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리, 아프리카 돼지열병 긴급지시 '신속대응'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경기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데 대해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파주에서 ASF 확진결과가 나온 직후 긴급 지시를 통해 관계 부처에 초동 대응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관계 부처에 "강력한 초동 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라"고 했고 특히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에겐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하고 발생 농장과 500m 이내에 있는 돼지를 살처분하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경기도에서는 타·시도로 돼지 반출을 일주일 간 금지하는 긴급 조치도 실시했고, 전국 양돈농가 6300호의 의심증상 발현 여부 등에 대해 예찰도 즉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발병 주요 전파 요인으로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는 것'을 꼽으면서 이를 금지했으며, 관계 부처가 농장의 조치 이행 여부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부처별로는 우선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엔 발생 지역의 야생 멧돼지 예찰을 강화하고 양돈농장 접근을 차단하라고 했다. 외교부·국토교통부·관세청에는 "불법축산물 반입을 막기 위해 여행객 홍보 강화 및 일제검사 확대 등 국경 검역을 철저히 하고, 바이러스가 국내로 추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라"고 했다.

이어 오전 10시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관계 부처의 신속 대응을 거듭 주문했다.

이 총리는 농식품부에 "방역 조치를 매뉴얼대로 취하시기 바란다"며 "관계기관은 ASF 전파 원인과 경로를 신속히 파악해 그에 맞는 차단조치를 취하도록 해주시기 바라며 각 부처도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지원해야 한다. 군과 경찰도 함께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에게 ASF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개하면서 이번 발병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ASF는 사람에게 감염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돼지에겐 치사율이 100%에 가깝고 치료법과 백신도 아직 없어서 농가엔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린 AI(조류인플루엔자)과 구제역도 이겨낸 경험과 저력을 갖고 있다"며 "ASF도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전 11시엔 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민관이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방역엔 국민의 협조가 긴요하다. 관계기관들은 차단방역을 위해 국민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을 신속히 국민께 알려야 한다"며 "민관이 함께 노력하자. 특히 축산 관계자 여러분의 빈틈없는 방역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관계부처에 세부적인 대응 사항을 추가 주문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방역과 신고 요령을 세밀하게 안내·홍보하라"며 보건복지부에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ASF가 사람에겐 전파되지 않는다는 점을 널리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밖에 환경부엔 "남은 음식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모든 가용 시설을 동원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16일) 18시쯤 경기 파주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있었으며, 이후 이날 오전 6시30분 농식품부는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