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접촉 있어도 ‘허락 없는’ 기습키스는 강제추행...이남철 형사전문변호사 “동의 범위 넘어서면 거부할 자유 존재”

머니투데이 더리더 윤우진 기자 입력 : 2019.11.22 14:30
법률사무소 린 이남철 대표변호사

최근 설령 서로 호감이 있었던 경우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기습적인 키스를 했다면 강제추행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손을 잡는 등의 가벼운 신체접촉이 있었더라도 입맞춤까지 동의했다고 보긴 어려우며 자신이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에 대해 거부할 자유가 존재한다는 대법원의 설명에 강제추행의 성립요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30대 여성 A 씨는 5년 전 직장 선배 B 씨가 강제로 손을 잡고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B씨에게 기습 입맞춤 등 강제추행 당했다며 신고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A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B씨는 A씨를 무고죄로 역고소했다. 1·2심 재판부는 B씨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이미 수사기관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며, 두 사람이 술집에서 나온 뒤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자연스레 손을 잡는 등 신체 접촉하는 듯한 행위가 있었다며 A 씨의 무고죄를 인정했다. 이 결과 A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B씨가 입맞춤한 사실은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고, 설령 어느 정도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해서 입맞춤 등까지 동의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A씨는 언제든 동의를 번복할 수 있다”고 판결을 뒤집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법률사무소 린의 이남철 형사전문변호사는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선 신체접촉에 대해선 거부할 자유가 있으며, 상대방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 불기소나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해서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며 “성범죄 혐의를 받은 피의자는 고소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적극적 증명 없이는 무고죄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1·2심 재판부는 B씨가 협박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A씨가 사건 직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B씨의 행위를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은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사람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기습추행 여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형법 298조에 명시된 강제추행죄는 사람에 대한 직접·간접의 물리적 힘이나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일으키는 협박을 통해 사람을 추행하는 범죄다. 여기서 추행은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음란한 행위로서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행위를 뜻한다. 이에 대하여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는 강제추행죄와 같은 성추행 범죄를 매우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폭행 또는 협박이 선행되지 않고 폭행행위 자체를 추행행위로 볼 수 있는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죄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형사전문변호사는 “과거에는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강제추행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면서 강제추행 사건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러므로 자신이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벌금형, 수사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것이라 속단하긴 이르다. 추행의 부위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성범죄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어떻게 대처할지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강조했다.

강제추행죄는 사건의 전후 상황, 혐의 인정 여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처벌 강도와 해결 방안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아무런 신체 접촉이 없었던 상황에서 무고하게 혐의를 받고 있다면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상대방 진술을 탄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하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 선처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때 고소취하나 합의 등을 종용할 경우 2차 가해로 인정돼 사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을 권한다.

한편, 다년간 성범죄 등 형사사건을 수임해온 이남철 변호사는 업무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전문변호사로 등재됐다. 이 변호사는 “법률사무소 린의 대표 변호사로 긴밀한 초동대응이 필요한 형사 피의자 신분의 사건, 꼼꼼한 법리적 분석이 우선시되는 형사 고소 사건에서 의뢰인에게 필요한 적재적소 법률 자문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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