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메말랐던 학교에 ‘온기’를 퍼뜨리다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대상’단체장-이정훈 강동구청장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0.01.08 15:28

▲천호중학교 ‘아이들이 꿈꾸고 만드는 행복학교’ 시행 후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사진=강동구 제공
‘아이들이 꿈꾸고 만드는 행복학교’
학교 공간의 주인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TF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장소를 선택하고 현장조사와 디자인 아이디어를 냈다. 이어 교사와 학부모가 안전을 고려해 설계를 다듬었고, 마지막으로 구청에서 지원한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힘을 보탰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도서관, 로비, 복도 등이 정서적 안정과 창의적인 공간으로 거듭났다. 메말랐던 학교 공간에 따뜻한 변화가 시작됐다.

서울 강동구청이 국내 최고 권위의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작품(정책)이다.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머무는 공간인 학교가 창의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낀 이정훈 구청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 청장은 정책 제안부터 시상식의 파이널 라운드 프레젠테이션까지 직접 챙기는 열의를 보였다. <더리더>는 ‘대상’ 수상작이 만들어진 배경을
 듣기 위해 강동구청을 찾았다

-‘아이들이 꿈꾸고 만드는 행복학교’(이하 행복학교) 정책이 대상을 받았다. 소감은
▶행복학교는 ‘강동형 공간복지’의 시작이다. 이번 지방자치 정책대상 수상으로 행복학교 사업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내년에는 사업을 확대해 아이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볼 계획이다.

-이번 정책대상 프레젠테이션 경연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했다
▶시의원 시절부터 교육 분야에 관심이 컸다. 평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미래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행복학교 사업을 PT로 직접 소개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번 발표가 행복학교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고 공간복지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행복학교는 어떻게 시작됐나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라는 정책적 발상에서 꿈과 휴식, 그리고 행복이 있는 행복학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학부모이기도 하지만 구청장으로서 학교에 갈 일이 많았다. 최근 건물들이 새롭게 변하고 있는데, 학교는 우리가 어렸을 때 다니던 모습과 다름없이 딱딱하고 경직되어 있다. 또한,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어둡고 쓸모 없이 버려진 공간이 많다. 이런 공간들을 잘 활용해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아이들은 어른과 다르게 자신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장소에 대해 목소리를 낼 기
회조차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대부분은 아이들의 감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표준 설계로 지어지고, 그 결과 아이들의 생활 패턴이나 심리적 특성마저 표준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강동구는 이를 개선하고자 고민을 거듭했다. 우리가 어떤 건축물, 공간을 만드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물론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고,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행복학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공공건축가와 협업하고 학교별로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디자인 TF팀을 구성했다. 학교공간의 주인인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으로 이뤄진 디자인 TF팀과 공공건축가, 도시경관 총괄기획가로 구성된 디자인 디렉터, 그리고 강동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추진
하여 공공건축의 ‘공간복지’ 확대라는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민주적 합의를 유도하고, 이에 대해 전문가인 공공건축가와 공간 디자이너가 자문을 하도록 해 공간 수요자가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의 설계로 전환했다. 구청은 사업시행 전에 조례 제정 및 전문가팀 구성을 마무리하고, 사전에 사업방법에 대한 ‘과업지침서’를 만들어 표준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이를 위해 시설의 노후도, 시급성, 취지, 적합성 등을 고려하여 10개의 학교를 선정했다. 교육환경 개선을 민선 7기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학생, 학부모, 선생님의 의견을 자주 청취하는 등 책임감을 갖고 힘을 보탰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사진=더리더

-정책 시행 전후에 느껴지는 변화는
▶천호중학교 도서관은 갑갑한 가구 배치로 인해, 서가 사이사이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공간이었다. 일일 20명도 방문하지 않는 버려진 공간에 가까웠다.
그런 공간을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카페 분위기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바뀐 도서관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독서와 여가를 즐기고 있다. 서둘러 가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학교 내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천호중학교뿐 아니라 사업을 시행한 행복학교는 학교의 삭막한 공간을 문화적 공간으로, 어두운 공간이 밝은 공간으로, 획일적인 공간이 창조적 공간으로 변화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정책을 결정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기쁨이었다. 작은 변화로 아이들이 자부심과 주인의식, 공동체 의식이 커졌다. 또 학교가 밝아지자 아이들이 밝아졌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어떤 아이는 쉬는 시간에 교실에 엎드려만 있었는데, 행복학교로 공간이 개선되자 숨 쉴 공간이 생겼다고 하더라. 그런 아이들의 의견과 고마움의 표시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또 친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등의 교내 문제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이런 문제가 줄어들 거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타 시도에서 ‘행복학교’를 벤치마킹 사례로 많이 찾고 있다
▶자치구에서 처음 하는 사업이다 보니, 우리 행복학교를 교육 행정의 모델로 보고 타 시도에서 벤치마킹하고자 많이 찾아온다.
10월엔 경남교육청에서 교장, 교육청 관계자 30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고, 최근엔 고양시청과 고양교육지원청에서 공간개선의 효과와 행복학교 사업 전반 프로세스에 대한 도움을 받고 가기도 했다.

-‘행복학교’ 정책을 앞으로 확장시킬 계획은
▶강동형 행복학교 사업이 전국 학교로 확산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모범 혁신 사례를 알리기 위해 구축한 ‘정부혁신 사례지도’에 등재하는 등 행복학교 사업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강동형 행복학교 사업을 확대해 올해 상반기 공간개선을 실시한 초·중학교는 학교 내·외부 색채 개선을, 상반기 공간 개선을 실시하지 않은 고등학교 대상으로는 시범적 공간 개선사업을 추진하여 학교 공간 개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사진=더리더

-이 외에도 강동구를 대표할 만한 정책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강동구는 행정안전부가 모범 혁신 사례를 알리기 위해 구축한 ‘정부 혁신 사례지도’에 전국 최다인 10건을 등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강동구가 추진하는 정책이 혁신적이고 우수하다는 증거다.
‘강동형 도시재생’, 사람과 자연의 공존 ‘도시농업’, 건강도시 강동, 경로당에 활짝 핀 아이들의 ‘꿈미소’, 노동권익센터, 반려동물과 더불어 행복한 강동, 교복 걱정 말아요 그대 ‘고등학생 교복구입비 지원’, 드론 이용한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 점검, 아이스팩 재활용 시스템 구축, 열린 청사 운영 프로젝트가 있다.
특히, 교복 걱정 말아요 그대 ‘고등학교 교복구입비 지원’은 실질적 교육복지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교육복지 보편화를 통한 교육행복도시 강동을 조성하고자 서울시 최초로 ‘교복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고등학교 신입생 3100명에게 지원한 사업으로 내년에는 중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시행한다.
또한, 아이스팩 수거 시스템은 냉동실을 차지하는 처치 곤란 아이스팩을 가까운 동 주민센터 전용 수거함에 배출하면 이를 재활용하여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우수사례다. 강동구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으로 ‘2019. 대한민국 올해의 정책상(사회부문)’ 등을 수상했다.

-임기 1년을 훌쩍 넘겼다. 향후 임기 동안 구정 운영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강동구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구민의 삶이 편리해지도록 미래를 준비했다.
강동구의 미래는 지역 간 계층 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더불어 행복한 강동’이다. 아동과 청소년, 청년, 여성, 어르신, 노동자, 장애인, 다문화 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살기 편리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구민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생각이다.

“강동형 행복학교 사업이 전국 학교로 확산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가 모범 혁신 사례를 알리기 위해 구축한 ‘정부혁신 사례지도’에 등재하는 등 행복학교 사업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
1967년 전라북도 정읍 출생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제8대, 9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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