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여성할당제

[이종희 정치살롱]

선거연수원 이종희 교수입력 : 2019.05.03 17:53
▲이종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사회학 박사

우리나라 국회 여성 비율, OECD 36개국 중 34위

2019년 3월 국제의원연맹(IPU)이 세계여성의 날에 즈음하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월 기준 OECD 주요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스웨덴 47.3%, 핀란드 41.5%, 노르웨이 40.8%, 프랑스 39.7%, 오스트리아 37.2%, 이탈리아 35.7%, 영국 32.0%, 독일 30.9%, 미국 23.5%, 대한민국 17.1%, 일본 10.2% 등으로 분석되었다.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OECD 36개 회원국 중 34위에 머물렀다.
세계 각국에서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OECD 회원국 대부분이 공직선거에서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의회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높은 스웨덴,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법정의무 할당제를 채택하고 있거나 정당의 당헌·당규로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여성할당제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가장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제도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의회의 여성 비율이 15% 이상 증가한 13개 국가 모두 여성할당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정치참여를 높이기 위한 제도로서 여성후보 추천 권고, 비례대표선거에서 여성 50% 의무할당 공천제, 정당명부 홀수의무제, 여성할당제 원칙 위반 시 명부 등록무효 등을 도입하였고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실질적으로 여성후보자와 여성당선자 비율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의 여성 비율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세계 193개국 중 121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할당제에 대한 찬반 논란 여전

여성 선거권은 오랜 역사적 과정의 산물이다. 여성에게 선거권은 1893년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부여되었고, 핀란드 1906년, 미국은 1920년, 프랑스는 1946년, 한국은 1948년,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에 여성들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여성에게 선거권이 부여된 이후,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대표성 확대는 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과제이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 영역에서 여성대표성이 낮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여성할당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이다. 1995년 베이징 여성대회는 여성할당제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의 가장 빠른 경로라는 담론을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하는 기점이 되었다. 베이징 여성대회에서는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과소 대표성의 요소로 정치적, 문화적 메커니즘에 주목하면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를 위해서는 모든 의사결정에 남녀의 ‘평등한 참여’, 즉 ‘남녀 균형’이 강조되었다(문경희, 2007). 이 시기를 기점으로 많은 국가에서 여성 할당제를 도입했다. 

1980년대까지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국가는 10여 개국에 지나지 않았으나 1980년대에 들어와 22개국으로 증가했다. 그 후, 1990년대에 50여 개국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했으며, 이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꾸준히 늘어 2019년 현재 130여 개국에서 일정 수준의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여성할당제는 여성에게 유효한 숫자의 할당제를 통해 정치에서의 여성의 과소대표 현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여성할당제가 정치 영역에서 여성대표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이며, 국내의 다양한 연구에서도 주장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찬성의 입장에서 여성할당제는 실질적인 남녀평등 구현을 위해 필요하며, 여성들의 정치 영역 진입을 현실적으로 어렵게 하는 여러 가지 장벽이 존재할뿐더러,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정치현실을 감안할 때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여성과 남성의 경험은 신체적·사회적 측면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을 대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찬성 측의 입장이다. 반대 입장에 의하면 여성할당제는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기회균등’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여성할당제는 여성의 능력이 과소평가되고, 능력주의 원칙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선행연구(김현희·오유석, 2011)에 따르면 여성할당제는 정치에 있어서 여성의 양적 대표성뿐만 아니라 질적 대표성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 여성할당제 도입 이후 여성 관련 의제 및 여성 관련 법의 제·개정이 증가하였다. 둘째, 여성들이 각 위원회에 고루 배정되어 법안을 발의하는 등 여성의원의 전문성 및 역량 강화와 함께 의회 정치문화에 변화가 수반되었다. 셋째, 남성의원들의 여성정책에 대한 발의가 늘어나 의회의 남성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문화에 변화가 있었다. 넷째, 여성의 의회 진출 증가와 함께 정부의 대응에도 변화가 일어나 여성의 고위직 비율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의 신설 등 실질적인 변화가 수반되었다. 이와 같이 여성 대표성의 양적 확대는 질적인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할당제 도입 이후 여성 당선 비율 높아져
우리나라의 여성할당제는 2000년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및 비례대표시·도의원 선거에서 30% 이상 여성 의무 추천제를 시작으로 도입되어 2002년에는 비례대표 시·도 의원 선거 시 50% 이상 및 2인마다 1인 여성의무 추천제로 확대(위반 시 등록무효규정을 신설)되고 임기 만료 지역구 시·도 의원 선거 시 30% 이상의 여성 추천 노력의무(준수 시 여성추천 보조금 지급)제도가 신설되었으며, 그 후 국회의원 선거까지 확대되었다. 2005년에는 비례대표 홀수 순번제까지 도입하였고 2018년에는 그동안 비례대표 지방의원 선거 시에만 두던 페널티 규정(추천 비율과 순위 위반 시 후보등록 무효)을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까지 확대하였다.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기초의회에도 비례대표 선거를 도입하였다. 기초의회 비례대표 선거는 2006년에 처음으로 실시되었으며, 여성당선 비율은 2006년 87.2%, 2010년 93.6%, 2014년 95.8% 그리고 2018년 97.1%로 늘어났다. 전체 지역구 기초의원 당선자 중 여성 비율은 1995년 1.6%, 1998년 1.6%, 2002년 2.2%, 2006년 4.4%, 2010년 10.9%, 2014년 14.7%, 2018년 20.7%로 나타났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여성후보자와 당선자의 증가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30% 여성의원 추천 권고조항, 비례대표 기초의원 선거에 있어 여성의원 50% 의무공천제와 정당명부 홀수의무제 도입, 그리고 기초의원 여성할당제 원칙을 위반 시 명부 등록무효 적용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제47조3항은 “정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및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그 후보자 중 100분의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되, 그 후보자 명부의 순위의 매 홀수에는 여성을 추천하여야 한다. 

<개정 2005. 8. 4.>”고 규정하였고 「공직선거법」 제47조4항은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신설 2005. 8. 4.>”고 규정하였다. 정당명부 작성에서 권고조항이었던 여성할당제가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등록무효가 되는 강제조항으로 변화되면서 비례대표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서 여성 당선 비율은 2006년 4.4%에서 2010년 10.9%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2006년 지역구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서 여성후보자의 비율은 2006년 4.9%, 2010년 9.5%, 2014년 14.1%%, 2018년 18.7%로 나타났다. 특히, 2006년 4.9%에서 2010년에는 9.5%로 2배가량 증가한 것은 괄목할 만한 변화이다. 이는 「공직선거법」 제47조5항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지역구 시·도 의원 선거 또는 지역구 자치구·시·군 의원 선거 중 어느 하나의 선거에 국회의원 지역구(군 지역을 제외하며, 자치구의 일부지역이 다른 자치구 또는 군 지역과 합하여 하나의 국회의원 지역구로 된 경우에는 그 자치구의 일부지역도 제외한다)마다 1명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여야 한다. <신설 2010. 1. 25., 2010. 3. 12.>는 조항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95년부터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광역의회 의원 선거의 지역구 선거에서 여성당선 비율은 점점 증가해 1995년 1.4%에서 1998년 2.3%, 2002년 2.3%, 2006년 4.9%, 2010년 8.1%, 2014년 8.2%, 2018년 13.3%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광역의회 의원 선거에 있어서는 여성당선 비율은 1995년 44.2, 1998년 36.4%, 2002년 67.1%, 2006년 73.1%, 2010년 71.6%, 2014년 65.4%, 2018년에는 71.3%로 나타나고 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 지방 선거에서는 여성후보자의 공천 비율은 권고사항이었다. 그러나 2002년 3월에 개정한 「공직선거법」에서 비례대표 시·도 의원을 50% 이상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하고, 추천순위는 2인마다 여성 1인이 포함되도록 하며 위반 시 후보자의 등록 무효를 규정했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여성후보 추천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2002년 선거에서 비례대표 여성후보는 55.3%로 나타났으며, 이 선거에서 비례대표 선거에서 여성당선자 비율은 67.1%로 증가하였다. 또한, 2005년 8월 4일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47조3항 “정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및 비례대표 지방의회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여성후보자 추천 비율을 50% 이상으로 추천하되, 그 후보자 명부 순위의 매 홀수에는 여성을 추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이후, 2006년 비례대표 광역의회 의원 선거의 여성후보 비율은 61.5%로 나타났으며 여성당선 비율은 73.1%였다. 

또한, 2005년 8월 4일 「공직선거법」 47조4항 정당이 임기 만료에 따른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선거법 개정과 이 권고사항 준수 시 정당에 정치보조금 추가 지급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규정한 것이 여성후보 추천 비율과 당선 비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시·도지사 선거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여성 당선 비율 매우 낮아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도지사 선거와 구·시·군의장 선거의 여성후보자와 당선자 비율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시·도지사 선거에서는 여성후보자 비율은 1995년 3.5%, 1998년과 2002년에는 0.0%, 2006년에는 6.1%, 2010년에는 5.5%, 2014년에는 1.7%, 2018년에는 8.6%로 나타나고 있으며 여성당선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와 함께, 구·시·군의장 선거의 여성후보 비율은 1995년에는 0.4%, 1998년 1.2%, 2002년 1.1%, 2006년 2.7%, 2010년 3.5%, 2014년에는 5.8%, 2018년에는 4.7%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당선 비율도 1995년 0.4%, 1998년 0.0%, 2002년 0.9%, 2006년 1.3%, 2010년 2.6%, 2014년 4.0%, 2018년에는 3.5%로 낮게 분석되었다.
여성할당제 도입으로 여성의 정치참여가 확대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여성할당제 도입 이후 비례대표는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후보자 비율과 당선자 비율에서는 여성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선행연구(권수현·황아란, 2017)에서 지역구의 당선 경쟁력에 있어서 후보자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으며 후보의 소속 정당이나 현직 여부가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역구에서 여성의 과소 대표성의 원인은 경쟁력의 차이가 아니라 낮은 공천 비율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지역구에서 주요 정당들이 여성 후보를 얼마나 공천하는지가 향후 여성 대표성 확대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도지사 선거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여성후보자 비율은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성 당선 비율도 낮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제47조4항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의 변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정당 차원에서도 여성후보자의 발굴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하며, 여성후보자 육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여성할당제가 단기적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동등한 조건에서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다 활성화하여 우리나라 정치의 발전에 기여하는 제도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이종희(2019), “여성할당제의 현황과 과제”, 선거연수원(비공개 논문)의 일부이다. 

참고자료
권수현·황아란 (2017), “여성의 당선경쟁력과 정당공천: 제20대 총선 지역구 선거결과 분석”, 『한국정치학회보』 51집 2호(2017 여름), 69-92.
김현희·오유석 (2011), “여성정치할당 10년의 성과와 한계”, 『동향과 전망』 통권 79호, 140-182.
문경희(2007), “여성과 정치, 그리고 할당제 -국제적 동향과 쟁점-“, 『페미니즘연구』 7권 1호 (2007 봄),
273-300.
IPU, Database
(http://archive.ipu.org/wmn-e/classif.htm),
(http://archive.ipu.org/wmn-e/world.htm),
(검색일: 2019.3.15.)
http://info.nec.go.kr/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검색일: 2019. 3. 20.)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203125&efYd=20180406#0000(국가법령정보센터),
(검색일: 2019. 3.20.)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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