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래 서천군수 “삶과 쉼의 질 높여 머물고 싶은 서천”

최근 전국의 수많은 군소 지자체가 겪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방안을 묻자, 노 군수는 “삶의 만족도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일자리, 주거환경 개선, 교육에 초점을 두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역민이 행복하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유입된다는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 인구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군민 참여와 소통, 서천형 맞춤 행정을 통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노 군수의 행복 전략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17개월이 흘렀다. 공약 사업의 추진 상황은 어떠한가
▶민선 7기 서천은 튼튼한 지역경제, 머무는 문화관광, 힘 있는 균형발전, 누리는 교육복지, 통하는 신뢰행정 구현을 목표로 총 84개 공약사업을 추진 중이다. 군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검토 단계부터 주민배심원단 운영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공약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등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민선 7기 기초단체장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전국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으며, 7월 개최된 ‘2019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도시재생 분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약사업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분기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률을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고자 ‘공약목표관리제’를 운영하며 책임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추진상황 점검 결과 84개의 공약사업 중 7개의 사업이 완료됐고, 나머지 사업도 계획대비 94%의 추진율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군민평가단을 통해 공약사업 이행률을 철저히 관리하고, 참여와 소통을 강화해 군민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을 실현하겠다.

-군민과 소통하는 서천군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주민의 눈높이에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제 철학이다. 이에 민선 6기부터 공휴일과 주말에는 새벽부터 어항, 시설농가, 시장, 공사현장 등 서천 곳곳을 누비며 군민에게 다가간 결과 ‘동네방네 노박래’라는 애칭을 갖게 됐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희망의 대화’를 추진해 군민 불편사항, 군정에 대한 제안과 건의사항, 기타 알리고 싶은 이야기 등을 경청하는 기회도 갖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군민평가단을 운영해 주요 현안 사업을 군민에게 평가받고 시책 건의 및 제언을 수렴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조금 더 세심하게 귀담아듣기 위한 ‘정책동행’, 각종 갈등이나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는 ‘찾아가는 정책토론회’ 등도 상시 운영해 사업 추진의 내실화와 실행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군민 행복·소통 운영회’를 구성해 운영하면서 군민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타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인구문제가 현안이다. 인구 증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서천은 다른 군과 비교했을 때 인구수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고령 인구 비중이 높고 청년 인구 비중이 낮아 지역 활력이 떨어지고 일자리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항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중에 있으며 2022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26개사와 투자협약을 마쳤고, 기업 근로자가 군에 거주할 수 있도록 국가산단 내 근로자에게 2년간 주거비를 지원해 초기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그 외 관내로 유입된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올해 도내 최초로 청년직장인 주거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 여기 있어요!’ 청년 일자리 토크 콘서트/사진=서천군청 제공

2019년 6월 장항국가산업단지 입주 1호 기업 선진뷰티사이언스(주) 장항공장 준공식/사진=서천군청 제공

출생자수 감소 원인을 분석해 연령별 눈높이에 맞춘 인구교육과 함께 출산 장려금, 출산 후 병원·산후조리원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원인은 자녀 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있다. 우리 군은 고교 졸업생 중 셋째 자녀 이상에 대한 대학등록금 지원, 고등학교 무상교육, 고등학교 교복비 지원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림학당을 통해 상위 학생들의 학업성적 향상에도 노력함으로써 지역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인구 유입도 중요하지만 인구구조 불균형을 해소하고, 유출 인구를 줄이는 것이 선행과제다. 삶의 만족도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일자리, 주거환경 개선, 교육에 초점을 둠으로써, 지역민이 행복하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유입된다는 ‘근자열 원자래’ 인구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서천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해양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국립해양생물자원관·한국폴리텍대학 해양수산캠퍼스 등 네트워크가 집적돼 있어 해양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의 ‘해양신산업 혁신전략 및 육성 방향’ 발표에 대응하여 서천군을 해양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먼저 충청남도와 서천군의 정책 제안으로 해양수산부에서 추진 중인 해양바이오 산업화 인큐베이터를 유치할 계획이다. 그리하여 해양바이오 R&D 산업화를 촉진하고, 기업유치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의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 향후 해양바이오 소재은행, 해양바이오 품질관리센터, 해양바이오디자인 연구센터 등 해양바이오 기관의 집적화를 통해 저변과 역량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 나아가 해양치유, 레저관광, 생태복원 등 배후산업과 연계성을 강화해 해양바이오 도시로 특화·발전시키겠다.

-서천군은 지난 2018년 국내에서 15번째로 국제슬로시티로 인증받았다. 슬로시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서천군은 2018년 6월 23일 국제슬로시티 회원도시로 공식 인증받았다. 슬로시티란 1990년대 후반부터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i)에서 시작된 ‘느린 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전통을 지키면서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 살리기 운동이다. 슬로시티라고 해서 개발이나 현대문명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현대적 의미가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서천군은 슬로시티 강점이 많다. 15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산모시와 한산소곡주는 서천의 자랑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준비 중인 유부도 갯벌에서 머물고 싶은 생태관광도시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한산모시와 소곡주 전통산업을 육성하고, 4계절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먹거리 축제, 농어촌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 가족단위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해나갈 것이다. 관광객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쉼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군민들은 슬로시티를 통해 삶의 양보다는 질을, 속도보다는 깊이와 품위를 지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동체 세상을 실현하겠다.

국제슬로시티 국제 실사단 접견/사진=서천군청 제공

-최근 지역주민과 함께 ‘생태관광 활성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어떤 아이디어가 제기됐나
▶이번 워크숍을 통해 지역주민과 관광 관련 대표자, 군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먼저 지역주민 역량강화를 위해 생태관광에 대한 인식개선과 맞춤형 교육을 개발·실시하는 소규모 학습 동아리 지원 방안이 제기됐다. 또한, 지역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행사 개최를 통해 지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고,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창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법인 조직 출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한산모시, 유부도와 서천갯벌 등 서천군이 갖고 있는 관광자원에 기반하여 생태관광의 비전을 제시하고, 관광객이 머물 수 있도록 해안과 내륙을 연결하는 중간 거점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지역주민 참여형 사업을 발굴해 지역형 거버넌스를 구축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0 농촌축제 지원 대상에서 서천군 2개 마을이 선정됐다. 어떤 축제들인가
▶2020년 농촌축제 지원 대상에 우리 군의 ‘달빛문화 갈대축제’와 ‘해바라기 축제’가 선정됐다. 갈대축제는 2013년부터, 해바라기 축제는 2018년부터 지원받기 시작해 올해 ‘농촌축제 우수마을 평가’에서 두 개 마을 모두 ‘매우우수’ 평가를 받아 내년에도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지자체 추천 122개 중 67개 선정, 충청남도 9개 중 서천군 2개 선정).
‘달빛문화 갈대축제’는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을 활용해 갈숲마을 일원에서 펼쳐지는 축제로 갈대발 엮기, 미니베틀 체험 등의 체험행사를 운영한다. 외부 관광객 유치보다는 마을 주민, 결혼이주여성, 귀농·귀촌 가정 등 지역 공동체가 함께해 지역 화합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는 축제다.
‘해바라기 축제’는 판교면 흥림저수지를 찾은 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진행한 사업이 축제로 발전한 사례다. 쓰레기 투기를 줄이기 위해 주민들이 해바라기를 직접 심고, 가장 환하게 만발한 초여름에 맞춰 축제를 진행한다. 노란빛으로 넓게 펼쳐진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점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어 지역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농수산업 6차산업화와 친환경농축산업을 통해 주민 소득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는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공급 과잉 시대에 안정적인 농외소득원 개발은 농가소득 제고와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요소다.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양적 증가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6차산업 경영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내적 증가를 시키는 것이야말로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전문가들이 정기적인 농촌융복합산업 모니터링을 통해 6차산업을 실시하는 경영체를 직접 방문해 발전 가능성과 문제점을 정밀 진단한 후, 솔루션 회의를 통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충남 농촌융복합산업 한마당 큰잔치, 농식품 박람회 등에 6차산업 경영체를 다수 참여시켜 서천군의 농수산물 및 가공품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대외 인지도 향상과 꾸준한 소득창출로 이어지게끔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컨설팅을 통해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체험·관광 등 주민 주도형 신규 6차산업 경영체 발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복지를 위해 ‘서천형 커뮤니티케어’를 시행하고 있는데 효과는 어떠한가
▶서천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34%를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다. 어르신이 늘어나는 만큼 만성질환자도 증가하고, 그에 따라 장기요양등급이나 요양시설 입소가 증가해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읍 단위를 제외하고 의료기관이 부재해 보건기관이 진료와 함께 보건사업까지 담당하고 있으며, 해마다 보건기관 이용률도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노인 건강을 위한 집중 케어가 시급히 요구되는 실정으로 어르신들에게 건강문제뿐 아니라 주거, 요양, 생활 등 전반적인 돌봄욕구를 충족하고자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2019년 7월 2분기 서천형 커뮤니티 케어 협의체 회의/사진=서천군청 제공

서천읍 외 5개 읍·면에 방문전담 지역돌봄 T/F팀 및 주민자치위원회 보건의료분과 구성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동안 공급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면, 2019년 서천형 커뮤니티 케어는 수요자 중심 맞춤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했다. 세부적으로 거동불편 및 만성질환 고위험군 관리를 위해 △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의료 활성화 △독립생활 및 낙상 예방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주민참여, 민관 기관·단체 연계 △보건-복지 돌봄사각지대 해소 △만성질환 집중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건강악화 및 합병증 예방 등을 지원했다. 서천형 커뮤니티케어는 어르신들의 로망인 ‘자기 집에서 건강한 노후생활을 받고픔’을 실현하기 위해 읍·면, 주민자치위원회, 민간기관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사업 모형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군민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존경하는 서천군민 여러분, 어느덧 2019년 기해년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폭염과 태풍 등으로 힘들었던 한 해였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천군을 위해 함께 힘써주신 군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보다 나은 희망찬 내일을 위해 열심히 땀방울을 흘렸던 기해년을 차분한 마음으로 정리하시고, 복이 가득하고 길운이 찾아온다는 2020년 경자년을 힘차게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본격적인 민선 7기의 2년째를 맞아 서천군민 모두가 풍요로운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연말연시,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노박래 서천군수
1949년 10월 30일 출생
서천군청 기획실장
충남발전연구원
충청남도청 기업지원과장
충청남도청 공보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천군협의회 회장
새누리당 충남도당 부위원장
민선 6기 서천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