순한 공군전력의 증강이 아니다. 한반도에서 언제 일어날지 모를 새로운 전쟁 수행 개념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따라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주변국과의 군비경쟁을 고려, 방위충분성(defense sufficiency) 전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방위충분성이란적이 침략행위를 감행해올 경우 선택적으로 핵심 표적에 치명적 손실을 가해 일방적인 국익 강요 행위를 저지할 수 있으면서도 적이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을 만큼의 방위적 성격의 전력을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변국의 능력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방위 충분성 전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전작권 전환 이후 해·공군 중심의 전쟁 수행 개념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군의 보안의식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미군의 한국군에 대한 보안의식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다. 일본의 F-35A 실종에 미국이 이례적으로 탐색 작전에 가담하는 것이 기술 유출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점에서 한국군의 보안의식 문제 제기는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평시 한국 공군의 F-35A 훈련 및 운용에 미군의 간섭 심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단국대학교 차동길 교수
예비역 해병 준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