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벳>이학범 대표 “반려동물 세금 부과할 때”

[반려동물 산업과 제도 뜯어보기]관련 예산 급증, 사회적 합의를… ‘동물’ 구분, 삼분법 바뀌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19.05.02 18:19
▲<데일리벳>이학범 대표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팽창하는 개체수만큼 사회적 인식이 뒤따르지 못해 사건,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식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고 동물보호법의 요모조모를 살펴본다.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는 동물산업의 실태도 파악해본다. 유기견 문제와 대안을 고민해본다.

두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소통하는 수의사 신문 <데일리벳>의 이학범(34) 대표다. 이 대표는 수의학을 전공하고 동료 수의사와 함께 신문사를 차렸다. 이십대에 수의학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창업에 도전한 셈이다. 지금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매체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이 훨씬 더 적성에 맞는다. 위클리벳이라는 동영상 콘텐츠도 생산하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책도 쓴다. 다양한 일을 하지만 동물과 관련된 일이란 것에는 변함이 없다. 4월 안양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사회 이슈에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동물에 대한 관심 증가로 해석하고 긍정적인 현상으로 꼽았다. 또한 동물 복지에 들어가는 세금에 대한 해결책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세금 부과를 제시했다.

-특별히 수의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나
▶어릴 적부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친 건 아니다. 수의학을 전공한 것도 수능을 보고 점수를 맞춰서 진학한 케이스다. 그런데 진학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동물 다루는 일이라 보람도 있고 계속 접하다 보니 정이 가더라.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전공 선택은 잘한 거 같다.

-대한민국 최초의 수의학 전문 신문으로, 발행인과 편집인 모두 수의사라고 알고 있다. 면허증이 있음에도 신문업에 뛰어든 이유가 있다면
▶의학전문신문이나 약학전문신문 등의 전문직을 대변하는 신문은 많이 있다. 그런데 수의사를 대변하는 신문은 없었다. 수의사끼리 소통도 안 되고 수의학계 이슈에 한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런 것을 해결해줄 신문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동기 수의사와 공감대가 형성돼 함께 시작했다.

-그게 언제쯤인가
▶2010년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3년간 공중방역수의사로 군복무를 하면서 결심을 굳혔고, 병원에서 일하지 않고 곧바로 이 일에 뛰어들었다. 2013년 4월이다.
사실 리스크였다. 신문사가 잘 안 될 경우를 대비해서 먼저 도전을 해보고 잘 안 되면 병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마 순서를 바꿔서 동물 병원부터 갔으면 신문사를 못했을 거다.
▲<데일리벳>이학범 대표

-주변에서 반대는 없었나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데 왜 힘든 길을 가냐며 반대가 심했다. 작은 규모의 언론은 배고픈 일이라는 편견이 많았다. 군복무 전 모아둔 적은 돈으로 경제적 부담 없이 시작한 사업이라 잘못되더라도 큰 손실은 아니라는 논리로 설득했다.

-만 6년이 됐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의외로 성격에 잘 맞는 거 같다.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시야도 넓어지고,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기분이다. 만약에 동물병원에서 답답한 생활을 했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오히려 그 생활이 적성에 안 맞았을 것 같다. 이 일을 시작하길 잘했다.

-현재 <데일리벳>의 구성원은
▶함께 시작한 수의사 동기 윤상준 편집인과 발행인을 맡은 나. 둘뿐이다. 일주일에 40~50꼭지의 기사를 내고 있다. 또 전국에 10개뿐인 수의학과에 학교당 1명씩 학생 기자를 뽑아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 기자들은 이슈가 있을 때 기사를 쓰고 <데일리벳>이 학기당 활동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데일리벳>에서 다루는 중점적인 분야는 어떤 것인가
▶수의학 관련분야를 다 다룬다. 그중에서도 수의학에 관련된 정책이나 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을 다루기 때문에 동물 보호법, 가축 전염병 예방법이나 수의직 공무원이 수행하는 축산물 위생, 검역 업무 등의 내용도 있다. 소소하게 수의사 학술 소식이나 협회 소식도 보실 수 있다.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인터넷으로만 하고 있고, 구독료는 없다. 광고로만 수익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 오로지 수의사나 동물 관련된 정보를 주는 광고만 다루고 있다. 정직원이 없어서 생각보다 고정비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 아직 젊고, 둘이 먹고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이트에 어울리지 않는 광고는 받지 않고 있다.
또 최근엔 ‘위클리벳’이라는 동영상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기사로만 다루기 어려운 것들을 모아서 일주일에 한 개씩 꾸준히 만들고 있다.

-서울시가 ‘동물 공존도시’ 선언`을 했다. 주요 계획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
▶서울시는 2012년에 ‘동물보호과’를 지자체 최초로 신설하면서 동물보호 복지 정책에 앞장섰다. 이번 ‘선언’은 이를 넘어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거다. 반려동물, 유기동물뿐만 아니라 공존하는 동물 주인이나 동물을 키우지 않는 시민에게도 생명에 대한 존중심을 심어주겠다는 내용이다. 동물 복지관련 교육이나 동물 복지 축산물이라고 인증농장에서 키우는 제품에 대한 소비적 측면도 들어 있다. 동물과 생명 전반에 걸쳐 모두 담은 거 같아서 의미가 크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대로 그야말로 동물을 제대로 케어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기본적인 펫티켓과 동물 등록에 대한 부분, 목줄 착용이나 배설물 처리 등 그 외에도 동물을 잘 교육시키기 위한 방법들이 담겨 있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아주 쉽게 동물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부터 담았다. 2017년 10월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개소에 이어, 2018년에는 ‘서울반려동물교육센터’를 개장함으로써 동물복지 공공시설 2개소를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람은 물론 반려견도 함께 데리고 갈수 있다. 교육과정을 모집 중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짐에 따라 꼭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시장의 양적 성장은 계속되는 데 반해 질적 성장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성장을 위해 첫 번째로 기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명 존중 교육을 통해 의식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두 번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가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시설이 늘어나면서 투입되는 예산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의 세금도 투입되는 데 대해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고 본다. 유럽 몇 개국에서는 반려동물 세금을 낸다. 동물등록을 하는 순간부터 1년에 몇만원에서 많게는 몇십만원씩 낸다.
독일의 경우엔 반려동물 세금을 매달 내는데 동물 종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맹견은 돈을 더 내야 한다. 반려견주들이 낸 세금을 동물 보호 정책에 사용하다 보니 유기동물 관리가 잘되고 있다. 보호자의 책임감은 높이고, 정부는 동물보호정책의 예산 부담을 줄이는 좋은 정책이다.

-반려동물을 펫숍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동물이 물건 취급을 받고 있다. 이유는 민법이 이분법적 체계를 가졌기 때문이다. 법적으론 유체물에 대해서 인간과 비인간으로만 구분하기 때문에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받게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법을 이분법적 체계가 아니라 삼분법적 체계로 나눠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인간, 비인간 그리고 동물로 구분하는 삼분법적 체계로 바꿔야 한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미 삼분법적 체계로 동물을 구분하고 있다.
▲<데일리벳>이학범 대표

-목줄 착용을 어려워하는 반려견이 많다. 팁을 준다면
▶생후 4주에서 12주가 사회화 기간이어서 목줄 착용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그 기간에 목줄 착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줘야 그 뒤에도 익숙해진다. 기본적으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부분이니만큼 견주들이 꼭 지켜야 할 펫티켓 중에 하나다. 동물 행동학적 측면에서 보면 반려견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자주 만나게 해줘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는 연구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기억해주면 좋겠다.

-많은 동물 보호 단체에서 유기견보호소에서 벌어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유기동물보호소는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기도 하는 직영과 위탁으로 나뉜다. 또 사설 보호소도 있다. 다 합치면 전국에 200개가 넘는 시설이 있다. 사설 보호소는 지자체에서 컨트롤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영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입찰로 결정하는 위탁 형태의 보호소에선 동물을 구조해서 데리고 오면 마리당 얼마씩 받는 형태다. 포획을 못하면 수익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동물 보호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직영 보호소 비율은 10% 정도뿐이고 동물의 보호 기간도 길다. 직영 보호소가 늘어나면 좋은데 문제는 예산이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유기동물 보호 관리 예산을 155억원 사용했다. 1년 전보다 40억이 증가했다. 2018년 통계가 곧 나오겠지만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200여 개 보호소를 다 운영하면 예산이 얼마나 늘어나겠나.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늘어나는 반려동물에 따라 각종 문제도 함께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것이라고 보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게 제일 문제다. 키우는 사람이나 안 키우는 사람이나 인식이 낮은 편이다. 동물등록제가 시행된 것이 법적으로 6년이 됐다. 3개월 이상의 반려견 등록은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등록한 견주는 30% 정도로 추산된다. 10에 7명은 불법인데 안 하고 있다. 조항도 안 지키고 있다. 동물을 키우는 분들은 기본 규칙과 법에 대해 알아야 하고 안 키우는 분들 역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워야 한다.

-최근 법제화되는 동물 관련법이 많은데 기억에 남는 법안이 있다면
▶작년에 통과된 법안 중 실험 동물에 대한 법안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엔 실험동물을 실험 후 안락사 시켜왔다. 그러나 동물 실험이 끝나고 정상적으로 회복한 동물은 안락사 말고 기증이나 분양하자는 법안이 통과가 됐다. 규정 미비로 안락사당하는 비글이 많아 일명 비글법이라고도 불리는 법안이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 이슈 중 관심 있는 현상은 무엇인가
▶그동안 동물은 사회 이슈에서 늘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각종 사회 이슈에서 동물이 부상했다. 지난달 강원도 산불에서도 동물들이 산불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온 국민이 관심을 가졌다. 이런 과정에서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계획은
▶이제 <데일리벳>은 멈출 수 없는 단계에 왔다. 이미 기대하는 분들도 많고 계속하긴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책도 쓰고 장안대학교 동물보호과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도 하고 있다. 지금하고 있는 활동 열심히 이어갈 생각이다.

프로필
●서울대학교 수의학 학사
●동물복지국회포럼 자문위원
●한국동물병원협회 홍보위원회 위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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