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안무가 이어리 킬리안 한국 관객 만난다

국립발레단(강수진 예술감독)은 9월 27일(수)~29일(일) 3일간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체코국립발레단(필립 바란키에비치 에술감독)과 함께 세계적인 안무가 이어리 킬리안의 작품 세 개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Evening Gala’ 공연에서 국립발레단은 이어리 킬리안의 수작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Forgotten Land(1981)’, ’Sechs Tänze(1986)’를, 체코국립발레단은 ‘Gods and Dogs(2008)’를 관객에게 선보인다.

그는 ‘Sechs Tänze’ 작품을 소개하며, “이 작품의 음악을 위해 선택한 모차르트, 그의 삶 전체는 고통스럽고 제한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풍요로움과 판타지, 익살과 광기를 이해했던 사람들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 작품을 창작하는 데 영감을 준 것은 이 세상이 훨씬 깊고 의미 있는 것을 위한 가장무도회나 드레스 리허설 그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모차르트의 정신"이다고 밝혔다.

최근 클래식 발레와 드라마 발레 등을 주로 선보여왔던 국립발레단이 2014년 ‘봄의 제전 (안무 글렌 테틀리)’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올리는 모던 작품에 발레계의 시선은 이미 ‘Evening Gala’를 향하고 있다.이번 공연은 두 단체가 ‘발레’를 매개로 양국의 예술성을 소개하는 뜻 깊은 자리이자 한국발레의 세계화를 위한 큰 걸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뛰어난 음악성과 다양한 테크닉 기법으로 ‘천재 안무가’로 불리는 이어리 킬리안은 근현대의 무용사를 새로이 쓰며, 발레를 기반으로 현대무용과 재즈댄스, 체코의 민속춤 등 다양한 춤의 기법을 도입한 새로운 영역의 춤을 만들어 냈다.

킬리안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발레 또는 현대무용 등 무용의 장르를 구분 짓기 힘든 복합적인 장르의 안무작을 선보일 뿐 아니라, 연극적 요소와 음악의 기법을 다양화한 작품 등으로 무용예술의 영역을 확장시켜왔다. 이번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Forgotten Land’와 ‘Sechs Tänze’는 색이 확연히 다른 작품이다.

‘Forgotten Land’는 1981년, 당시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마르시아 하이데의 의뢰를 받아 킬리안이 안무한 작품으로 블랙, 화이트, 레드, 그레이, 핑크, 그리고 베이지까지 6개의 각기 다른 컬러의 의상을 입은 여섯 쌍의 커플이 서로 파드되pas de deux )와 군무를 이루며, 격렬한 춤을 선보인다.


이어 소개할 ‘Sechs Tänze’는 1986년 네덜란드댄스시어터1(NDT1)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12명의 무용수가 약 15분간 연신 우스꽝스러운 춤과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어리 킬리안이 인간의 내면과 본성에 대한 고심을 담은 작품으로 단순하게 ‘코믹’을 앞세워 무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젝스 도이치 텐체(Sechs deutsche Tänze/6개의 독일 무곡) KV 571를 사용하여 만든 작품으로 킬리안은 모차르트가 그의 사촌과 주고받았던 편지 글 속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번 공연에서 체코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Gods and Dogs’는 2008년 네덜란드댄스시어터2(NDT2)가 초연을 올린 작품이다. 킬리안은 인간의 정신과 존재에 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얽히고 또 흘러가며 서로의 움직임을 주고받는 무용수들의 강한 움직임에 담았다.

킬리안이 천재 안무가로 세계의 프러포즈를 받기까지 그의 안무력과 정신세계를 구축한 그의 고향 체코의 무용수들이 그의 예술성을 받들어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한편, 체코국립발레단과의 교류는 이번 9월에 그치지 않고 11월로 이어진다. 체코국립발레단은 11월 13일(수)- 15일(금) 3일간 체코국립극장에서 올리는 공연에 국립발레단을 초청하였다. 국립발레단은 이 공연에서 'Forgotten Land'를 체코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며, 체코국립발레단은 'Gods and Dogs', 'Petite Mort', 'Sechs Tänze'을 공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