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경제·사회 발전의 주역

[차동길의 군사이야기]

단국대학교 차동길 교수 입력 : 2019.10.01 09:17

올해로 대한민국 국군은 건군 71주년을 맞이했다. 먼저 전•후방 및 해외에서 국가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의 노고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군(軍)은 대구 공군기지에서 대구•경북지역 학생과 시민, 보훈단체, 예비역 등 2300여 명이 참관한 가운데 ‘국민과 함께하는 강한 국군’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각 군의 기수단과 사관생도가 참가한 가운데 국민의례, 훈•표창 수여, 기념사, 기념 영상 상영, 공중전력 기동, 블랙이글스 축하비행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특히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최신예 F-35A 스텔스 전투기와 ‘Peace Eye’ E-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 육•해•공군 및 해병대의 발전된 무기체계를 선보이며 강한 국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군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본연의 임무를 이탈한 일도 있었지만, 국가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늘날 세계 12대 경제 규모와 사회 발전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던 데는 다음과 같이 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첫째, 북한의 6.25남침을 막아내고, 전쟁 이후 북한의 전쟁 의지를 억제함으로써 국가역량을 경제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군은 전후에도 북한의 끊임없는 군사적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공고히 하여 전면전쟁으로의 확전을 막았다.


둘째, 군은 국민교육의 도장으로서 산업화 시기 경제발전의 주역이었다. 군은 정부의 ‘선 경제, 후 정치발전’ 전략에 따라 장병들을 산업기술인력으로 육성하였고, 방위산업육성정책으로 자주 국방력 강화와 민간경제 발전을 도왔다.
셋째, 군은 미국과 세계 여러 나라 유학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을 통해 군 선진화는 물론 사회발전을 선도했다. 1951년에서 1960년까지 해외 유학 군인이 11,506명으로(장교 86%) 같은 시기 민간인 유학자 5,423명만 보아도 군의 전문인력양성과 선진화 노력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발전된 군의 행정체계는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넷째, 군은 끊임없는 국방개혁을 통해 자주 국방력 강화와 3군 균형발전, 병영문화 선진화를 도모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연합방위체제를 구축한 군은 818 계획, 국방개혁 2020, 국방개혁 307, 국방개혁 2.0 등을 추진하며 강군(强軍)육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섯째, 군은 세계 평화유지군으로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군은 1964년 베트남 파병을 시작으로 현재는 14개국에 약 1,400명을 파병하고 있다. 연 3만여 명이 유엔의 깃발 아래 평화유지군(PKO)으로 활동하면서 군사외교관으로서 대한민국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군(軍)이 행(行)할 것과 유념(留念)할 것
북한 비핵화 문제로 형성된 지금의 대화와 협상 분위기는 국가적으로 한국전쟁 이후 가장 평화롭지만 가장 불확실성이 높음을 말해준다.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전례없는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었고, 세 차례에 걸친 미북 정상회담과 만남을 통해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낮추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불안정성은 더 높아졌는데 그 이유는 바로 국론(國論) 분열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북한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고, 국내 정치문제와 연동되면서 국론(國論)은 완전히 양분되어 있다. 급기야 국가안보를 우려한 예비역 장성들이 문재인 정부 전•현직 국방부 장관을 이적죄로 고발하였고, 재향군인회는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이는 군 예비역 사회의 내부 분열을 의미하는 것으로 초유의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의 상황을 손자병법에서 제시한 오사(五事) 즉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에 따라 비교•분석한다면 매우 심각한 위기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몇 가지 군이 행할 것과 유념할 것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군 수뇌부의 대북인식이 명확해야 한다. 장관은 정치인이면서 군 수뇌(首腦)이다. 따라서 장관은 정치적•군사적 관점에서 달리 해석할 수 있겠지만 군 수뇌로서 군사적 관점으로 처신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장관의 정치적 행보는 북한 눈치 보기로 해석되면서 군의 정신전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둘째, 실전적이고, 강인한 교육훈련으로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정치적 이유로 연합훈련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것은 전투준비 태세는 물론 군 기강의 문제와 직결된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군사력은 100년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으나 단 하루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음을 되새겨야 한다.


셋째, 북한의 히틀러식 전쟁전략을 유념해야 한다. 히틀러는 무기 대신 언어, 탄환 대신 선전 선동이라는 공갈수단으로 적의 정신과 조직을 붕괴시킨 후 무기를 들었다. 지금의 북한도 히틀러식 전쟁전략과 매우 유사하게 행동하고 있고, 그 효과가 우리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냉철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넷째, 군의 정치화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민의 군대가 돼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군의 기본사명이고 존재가치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재는 물론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관계의 시급한 복원이 국가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유념해주기 바란다.


차동길 단국대학교 교수
예비역 해병 준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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