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 “성범죄 양날의 검, 성인지 감수성도 제대로 알고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윤우진 기자 입력 : 2019.09.16 14:10
▲ 박순애 변호사
최근 직장 내 성폭력에 관한 이슈로 대한민국을 들썩였다. 지난해 몰래카메라 성범죄부터, 올해 초 마약성범죄, 직장 내 성범죄까지 유독 성범죄에 관한 이슈가 쏟아져 나오는 요즈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선고된 안 전 지사의 대법 판결은 직장 내 성범죄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기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 목소리와 성인지 감수성이 판단의 기준에 깊이 관여를 하게 된다면 무죄추정의 원칙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차별적 성인식을 타파하는 성 평등 의식과 더불어 성에 관한 인지력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성범죄에서 언급되는 성인지 감수성은 2018년 4월 대법원 판결에서 처음 등장하게 되는데 당시 사건에서 해석한 의미는 성차별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을 성인지 감수성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인지 감수성은 명백하게 그 의미가 규정된 바는 없다. 더불어 이를 큰 비중을 두어 판결의 방향을 정한 판례도 극히 드물다.

성범죄에 관한 소송을 주로 담당했던 박순애 형사전문변호사(변호사박순애법률사무소)는 “그간 성범죄에 관한 법률 분쟁에서의 주요 쟁점은 피해자의 진술과 피의자의 반박 진술 중 어떤 것에 신빙성이 있는가, 또한 효력 있는 증거를 어느 쪽이 많이 섭렵하고 있느냐가 됐었다. 특히 성범죄는 증거가 있는 사건 보다 증거 없이 진술만 있는 사건들이 많은 유형의 범죄이기에 범행에 관한 갑론을박이 팽배한 대립을 이루는 법정 싸움이 되곤 했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비롯된 ‘성인지 감수성’문제는 향후 법정에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해석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 가이드라인을 세워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그러나 성인지 감수성은 판단의 기준 중 하나일 뿐 판단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어쨌든 무죄추정의 대원칙은 변하지 않으며 그 원칙 아래 피해자나 피의자 양측은 자신의 법리적 주장에 힘을 실기 위한 ‘증거수집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고 첨언했다.

가령 하나의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에서 재판은 시작되고 재판 시 범행 당시의 상황과 전후 사정을 모두 고려하게 되는데 이 때 CCTV나 목격자 증언과 같은 객관적이고도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하더라도 범행 전후의 문자 및 통화 내역, 평소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증언 등과 같은 간접 증거도 참고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그간 다수의 재판에서는 범행 직전 손을 잡았다거나 혹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신체 접촉 동의 의사에 대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피해자와 피의자간 갑론을박이 펼쳐졌었다. 그러나 여기에 성인지 감수성이 가미가 되면 범행 직전 손을 잡는다거나 하는 일련의 행위가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대의 위력에 의하여 행하게 된 것인지 자신의 의지에 의하여 행하게 된 것인지도 다시 한 번 고려해야 하는 것.

성범죄를 주로 다뤄온 박순애 변호사는 “어쨌든 성범죄는 특정 시간에 벌어진 일련의 행위를 두고 양측의 다른 시각이 대립하여 논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런 시점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언급되었다 하더라도 재판부의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입장에서 그 행위가 어떤 의미였고 어떤 의도를 가졌으며,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에 관하여 치밀한 논거를 가지고 어떻게 변론 하는가? 이다. 다시 말해 양측 진술에서 승기를 거머쥐는 것은 바로 ‘신빙성’을 누가 더 명백히 입증하느냐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무고함 또는 자신이 받은 피해사실이 이 명백하다고 하여 안이한 대처를 해서는 불리한 입지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초동대처가 재판으로까지 이어지는 만큼 수사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성범죄는 특히나 법리의 해석이나 과거의 판례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법률 분쟁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자신의 사안에 대한 법적 쟁점화, 체계적인 변론 및 대응 구축 등 상대의 진술에 대항력을 갖기 위해서는 법률적 지식이나 최신 판례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대항력을 갖추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의 법률 조력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박 변호사는 조언했다.

한편 박순애 변호사는 성범죄를 비롯한 형사소송은 물론 손해배상소송, 민사소송 등 다양한 분야의 소송을 섭렵하며 변호사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변호사의 섬세함으로 사건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며 민사전문변호사, 형사전문변호사 등록을 마친 박 변호사는 의뢰인들의 법적 문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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