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미·일 안보협력체제

[차동길의 군사이야기]

단국대학교 차동길 교수 입력 : 2019.08.01 09:49

위태로운 한반도•동북아 안보환경

2019년 7월 23일 아침,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 전략폭격기 2대가 연합하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무단진입하고, 또 다른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2차례에 걸쳐 독도 인근의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공군은 F-15K와 KF-16이 출격하여 전술 조치 예규에 따라 경고방송-차단 비행-플레어 투하 그리고 급기야는 360발의 경고사격까지 하게 되었다. 다른 나라의 군용기가 우리의 영공을 침범한 것은 정전협정 이후 처음 있는 일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연합하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전에 계획된 ‘장거리 연합초계비행훈련’임을 주장하고, 러시아는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강변한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은 독도(일본명 다케시마)가 자국 영토인데 왜 한국 공군이 와서 경고사격이냐며 유감을 표명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 무단진입과 영공침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첫째, 동북아에서 한•미•일 협력체제가 약화되고, 북•중•러 협력체제가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최근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나 한미 동맹은 느슨해진 상태이며, 한일 갈등은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중심 역할도 보이지 않고 있어, 한•미•일 협력체제는 약화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반면에 북•중•러 협력체제는 북한 비핵화 전략을 계기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었다. 한일 갈등과 한•미•일 협력체제의 약화는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그들의 군사적 역량을 확대, 구축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둘째,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및 축소는 한반도 주변을 중국과 러시아의 전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북한의 비핵화 전략 이후 한미는 방위비 분담문제와 북한 비핵화 추동을 위한 조치 등으로 한미 연합연습 및 훈련을 중단 또는 축소했다. 이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멈추게 하였고, 한•미•일의 군사력이 장악하고 있던 전장 공간을 중국과 러시아가 접근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동맹 19-2’ 한미합동 군사연습이 현실화된다면, 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아울러 대륙간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3000톤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이 나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시키고, 한•미•일 협력체제를 이완시키면, 중국과 러시아가 파고들어 전장을 지배하는 형국이다. 한일 갈등 해소와 한미 동맹강화, 그리고 한•미•일 협력체제 복원이 시급한 이유이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 앞에서 절대적 평화주의가 얼마나 허망하고,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한 ‘전작권 전환’, ‘전환조건’은 철저히 군사적 판단에 따라야
문재인 대통령은 예비역 군 원로들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아직도 국민의 상당수가 북한의 비핵화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작권 전환은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이지만, 군(軍)으로서는 정부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체계적으로 적극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연습’은 전작권 전환 자격에 관한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걸 통과하면 2020년에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하게 되고, 2021년에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검증하게 될 것이다. 만약 검증에 통과하지 못하면 전작권 전환 시점은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비로소 전작권을 전환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군(軍)은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체계적이며 적극적인 추진과 조건 달성 여부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첫째, 미래연합사령부 구조를 포함한 연합지휘구조를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미래연합사령부는 현재의 연합사령부 편제와 유사하나 ‘미군 사령관, 한국군 부사령관’ 체계가 ‘한국군 사령관, 미군 부사령관’ 체계로 바뀌는 구조이다. 따라서 이번에 실시하는 한미 연합연습 시에 미래연합사령부 구조와 지휘체계를 적용하여 전쟁연습을 진행해야 하며, 언어적 관점에서 지휘부의 전쟁지휘시스템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위해 전문성 있는 한미 검증단을 공동구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검증결과가 전작권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절대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검증을 위한 세부적인 체크리스트가 개발되어야 하며, 검증단의 활동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전작권 전환의 최우선 조건인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즉, 전작권 전환 전까지 한국군이 확보해야 할 군사적 능력(정보•정밀타격 등)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초기필수 대응능력 확보 여부를 검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 3월부터 구성된 한미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가 매월 공동평가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에 대해 연습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작권 전환을 정치적 판단에 따라 결정했다면, 전환조건은 군사적 판단에 기초하여 결정한다는 점이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라는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군사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무리한 전환을 추진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차동길 단국대학교 교수
예비역 해병 준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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