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다음은 ‘광주형 AI’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대상 수상작 – 광주광역시]이용섭 광주시장, “AI 4대 강국 만드는데 허브 역할 할 것…변화·혁신 통해 성과 창출”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1.03 11:05
광주광역시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감도/사진=광주광역시청 제공
4차 산업혁명은 인류사적 대변화의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독일과 미국, 중국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차세대 국력임을 재빠르게 간파해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도 AI(인공지능)는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범용기술로 여겨진다. MGI(맥킨지글로벌연구소)의 2018년도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글로벌 경제활동 규모는 13조 달러 증가하고 전 세계 70% 기업이 AI를 활용할 전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서 AI 집중 육성을 통한 기존 사업의 고부가 가치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AI개발과 활용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도시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이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됐다. 현 정부의 ‘일자리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광주광역시장에 당선된 이용섭 시장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출신답게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성공시킨 것처럼 ‘광주형 AI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광역시도 부문 대상을 차지한 정책은 광주광역시의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사업이었다. 이 시장은 시상식 당일 대상을 수상하며 “이제 어떠한 산업·기술·상품도 AI와 접목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 대한민국과 광주가 앞선 국가와 도시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4차 산업혁명이고, 그 핵심은 AI라는 판단으로 ‘지능형 경제전쟁’에 뛰어들었다”며 “AI 4대 강국 한국을 만드는 데 광주가 허브 역할을 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많은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는 지난해 1월 국가균형발전 기반 구축사업(예타 면제 대상사업)에 ‘인공지능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신청해 선정됐다. 일반적으로 타 지자체는 예타면제 사업에 예산 규모가 큰 철도, 도로, 항만 등과 같은 SOC건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광주는 예산 규모는 작지만 미래 차세대를 위한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효과가 기대되는 AI분야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렇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기반 지역산업 구조 혁신사업을 제시하면서 선정됐다. 앞으로 5년간 약 4000억원이 투자돼 AI 칩 개발 연구소, 공공빅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구축 등 인공지능 기반 핵심 인프라가 집적될 예정이다. 

예타 면제사업 확정 후, 지난해 광주는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인공지능 T/F구성과 AI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추진위원회 사무국을 운영했다. 또한, 인공지능 중심도시의 성공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3건의 MOU를 체결하는 성과가 있었다. 

이번 사업은 AI 핵심 인프라 집적과 함께 기존의 광주시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에도 기대되는 효과가 크다. 국내 최대 에너지공기업인 한전과 에너지기업, 남구 에너지밸리 산단과 연계해 인공지능 특화 에너지 신산업 플랫폼이 조성될 것이다. 그리고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를 인공지능 기반으로 지원해 예측 가능한 플랫폼을 지원하고, 생활문제 해결형 의료·헬스케어 산업도 육성될 예정이다. 광주 지역에 위치한 11개 대학과 국가 출연 연구기관 30여 개와 연계해 인공지능 기반 연구개발과 인력양성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만나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이 시장은 “이제 남은 과제는 국가 차원의 선택과 집중”이라며 “AI 4대강국 대한민국의 비전과 추진전략, AI 허브 도시 광주의 역할이 하루빨리 발표되고,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1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파이널 라운드 및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광주를 ‘정의롭고 풍요로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꺼내든 화두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인류 역사상 3번의 산업혁명이 있었고, 그때마다 국가의 운명이 바뀌었다. 산업사회 때는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내서 차선을 바꿔야 했으나, 차선이 하나밖에 없어 추월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정신과 질서가 완전히 재편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차선이 필요 없는 시대라서 꼴찌가 일등이 되고, 일등이 꼴찌가 될 수 있는 격변의 시대다.
저는 평소 광주가 앞선 도시를 추월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4차 산업혁명이고, 그 핵심은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해왔다. 이제 어떤 산업이나 상품, 서비스도 인공지능과 접목시키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해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만들기를 제안하게 됐다.

-이 사업이 지난해 1월 국가균형발전 기반 구축사업에 선정됐는데
▶우선 지난해 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면제사업 공모에서 우리 광주시만 유일하게 SOC사업이 아닌 ‘인공지능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이라는 R&D사업을 신청해, 예타가 면제되는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올해부터 앞으로 2024년까지 5년 동안 약 4천억원을 투자해 공공빅데이터센터 건립 등 인공지능 기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국비로 626억원이 확보됐고, 시비와 민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0억원이 인공지능사업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Deview 2019 개발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인공지능정부가 되겠다”고 천명했고, 지난달 17일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 내용에는 ‘광주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사업’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예산확보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저는 우리 광주가 대한민국을 ‘인공지능 4대강국’으로 만드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시대정신과 대의를 좇아 자기희생을 통해 역사의 물꼬를 바로 돌린 우리 광주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마주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인공지능 경쟁은 곧 인재경쟁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를 추진함에 있어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가 인재난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국내 전문가들을 결집시키고자 했다. 지난 9월 ‘인공지능 대표도시 광주만들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오고 있으며, 10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대한민국 인공지능 클러스터 포럼’을 발족시켰다. 우리나라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가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지금은 판교테크노밸리 전문가들이 우리 인공지능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인재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하에 지난 10월 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직접 가서 세계적인 전문가, 연구기관, 기업들과 인력 및 기술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인공지능전문대학원으로 지정되어 올해 봄학기부터 강의가 시작되고, 우리 시에서는 실무인재 양성을 위해 프랑스 ‘에꼴42’를 벤치마킹한 인공지능사관학교를 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공직자들의 역량 결집을 위해 시청 내에서 지난 9월부터 인공지능 사내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20일 광주광역시청 다목적 회의실에서 개최된 ‘인공지능 대표도시 광주’ 조성을 위한 사내대학 특강 및 간담회/사진=광주광역시청 제공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만들기 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대한민국 AI 클러스터 포럼’이 처음으로 개최됐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위원회는 광주시장인 저와 실리콘밸리에서 발명왕으로 통하는 인공지능 전문가 김문주 박사가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부위원장에는 이창한 전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조정실장을 위촉했다. 조환익 광주시 경제고문이자 전 한전 사장, 임차식 소프트웨어공제조합 부이사장, 임추성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실장, 문승일 서울대 교수, 박정일 한양대 교수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인공지능 전문가 20여 명으로 위원을 구성했다. 위원회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중심도시로서의 광주의 비전 및 전략수립과 글로벌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광주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사 회장이 문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는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다”라고 말한 이후 우리나라 모든 지자체가 ‘인공지능(AI)에 뛰어들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AI 클러스터 포럼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우선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광주에 모여 광주의 비전과 청사진, 추진 전략을 만드는 데 힘과 지혜를 모으는 자리였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집전단지는 광주’라는 인식이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회 대한민국 AI클러스터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광주광역시청 제공
-기업하기 좋은 광주를 실현하기 위해 첨단3지구 그린밸트해제, 규제자유특구지정에 이어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사람과 돈과 기업이 찾아오는 광주를 위한 선제조건은 투자하고 싶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중도위에서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 110만 평 중 85.6%에 해당하는 93만여 평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건이 통과됐고, 11월에는 광주가 ‘무인 저속 특장차 규제자유특구’에 최종 지정됐다. 현행법상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무인차는 도로 주행이 불가능하지만, 규제특구에서는 안전성 등이 담보된 범위 안에서 실증을 위한 ‘자율차 임시운행’이 가능하다. 규제특구는 광산구 진곡산단을 중심으로 첨단산단, 평동산단 등 7개 구역에 적용되며, 2023년까지 총 466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광주는 또 빛그린산단, 에너지밸리 일반산단·도시첨단국가산단, 평동3차산단, 첨단3지구산단 등 총 170만 평(5.6㎢) 규모의 5개 지구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조성’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국비를 지원받아 진입도로,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고, 다양한 세제 등 혜택이 주어진다. 또 수십 명 규모의 투자유치 전담기구인 (가칭)광주경제자유구역청이 신설돼 지역산업발전 및 투자유치를 촉진하는 전기가 마련된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조성을 위해 새해에 주력하고자 하는 분야는
▶저는 인공지능산업이 성공하기 위한 3대 필수조건으로 인재, 예산, 집적단지라고 생각한다. 인재와 예산은 앞서 언급했고, 집적단지는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광주 첨단3지구 그린벨트 해제안이 극적으로 통과되면서 AI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위에서 이런 규모의 안건이 한 번에 통과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각종 규제해제 등 이행해야 할 절차가 많은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안 되면 확보된 예산도 불용처리되고, 집적단지 조성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결례를 무릅쓰고 제가 직접 중도위 심의에 참석해 사업의 간절함과 시급성을 설명하고 위원들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하고, 심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켰다. 허재완 중도위원장님 표현에 의하면 이런 열정을 가진 광역단체장은 처음이라고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듯, 안건이 무사히 통과됐다.
이 사업은 광주의 지역사업을 뛰어넘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급한 국가적 사업이라는 점에 위원들이 공감해주었다. 이로써 광주는 AI 칩 개발 연구소, 공공빅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구축 등 핵심인프라를 집적화해 국민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나 이를 활용하도록 집적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게 됐다. 광주가 개발한 AI칩과 인프라를 다른 지자체, 기업들과 공유하며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새해를 맞는 각오와 광주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소망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는 한 해 되시길 바란다. 새해에도 시민의 삶을 바꾸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본격적인 변화와 도약의 1년이 되도록 하겠다. ‘근고지영(根固枝榮)’이라는 말이 있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이다. 혁신과 소통으로 이룬 지난 1년 6개월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노둣돌 삼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인공지능 광주시대’를 열어가겠다.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시대를 열어 정의가 풍요를 창조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기겠다. 물은 만나고 모아져야 강이 되고 멀리 간다. 시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1951년, 전남 함평 출생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제20대 관세청 청장
제14대 국세청 청장
제8대 행정자치부 장관
제14대 건설교통부 장관
제18~19대 국회의원(광주 광산구을/민주당,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
한반도미래연구원 원장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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