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축제 ‘한국의 알메달렌’ 펼친다

장인흥 선거연수원 시민교육부장 “누구나 참여하고 다양한 즐길거리로 무겁지 않은 정치 알릴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19.10.02 08:54
▲장인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시민교육부장/사진=더리더

중앙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에서는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색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은 유권자와 정치인이 참여하는 화합의 축제로 유권자 중심의 건전한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고자 2018년부터 유권자가 직접 만들고 선거연수원이 지원하는 축제다. 2018년 59개의 유권자단체가 52개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했고,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96개 단체가 8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8000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늘어나는 참가자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커져갈 것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리더>는 10월 25일 개최 예정인 유권자정치페스티벌 준비가 한창인 선거연수원 시민교육부를 찾았다. 장인흥 시민교육부장은 페스티벌의 참가자 증가에 대해 언급하며 “1년 만에 60%의 성장이 암시하는 건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말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국민들이 정치를 무겁게 의식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참가할 수 있고, 자유롭게 말하며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준비된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권자의 선거·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배경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꽃피운 유일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GDP의 경우 2018년 기준 1조6556억 달러로 세계 11위에 올라섰고,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 따르면 평가대상 167개 국가 중 21위다.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국가로 분류된 국가와 한 계단 차이로 불완전한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국가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수년간 20위권을 오르내리며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와 불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접점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경제 규모와 위치에 비해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낮은 편이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 중에는 가장 높은 순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EIU의 평가항목을 보면 완전한 민주주의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거과정과 다원주의’에서 9.2, ‘정부기능’에서 7.9, ‘정치참여’에서 7.2, ‘정치문화’에서 7.5, ‘시민자유’에서 8.2의 평가를 받았다. ‘정치참여’와 ‘정치문화’ 항목에서 낮게 평가받고 있다. 

EIU 민주주의 지수 1위 노르웨이는 동일 항목에서 10.0과 10.0을, 3위인 스웨덴은 8.3과 10.0을 받았다. 완전한 민주주의로 평가받는 국가들과 비교해볼 때 두 항목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를 전체적으로 하향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정치참여 정도는 투표율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선거에서 50%대의 투표율에 머물고 있다. 유권자 중 절반은 투표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수치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조한 평가를 받은 정치참여와 정치문화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정치선진국이라 불리는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 개최하고 있는 ‘정치축제’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이 행사는 국민과 정치인이 만나 공공의 문제나 정책 등에 대해 토론하고 소통하는 ‘정치축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스웨덴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1968년 7월 올로프 팔메 사회민주당 대표가 고틀란드 섬의 작은 마을 알메달렌에서 휴가객을 대상으로 당의 비전과 정책을 설명하는 즉흥연설을 계기로 시작됐다. 1982년 ‘알메달렌 주간’으로 공식화하며 스웨덴의 모든 정당이 참가하고 4000여 개가 넘는 정치 강연·토론·세미나(2017년 기준) 등이 개최되는 명실상부한 정치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스웨덴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를 필두로 핀란드의 수오미아레나, 덴마크의 폴케뫼르, 노르웨이의 알렌달수카 등 북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치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선거연수원에서는 ‘정치축제’의 순기능에 주목해 2015년부터 개최를 검토해오다가 2018년 우리나라 최초로 유권자와 정치인이 참가하는 소통과 화합의 정치축제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올해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은 ‘유권자가 만드는 정치’, ‘유권자가 즐기는 축제’라는 슬로건 아래 10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수원 선거연수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참가하는 유권자단체 등은 총96개다. 각각의 단체에서 단독 또는 공동으로 8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거연수원은 각각의 프로그램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서포터즈 역할을 담당한다. 

프로그램은 정책커뮤니티, 학술컨퍼런스, 유권자콘테스트, 선거·정치체험파크, 문화예술콘서트 5개 분야로 나누어 진행된다. 각종 정책관련 토론, 선거·정치제도는 물론, 철학, 사상, 법,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세미나, 유권자가 강연과 연극 등을 통해 펼치는 정책콘테스트, 선거와 정치참여 관련 재미있는 전시·체험, 볼거리와 즐길거리 가득한 문화공연으로 금년 페스티벌을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의 모든 프로그램은 유권자와 정치인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자유롭게 참가가 가능하다.

-페스티벌을 개최 후, 올해 두 번째 준비하면서 참가자들의 변화가 느껴졌나
▶작년 페스티벌에 ‘대학생 국회’라는 청년단체에서 ‘제1대 대학생국회 법안공청회’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년들이 직접 만든 법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국회의원, 전문가, 청년들이 토론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용, 정책 등 34개의 정책과 법안 등이 발표되었고, 이 중에는 국회의원을 통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법안도 있다.
이 단체는 올해도 작년과 같이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법안공청회’를 개최한다. 달라진 점은 국회 16개 상임위와 같은 수로 상임위별 법안공청회를 개최하고, 각 상임위별로 총 100여 건 이상의 정책 제안 등이 예정되어 있다. 청년들의 참여가 늘고, 제안되는 정책과 법안의 내용이 늘어난다는 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이 실제로 정치를 통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학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정치의 필요성도 느꼈을 것이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을 준비 중인 시민교육부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더리더
요즘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작년 페스티벌에는 여성단체회원 250여 명과 전·현직 국회의원 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참여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여성유권자들과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여성의 정치참여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현장 분위기가 매우 진지하고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유권자와 정치인의 토론이 이뤄지는 상황을 목격하고, 자신들이 그 현장의 주인공으로 참여하게 되니 자연스레 더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 같다. 유권자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정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목소리를 더 가깝고 생생하게 들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올해 준비한 특별한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
▶페스티벌의 82개 프로그램은 유권자단체에서 직접 기획·운영하는 것으로, 모두 의미 있고 중요하며, 흥미롭다. 페스티벌 관람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을 위한 안내 차원에서 선거와 정치에 관해 새로운 전개방법과 내용으로 접근한 대표적 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먼저 ‘2019 정치스타트업대전’이 있다. 인터넷, 스마트기기 등을 통한 선거·정치참여 방안, 민주시민교육 콘텐츠 등에 관해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치스타트업 활성화를 통해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치’라는 테마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매우 신선한 프로그램이다. 

또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성격’이라는 학술세미나가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대적 기원을 탕평, 동학, 대한제국의 성립과정, 독립신문 성격 등을 통해 사상학적으로 고찰하는 학술토론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발현한 민주주의의 근원적 요인을 탐구하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기원에 대해 토론하는 학술의 장으로, 서양 중심의 민주주의를 우리 중심의 시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끝으로 ‘제8회 강연콘테스트’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을 기념하여 개최되었는데, 올해부터 페스티벌과 같이 하게 됐다. 전국의 청소년과 유권자가 ‘선거·정치참여의 중요성’, ‘생활 속 민주주의 실천사례’ 등을 강연, 뮤지컬, 노래 등 다양하게 표현하는 콘테스트 프로그램이다. 특히 청소년이 기성세대에게 들려주고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역동적인 공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감동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보나
▶북유럽 국가의 ‘정치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다. 앞서 언급한 EIU 민주주의 지수에서 보듯, 북유럽국가는 시민의 정치참여가 왕성하고, 정치문화도 매우 성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이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 같은 발표자료에 나타난다. 나아가 정치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불신은 각종 여론조사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북유럽의 ‘정치축제’와 선거연수원의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을 소개해드렸던 것이며, 여기에 페스티벌의 앞으로의 큰 방향이 있다.
2017년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의 구호는 “오셔서, 경청하고, 즐기세요”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도 ‘국민들이 정치를 무겁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자유롭게 말하며 들을 수 있고, 다양하게 즐길거리가 준비된 축제의 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행의 국민참여제도와 정치시스템으로는 국민과 정치권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 또 국민과 정치권의 소통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작년 59개의 유권자단체가 52개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였고,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96개 단체가 8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8000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한다. 1년 만에 60%의 성장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말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페스티벌 현장뿐 아니라 방송,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온 국민이 접근 가능한 ‘정치소통의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장인흥 시민교육부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더리더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유권자들은 어떤 어떤 마음으로 선거를 맞이해야 한다고 보나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sis de Tocquville)은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국민들의 무관심은 그만큼 무책임한 정치에 직면하게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는 책임 있고 신뢰받는 정치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유권자께서는 우리나라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의 의미를 되새기며, 주권자로서 선거를 바라보고 참가하면 좋겠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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